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선배가 들려주는 칼럼니스트로 먹고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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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 칼럼니스트는 어떻게 글을 쓰는 걸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나는 '전업 블로거'를 하나의 목표로 하여 남과 조금 다른 길을 만들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다는 건 솔직히 어려운 일이다. 연예인 블로그처럼 언론이 홍보해주는 것도 아니고, 대중이 지속해서 관심을 두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솔직히 연예인의 이름과 지명도가 부러울 때가 많다. 모 연예인이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하면,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해주니까. 그렇게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힘을 가진 블로그는 글을 기고하는 분야에 좀 더 빨리 침투해 칼럼니스트로 자리를 잡을 확률도 커진다.


 그러나 나처럼 아무 이름 없는 사람이 글을 연재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꾸준히 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애초에 '전업 블로거'로 먹고 살기에는 환경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말 많은 방문자 수를 가진 블로그라서 매달 구글 애드센스와 여러 CPA 광고로 큰 수익을 가지지 않는 한, 꿈과 같은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길을 선택했다. 내가 진정으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이 일이었고, 지금도 더 큰 비전을 가지고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내 인생을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록 먹고 사는 일은 깜깜하겠지만, 이렇게 가다 보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무책임하다!)


 무책임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최근에 내가 사는 인생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이 시간을 통해 역시 내가 웃을 수 있는 일은 이거라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오늘 이야기할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 ⓒ노지


 책의 이름은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이지만, 책 자체에서 우리는 먹고 살 수 있는 법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글의 제목을 '현직 선배가 들려주는 칼럼니스트로 먹고 사는 법'이라고 정했지만, 솔직히 이건 '뻥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책의 내용을 100% 반영하고 있지 않다. (이게 제목을 만드는 법이다.)


 책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는 현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칼럼니스트는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지, 어떤 매체에는 어떤 형식으로 글을 기고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만들어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아주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한 사람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에서 읽을 수 있는 크고 작은 정보는 분명히 유익한 정보였다.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고자 했을 때, 먼저 해결해야 하는 원고를 청탁받거나 기회를 노리는 일, 그리고 원고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읽을 수 있었으니까.


 또한, 신문이나 잡지 등 여러 곳에서 청탁을 받아 원고를 작성할 때 자세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과 함께 글감을 찾기 위한 당연한 방법들 같은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완전히 글쓰기에 초보적인 사람이라면,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를 통해 얻는 것이 많을 거다.


세부적인 고쳐쓰기 방법을 논함에 앞서,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로 "남의 글처럼 내 글을 대하라"는 것.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글쓰기 수업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서로 쓴 글을 합평해 본 기억이 나는가? 다들 '못해요. 어려워요. 민망해요." 하며 빼다가도, 일단 시작되면 어찌나 남의 글을 잘 분석, 비평하는지. 본인들도 당황하며 이야기한다. "제 글의 단점도 이렇게 잘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느 정도 연륜이 있는 필자들도 자신의 글을 다른 이의 글처럼 보기 위해 매일 애를 쓴다.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려 별별 방법을 다 쓴다. 종이에 인쇄해서 보는 것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어떤 작가는 1고, 2고, 3고의 서체와 PT가 다 다르다. 그러면 희한하게도 안 보이던 오류가 눈에 툭 들어온다. 때로는 '넓게 보디-다단'을 이용해 인쇄한다. 책의 꼴로 상상해보기 위해서다.

초고를 쓴 뒤 하루 이상 묵힐 시간이 없어서 단박에 끝내기 위해 샤워, 낮잠, 산책, 체조, 막춤 등의 별별 방법을 다 쓰는 필자도 있다. 남이 보기엔 즐거워 보일지 몰라도, 본인은 괴로움, 막막함, 답답함 등과 싸우는 중일 것이다. 한번은 여러 대의 컴퓨터를 오가며 작업하는 필자도 보았다. 글의 실마리가 안 풀리거나, '뭔가 찜찜하긴 한데 그게 뭔지 영 답답할 때' 다른 컴퓨터 화면에서 보면 보인다나! (p80)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원고료 협상에서 더 높은 원고료를 받는지, 어떻게 하면 더 대중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글을 작성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건 '마케팅 도서'에서 찾아야 할 이야기이다.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가 말하는 건 그냥 우리가 글쓰기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라고 말할까? 내 분야의 글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비록 추상적인 느낌이더라도)를 '뜨끔' 하면서 읽어볼 수 있다. 그냥 쉽게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분명히 큰 자극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글 쓸 시간이 없다? 일정관리부터 다시 시작하라


칼럼니스트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원고 마감을 위한 일정관리는 기본이다. 말할 필요도 없다. 더불어 잡무를 능숙하고 재빠르게 처리하는 칼럼니스트만이 1인 기업으로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잔뜩 쌓여 버린 잡무 때문에 옴짝달싹 못 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거래처의 전화를 놓치거나 세금 신고일을 잊어버리는 일은, 잡무로 인한 부담감과 짜증 때문에 칼럼 집필을 위한 심리적인 여유와 집중력,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에 비하면 오히려 사소하다. 잡무를 유능하게 수행해야 하는 이유는 잡무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칼럼니스트의 본령인 칼럼을 더 잘 쓰기 위한 것이다. 칼럼 마감을 위한 ㅈ일정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다.

물론 초보 칼럼니스트일 때는 모든 일이 신선하고 즐겁다. 칼럼 쓰기에 집중하기로 정해 둔 시간이더라도 거래처의 의뢰전화가 오면 재깍재깍 받는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더라도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자신을 채찍질하면 그만이다.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열정 에너지만으로는 나라는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시기가 온다. (p144)


 그리고 이미 나처럼 오랜 시간 동안 블로그에 글을 발행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진 사람에게는 이 책이 필요하다고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글을 쓰는 나만의 시간 규칙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글이 써지지 않을 때 휴식을 취하는 법이나 글쓰기를 즐기는 방법도 알고 있을 테니까.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에서 읽을 수 있었던 보통 칼럼니스트가 글을 쓰기 위해 보내는 시간이나 여러 방법은 이미 나와 상당히 흡사했다. 책을 읽으면서 '역시 전업 블로거도 거의 칼럼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 다른 블로거가 읽더라도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 책의 1부에서는 글을 쓰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 콘텐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청탁받은 원고에 대한 실질적인 팁을 위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2부에서는 현직 칼럼니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말하는 작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어보며 역시 글을 쓰면서 먹고 사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했다. 비록 제목《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먹고 사는 법을 읽을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글을 쓰면서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하는 지를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전업 블로그를 꿈꾸고 있다면,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나 서평가 등의 활동을 통해 꿈을 보고 달리고 있다면, 이 책 《칼럼니스트로 먹고 살기》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도 있고, 앞으로 알아가야만 하는 이야기도 있다.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책의 2부에서 읽을 수 있었던 현직 칼럼니스트와의 인터뷰 부분에서 한 부분을 남긴다.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 씨가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학생에게 전하는 말이다.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학생이 앞에 있다고 해 볼게요.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해 주시겠어요?


"너만의 콘텐츠를 가져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보세요. 그리고 그것에 최소 1000일의 시간을 투자하는 겁니다. 제가 처음 나무에 대해 쓰겠다고 할 때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어요. 하지만 엑셀 파일로 1천5백 개 정도의 나무를 꾸준히 정리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나무가 칼럼의 한 분야로 여겨지게 됐지요. 글쓰기는 특히 은퇴가 허락되지 않는 직업이에요. 얼마나 좋아요? 자신의 콘텐츠를 잘 선택해서 개발하고, 그 콘텐츠를 통해 자신을 포지셔닝한다면 칼럼니스트로 정말 '잘'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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