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일이 아니라 8월 15일 광복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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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생각해야 하는 8월 15일 광복절입니다.


 오늘 8월 15일 광복절이다. 이날은 우리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독립한 1945년 8월 15일이다. 그래서 오늘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고, 이번 2014년의 8월 15일은 금요일이 되면서 토요일과 일요일 3일을 연달아 쉴 수 있는 휴일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8월 15일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다시 한 번 더 우리나라의 과거와 우리나라의 오늘과 우리나라의 내일을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날이 되어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전 세계적으로 분란이 일어나면서 다시 한 번 더 그 끔찍했던 과거의 세계 대전이 재발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가질 정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내란, 미국의 이라크 공습,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일본과 한국과 중국의 갈등 등이 그렇다.


 러시아와 미국의 최근 대립하는 모습에서 '신냉전이 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은 유럽 내에서 반유대주의가 다시 한 번 더 꼬리를 틀기 시작했고, 일본의 군 강화는 중국과 한국에 긴장을 하게 했고, 북한도 설치고 있다.


 여기서 제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건 옳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전혀 연관 지을 수 없는 건 또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과거, 끔찍했던 제국주의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난 8월 15일 광복절이기에 우리는 눈 앞의 이런 현실을 마주 보며 '현실'을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한국일보


 우리에게 8월 15일은 분명히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난 아주 기쁘기 그지없는 독립의 날이지만, 이 독립은 '완벽한 독립'이 아니라 '반밖에 이루지 못한 독립'으로 많이 평가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힘으로 독립한 게 아니라 미국의 힘으로 독립했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읽었던 몇 가지 도서를 통해 '미국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주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읽어보기는 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아직도 미국이 일본에 원자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과연 그렇게 빨리 독립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탐탁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힘으로 우리나라는 어정쩡한 독립을 하게 되면서 정치에 내정간섭을 받게 되었고, 빠른 복구를 위해 친일파 청산은커녕 친일파가 친미파로 바뀌며 다시 한 번 더 그들이 권력을 잡았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시민을 학살하고, 착취했던 그 세력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며 가난한 독립운동가의 후손과 달리 아주 유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모든 친일 세력이 그런 건 아닐 테지만, 겉으로 보이는 많은 문제는 우리가 불쾌함을 품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건 단순히 친일파가 더 많은 것을 누리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일본의 그림자이자 미국의 치와와 역할을 하는 국가로 만들었다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그른 방법으로 권력과 부를 유지한 그 세력은 지금도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손에 쥔 것을 지키려고 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연합뉴스


 그게 바로 자칭 애국자라고 말하는 극우 세력들이다. 그들은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을 늘 좌익 종북 빨갱이라고 욕하며, 나라의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이 힘을 기르는 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건 한국이나 일본이 다르지 않다. 두 나라에서 일어나는 군을 지향하는 세력이 똑같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볼 수 있는 혐한 세력과 군국주의를 지향하는 세력, 그리고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자칭 애국자라고 말하며 군 정부 시절을 동경하는 세력. 이 두 세력이 있기에 일본과 한국은 똑같이 나라 내에서 갈등을 빚고 있고, 과거의 역사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역사 교과서 왜곡도 두 나라 국가의 문제다.)


 이는 우리가 어정쩡한 독립을 해서 발생한 일이기도 하고, 일본이 어정쩡하게 패배를 해서 발생한 일이기도 하다. 사리사욕을 위해 힘으로 소시민을 괴롭혔던 그 세력이 그대로 남아 대를 이어왔으니(게다가 부와 힘까지), 어찌 나라와 역사가 바로 설 수 있겠는가?


 8월 15일 광복절 독립은 과거에 있었던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여태껏 그 문제가 이어져 오고 있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주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군사력에 대한 욕심에 맞서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러나 이 글에서 내가 일본의 모든 잔재를 처리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주장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오늘과 내일의 역사에서는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매일 월요일 밤에 재미있게 보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출연진 중에는 일본과 중국, 독일과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 온 출연진도 있었다. 우리가 알다시피 일본과 중국은 아직도 서로를 견제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도 과거 있었던 사건 때문에 감정이 좋지 않은 나라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었던 독일과 프랑스의 출연진은 "과거 전쟁 이미지 때문에 좀 좋지 않지만, 20세기 이후 서로를 협력파트너로 인식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고, 이것은 우리 세대가 풀어나갈 숙제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며 그들이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이는 아주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앞으로 중국이나 일본과 외교를 맺는 가장 좋은 방향이다. 아직도 과거에 힘든 경험을 했던 많은 사람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협력해야만 하는 시대다. 과거의 일도 중요하지만, 오늘과 내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JTBC 비정상회담


 물론, 과거의 모든 잘못을 용서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잘못은 잘못이니까. 독일이 지금처럼 가능한 것도 확실한 인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정상회담》의 중국 출신 장위안이 역사를 자주 거론하며 일본의 타츠야와 쓴웃음을 짓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처럼 이는 지금도 중국, 일본, 한국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이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국에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일방적으로 수용만 하는 역사 수업이 아니라 모두 함께 비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 수업은 거의 단순한 암기에 불과했었다.


 매번 국사 선생님으로부터 시험에 연도 문제가 출제되니 연도를 외워라, 이 부분은 시험에서 자주 출제가 되는 부분이니 꼭 외워라…. 그런 게 전부였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우리가 잘못했던 역사를 마주 보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고민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왜곡된 역사를 기록하며 사실처럼 가르치려고 하는 일부 세력이 만든 교과서도 잘못이다. 일본에서 발행돼 한일 양국 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왜곡 역사 교과서처럼 한국에도 그런 역사 왜곡 교과서가 있다. 이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수준을 보라.)


 자국의 역사를 똑바로 가르치지 않는 민족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과거의 잘못을 외면하는 국가와 시민은 잘못을 되풀이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 젊은 세대는 좀 더 열린 시각으로, 더 넓은 시각으로 서로의 국가와 역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역사 교육과 역사 문제는 아직도 우리에게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한국과 일본, 일본과 중국, 한국과 중국. 어느 경우의 수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역사 문제를 가지고 치고박고 싸우는 게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협력하는 일이다.


 오늘 2014년 8월 15일 광복절.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많은 국가가 잘못을 되풀이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나는 역사를 어떻게 마주보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는 질문을 한 번 자신에게 던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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