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로그 등록법, 내일의 한국 모습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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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 언론 자유국가에서 계속 뒷걸음질 치는 한국의 오늘과 내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일 방문자 3천 명 이상 되는 블로그를 운영할 경우 정부 산하 기관에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을 의무화하는 '블로그 등록법'이라는 바보 같은 법을 시행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우연히 볼 수 있었다. 인터넷 기사를 읽어내려가면서 '정말 이런 멍청한 짓을 도대체 왜 하느냐'라고 쓴웃음을 지었지만, 단지 웃을 수만은 없었던 게 현실이다.


 왜냐하면, 이 말도 안 되는 '블로그 등록법'이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이후 '부분적 언론 자유국가'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이 이름표를 떼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붙은 이름표를 '난 이런 브랜드야!'라며 고정을 하려고 하는 듯하다.


 그런 흐름 속에서 많은 영향력을 가진 언론이 정부의 뻐꾸기 새로 지내며 진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 일하는 사람이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파업을 선언하며 칼을 들이대는 권력 앞에 맞서야 하는 게 지금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하다못해, 일부 사람은 외신에서 한국의 일을 보도하는 기사를 찾아 읽는다고 하니… 말 다 했다.


 과거 군사 독재 시절 때에도 언론은 제 기능을 못 했던 적이 많았다. 기업과 언론은 권력에 찰싹 달라붙어 서로 이익을 보장하면서 서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도록 상부상조했다. '썩었다'는 말이 아깝지 않은 관계였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특히 지금은 현 정부에 반대되는 기사는 억제하면서 왜곡 기사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며 국민을 맹인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제정한 '블로그 등록법'에 욕심을 충분히 낼 수 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언론을 대신해 블로그를 운영하며 1인 미디어로 발전한 몇 명이 정부의 잘못을 날카롭게 보도하고,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시위 현장에서 권력의 횡포를 보도하며 대안 언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런 블로그는 절대 달갑지 않을 거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파워블로거 몇 명 때문에 '파워블로거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블로그에 대한 이미지가 마냥 긍정적이지도 않다.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되지 않는 블로거를 제지하는 수단으로 '블로그 등록법'이라는 법을 만드는 데에 어느 정도 명분을 가질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어 참 걱정스럽다. (뭐가 무서울까? 그들을 지지하는 바보도 많은데….)


 그래서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블로그 등록법을 시행하려는 모습을 보며 마냥 '바보 같은 짓을 한다'며 웃을 수가 없는 거다. 다음 대선을 앞두고 많은 마이너스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무슨 짓을 할 지 어찌 쉽게 상상할 수 있겠는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 조작도 일어나니 블로그라고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며 사회를 바라보는 내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한 명으로서 '블로그 등록법'이라는 게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고개를 들지 않을까 마냥 이 일을 웃어넘길 수가 없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 법안에 대해 '말도 안 되는 법'이라며 비웃는 사람도 많고, 블로거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앞에서 말했던 대로 우리나라에서는 '파워블로거지'라는 파워블로거 같지도 않은 블로거의 만행으로 여러 제재가 만들어지고 있다. 작은 대가를 받는 블로그 리뷰에 대해서는 대가성을 표기하도록 했고, 소비자가 블로그의 글을 통해 오해해서 심각히 피해를 볼 수 있는 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압력을 넣고 있다. 이런 추세를 보면 '블로그 등록법'이 절대 남 일이 아니다.


 물론, 비정상적으로 방문자를 기만하는 행동으로 수익을 손에 넣고, 끈질기게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악덕 블로거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또한, 허위 정보를 게재해 소비자가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심각한 손해를 보게 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하는 블로거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 되먹지 못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한 법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이유를 가지고 블로그를 통한 개인의 의사 표출을 제약하려고 한다면, 이는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푸틴의 블로그 등록법이 러시아 내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통제하겠다는 모습이 참 웃기지 않는가?


 게다가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블로그를 통해 개인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는 몇 블로거는 정말 중요한 재목이다. 현재 많은 사람에게 '대단한 블로거'로 인정받고 있는 아이엠피터님은 정말 놀랄 정도로 정밀한 자료를 수집해 확신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국의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언론보다 더 좋은 질로 정보를 전하는 블로거가 많다.



 블로그라는 건 단순히 한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자기 생각을 적을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다. 이효리 같은 연예인에게는 팬과 소통하는 장소이면서 자신의 삶을 공유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나 같은 사람에게는 현실이 아니라 가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얼마나 멋진가!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블로그가 꿈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소중한 방법이기도 하고, 꿈을 좇아가는 과정에 있는 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게도 블로그 자체가 '꿈이자 꿈을 향한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저 철없는 내 철학과 지금까지 겪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책과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분명히 이 모든 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법으로 통제하려고 한다는 건, 명백히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힘없는 언론을 대신할 수 있는 시민의 자발적인 의견 표출을 힘으로 누르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푸틴이 시행하려고 하는 '블로그 등록법'은 바보 같은 법이지만, 그 모습을 보며 마냥 웃을 수만 없는 현실이 참 서글프다.


 분명히 누가 보더라도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현실이 될 것 같아 무섭다. 부분적 언론 자유국가라는 이름표를 떼기는커녕, 시민의 반발을 더 힘으로 누르겠다는 현 정부의 인사 조치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권력을 쥔 자들은 얼마나 개인을 힘으로 누르려고 하려는 걸까? 왜 한국은 자꾸 뒷걸음질만 치려고 하는데, 시민은 앉아서 구경만 하는 걸까?


 …… 할 말이 없다. 오늘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어떤 제약도 없이 명백히 개인의 도덕에 기반을 둬 나와의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은 이 세상에서 더없이 즐거운 일이다. 이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람이나 기관을 제재하기 위한 법은 있어야 하겠지만, 그것이 모두의 자유를 제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대선 때, 여론 조작에 힘쓴 국방부와 국정원이나 똑바로 처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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