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은 택시 기사 아저씨의 애달픈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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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고객에게 휘둘려 법원 재판까지 받아야 했던 비애(悲哀)


 사람이 모이는 곳에 앉아 있으면 종종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웃음이 절로 나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나도 모르게 화가 나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 전통 시장이 그러하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즐겨 찾는 정겨운 식당이 그러하다. 아마 내가 이야기한 것 이외에도 버스 정류장, 지하철, 공원 등 다양한 곳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사는 이야기를 흘러가는 이야기로 들을 때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나는 종종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는 한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듣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니기에 바로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하지만 우리가 공통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는 이야기는 꼼꼼히 기억을 해뒀다가 블로그에 글을 적고는 한다. 아래에서 볼 수 있는 두 개의 글은 그렇게 해서 적게 된 글이다.


[시사 이야기/사는 이야기] - 북카페에서 들은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

[시사 이야기/사는 이야기] - 식당에서 들은 중학교 소녀들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얼마 전에 나는 우연히 근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한 택시 기사 아저씨 일행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만히 그 택시 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짐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정말 누구나 억울해하고 화가 날 수 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 아저씨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중 하나였는데, 그래서 나는 또 한 번 이렇게 글로 적어 내 의견을 주장하고자 한다.


 내가 우연히 들을 수 있었던 그 택시 아저씨의 짧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한날 새벽에 술 취한 사람을 어쩔 수 없이 태웠는데, 그 사람이 다짜고자 내게 욕을 내뱉더니 내 얼굴에 침까지 뱉고 온갖 만행을 퍼부었다. 그 사람을 말리다가 경찰서까지 결국 함께 가게 되었는데, 이제는 또 법원에 즉결 재판까지 받으러간다. 내참 어이가 없어서. 내가 택시 기사고 그 사람이 손님이라고 해서 내가 어디까지 당해야 하는 건데? … (생략)


 위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직접 겪지 않은 나도 함께 덩달아 화가 났다. 누군가는 '택시기사가 뭔가를 잘못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술에 만취한 사람이 부리는 행패는 이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수준이 추악하다. 우리는 이런 주정꾼의 행패를 길거리만이 아니라 뉴스를 통해서도 종종 접할 수 있는데, 특히 택시 기사에게 분풀이를 하는 건 아주 흔한 일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술을 마시고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법원에서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감형해주는 일이 잦다는 것을 대표적인 이유로 들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소음이 심해 법 규제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애초 우리나라에서는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가 이런 사회 문제를 더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도 인터넷 포털에는 한 10대 소녀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 기사와 경찰관을 폭행했다는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술을 마시는 사람도 나름 그 술을 마시는 이유가 있을 거다. 상사의 명령이기에 어쩔 수 없다던가(우리나라에서 흔히 있는 일), 사는 게 너무 괴로워서 술로 달래야만 했다던가….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의 행패 때문에 피해를 당하는 소시민은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 택시 기사가 만취한 사람을 태우지 않았다고 하여 승차거부 신고를 당하거나 만취한 여성의 막무가내 행동을 막다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하거나 만취한 주정꾼의 폭행을 저지하다 경찰서까지 가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게 참으로 안타깝다.


[시사 이야기/사회와 정치] - 한국 음주문화 얼마나 더 당해야 바뀌나?


ⓒ무한도전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한때 '멋진 하루'라는 주제로 일일 택시기사를 멤버들이 했던 적이 있었다. 이때 방송을 통해 택시기사가 겪는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사실과 하루 수입을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때 무한도전은 늦은 오전부터 초저녁까지 일일 택시 기사를 했기에 무난했지, 술거리가 되는 밤에 일일 택시 기사를 했었다면… 정말 말도 아닌 모습을 여럿 볼 수 있었을 거다.


 어떤 택시 기사는 이익을 위해 폭력조직을 조직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택시 기사 아저씨가 힘들게 하루하루를 사는 서민분들이다. 특히 택시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기사분들 중에서는 회사에 임금을 착취당해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도 있으며, 손님들이 돈을 내지 않을 때에는 자신의 돈으로 충당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갖은 고생을 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고 계신다.


 어제 우연히 들을 수 있었던 택시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갖은 고초를 겪으며 힘들게 사는 사람이 사막의 모래알만큼 널브러져 있는데, 지금 도대체 나는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묻어보았다. ….


 또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공평하게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는 사실에 무거운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부디, 어제 그 택시 기사 아저씨의 일이 좋게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도 갖은 진상 손님에게 시달리고 있을 택시 기사 아저씨(아주머니)들이… 정말, …꼭,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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