아이들에게 차별을 가르치는 못난 어른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11. 4. 07:30
어른의 이기심이 지금의 청소년 범죄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와 같지 않은 다른 사람들이 어울리며 함께 사는 세상이다. 우리는 타인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가는데, 이것이 바로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세상을 산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고, 나와 다르다고 틀렸다고 하고, 나와 다르다고 차별하고, 그런 건 올바른 삶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런 삶의 자세를 잊어버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람 사이에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과 멸시로 사람에게 쉽게 아물지 못하는 상처를 주는 일이 너무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오래된 문헌을 찾지 않더라도 우리는 주변에서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제일 먼저 이야기해야 할 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다. 학교에서도 이런 차별이 발생해 아이들 사이에서 집단 따돌림 같은 폭력이 발생하는데, 이는 아이들이 자신과 조금 다른 아이를 배척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다. 아니, 배척이라고 하기보다 자신보다 조금 약한 아이를 차별하며 괴롭히는 데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학교에서 벗어나 우리가 사는 일상 사회로 시선을 옮겨보다. 가장 최근에 큰 논란이 된 건 바로 어느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자살을 시도한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그 아파트의 경비원은 일부 아파트 입주민의 심한 모멸감을 주는 언어폭력과 행동에 괴로워하다 그런 비참한 일을 스스로 선택했던 것인데, 이 사연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SBS
그 일은 나이를 먹은 어른이 다른 어른에게 한 행위로 '이기심과 똑바로 되지 못한 인성을 가진 자가 성인이 되면 어떤 성인이 되는지'를 잘 보여준 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얼마 전에 일어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분양 세대의 입주민이 임대 세대의 입주민을 상대로 놀이터 이용 금지 등 말도 안 되는 차별을 하고 있다는 것이 보도되었다.
혹시 사전에 이 보도를 접하지 못했다면, 여기서 놀라지 말자. 이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다. 모든 사람이 이런 건 아니지만, 정말 '도대체 저 사람의 부모는 어떻게 교육을 했던 거야?' 같은 차가운 말이 나올 정도로 잘못된 어른이 벌인 일이다. 어른이 이런 식으로 앞장서서 아이들에게 '저 아이는 돈이 없어서 임대로 사는 집 아이야.'이라고 가르치는 꼴이다.
과연 그런 집의 아이는 앞으로 어떤 아이로 성장하게 될까? 굳이 길게 상상해볼 필요 없이 바로 뻔한 답이 나온다. 그런 아이는 '나보다 못난 집의 아이는 괴롭혀도 된다.', '나는 저 집의 아이보다 훨씬 더 뛰어난 아이다.' 같은 잘못된 편견과 착각을 가치관으로 가지면서 사람을 차별하고, 사람을 괴롭히는 데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다.
지금 우리 시대에서 일어나는 잔인한 청소년 범죄를 짓는 청소년을 만든 건 이런 어른의 이기심이다. 어른의 그칠 줄 모르는 탐욕과 옳지 못한 도덕성, 그리고 이기심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면서 아이들은 어른이 보여준 그대로 세상을 사는 거다. '넌 도대체 누구를 닮아서 이래 못났어?' 같은 말을 하지 말자. 아이는 그 부모를 닮아서 그렇게 못난 거다.
|
《학교의 눈물》을 보면 많은 부모가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닌데….' 혹은 '그런 일이 잘못인 줄 모르고….' 같은 변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코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변명이다. 다른 아이를 괴롭혀서 돈을 빼앗는 일을 어찌 잘못인 줄 모르고 저지를 수 있다는 말인가? 그건 아이에게 그런 차별의 정당성을 가르쳐준 어른의 옳지 못한 교육이 원인이다.
부모가 그 모양으로 사는데, 그 부모 밑에서 성인군자가 나올 리가 없다. 임대 세대의 아이들은 워낙 거칠어서 놀이터 사용 금지?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그런 식으로 아이를 가르치니 그 아이는 커서 공부는 잘할지언정, 사람이 되지 못해 사람을 악랄하게 괴롭히는 악마가 되는 거다. 세상이 욕하는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10대'는 바로 그런 사람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원래 어린아이는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누구보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누구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누구보다 웃음을 전할 수 있는 존재다. 우리가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면서 함께 웃게 되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런 아이에게 차별을 가르치고, 어두컴컴한 싸늘한 웃음을 가르치는 건 바로 못난 어른들이다.
'인간은 왕자와 공주로 태어나지만, 부모가 그들을 개구리로 변신시켜 버린다.'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차별을 가르치는 못난 어른들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어른들부터 사람을 여러 가지 이유로 차별하고, 멸시하고 있는데… 그 밑에서 그 어른을 보고 자라는 아이가 똑바로 될 리가 없다. 이 사실을 알아야 우리는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아이에게(훗날 부모가 된다면)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살고 있는가?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