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숨에도 차등을 두는 대한민국, 믿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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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용서할 수 없는 행동 하나 '알바생 지원 어려워…', 그들은 도리라는 게 없나?


 오늘은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인 석가탄신일(이하 부처님 오신 날)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눈물 흘리게 하고, 분노하게 한 사건이 있었지만(여전히 현재진행형), 그래도 이런 황금연휴에는 많은 사람이 가까운 사람과 함께 모여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야구를 보거나 여행을 가거나 외식을 하거나…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조금 슬픈 이야기를 해야만 할 듯하다. 슬픈 이야기라고 말하기보다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게 옳은 표현일 거다. 하지만 석가탄신일이기에 꼭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석가탄신일은 단순히 불교의 큰 행사로 의미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석가가 이야기한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그런 날이니까.


 세월호 참사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로 보도하는 언론이 아닌, 뉴스타파와 손석희 9시 뉴스를 통해 진실을 찾아본 사람들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거다. 지금 관계 당국이 자신에게 빌붙어 있는 보수 언론과 공용 방송을 이용해 어떤 식으로 거짓말을 진실로 위조하고 있고, 어떻게 지금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 더 분노하고 있고, 황금연휴임에도 정부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사람이 있는 거다.


 그렇게 나는 많은 보도 속에서 많은 기사를 읽어볼 수 있었는데, 유독 '이건 말도 안 돼!'라는 말을 하며 저절로 입에서 십 원짜리 욕이 나왔던 기사 하나가 있었다.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었던 '청해진해운이 당시 세월호에서 일하고 있었던 아르바이트생에게 장례비를 지원해줄 수 없다'고 말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사였다.


ⓒ노컷뉴스


 …뭐라고 말해야 할까. 하아……. 글쎄…,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에게 최소한의 양심과 사람으로서 도리가 있다면, 당연히 사고가 난 세월호에서 근무하고 있던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장례비를 지원해주지 않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적극적인 입장 표명도 없고, 그저 사고 뒷수습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 기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한결같았다. "인간도 아니다"부터 시작해서 "죽어서도 비정규직 알바라고 차별받다니, 말도 안 돼!", "지금 여론의 질타를 맞고 있으면서도 제정신인가?" 등의 의견이었는데,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다 비슷한 의견일 것으로 생각한다. 조그마한 돈을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런 참사를 당했는데, 어찌 그리도 비인간적인 논리를 펼 수 있는 걸까. 그들이 정말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번 세월호 참사 사건에서는 단순히 한 기업과 한 정부 당국의 저지른 부정부패만 볼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침몰하는 세월호와 이번 사건을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침몰하는 대한민국의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대한민국의 모습은 여러 분야에서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는데, 이 기사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그 문제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차별이 심하고, 제대로 된 대우조차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제도 좋은 일자리다. 선진국처럼 편견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해 많은 질타를 받았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말도 일리가 있다. 시간제 일자리라고 해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창피한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는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시간제 일자리에 일하고 있다고 해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할 때가 많고,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면 고용주로부터 '해고한다'는 협박을 받고, 일방적인 통보에 항의 시위를 하면 고용주가 고용한 용역 업체로부터 폭행을 당한다. 이런 처절한 환경 속에서 시간제 일자리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거다.


ⓒ아이엠피터


 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해결해야만 하는 사회 문제 중 하나다. 소비자 물가보다 시간제 일자리의 최저임금은 낮고, 이마저도 제대로 주지 않는 고용주가 많다. 물론, 제대로 대우를 해주는 좋은 환경에서 일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피해를 보며 일하고 있다는 건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평소 시간제 일자리에서 일해 본 사람들은 이 차별을 경험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고등학생부터 시작해 대학생들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할 때도 잦고, 근무 상황에 대한 어떤 개선도 전혀 요구하지 못한다. 적은 돈이라도 벌어야 하기에 악을 쓰고 일을 하고, 늘 최저임금에 부족한 돈을 받으며 시도 때도 없이 근무를 강요당하거나 근무 중 사고가 나더라도 어떤 지원조차 해주지 않는 고용주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사례를 우리는 뉴스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참사 사건을 통해 들을 수 있었던 '청해진 해운이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그중 하나이다. 어찌 이렇게 사람의 목숨을 두고 차별 대우를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한편으로는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도 뻔뻔이 그런 식으로 뒷수습하려고 한 청해진해운이 대단해 보인다. 참으로 가관이다.


 어쩌면 이 모습은 아직도 제대로 문제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어찌 이리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고, 거짓말은 들통이 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오로지 내 밥그릇이 깨질까 무서워 아등바등하는 소인에게 우리 국민은 지지를 보냈다는 말인가. 참으로 땅을 치며 통곡할 노릇이다.



 오늘 석가탄신일은 연등 축제를 즐기기보다 세월호 사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방향으로 진행되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오늘이 석가탄신일이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생명의 소중함과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더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석가탄신일이기에 꼭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가 심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제도 좋을 일자리"라고 말한 부분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 사건 속에서도 갑의 태도에서 을의 처지에 있는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가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 잘 볼 수 있었다. 이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사례가 현재진행형과 미래형으로 있을 거다.


 그런데 솔직히 난 지금 정부에서는 이 잘못을 바로잡기를 기대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애초에 세습되고 있던 문제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 정부이니까. 과거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바로 잡으려고 했지만, 당시 이명박과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이 거세게 반발했기에 이를 바로 잡을 수 없었다. 그런 사람이 모여 수립된 이 정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난 더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을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사람의 목숨에도 차등을 두는 대한민국이 오늘따라 더 밉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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