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강요하는 사회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3. 7. 07:30
바보 같은 한국 사람들의 서열을 중요히 여기고, 줄 세우기를 좋아하는 악습
우리 한국의 생활에는 전반적으로 뿌리 깊게 내려 있는 한국만의 특징이 드러나는 여러 문화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문화 중에서는 우리의 고유문화와 정체성을 보여주며 어디에서나 긍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하는 것도 있지만, 심각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화도 적잖게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기 시작한 사람도 대충 그 문화가 어떤 문화인지 짐작이 갈 것이며, 그 문화로 인해 이(利)를 보았거나 해(害)를 본 사람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자리를 펴고 하나부터 열까지 이야기하자면, 종일 이야기를 해야 할 정도로 그 끝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고쳐야 할 문화가 많음에도 굳이 내가 개인적으로 하나를 손꼽는다면, 우리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부정적인 문화 중 하나인 줄 세우기 문화(서열 중심 문화)를 대표적인 예로 뽑고 싶다.
이 줄 세우기(서열 중심 문화)는 우리 한국에서 오랫동안 뿌리 내리고 있던 가부장적 유교 문화 속에서 정말 거대해진 문화이다. 아니, 문화라고 말하기보다 악습이라고 말하는 편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 악습은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퍼져 있던 가부장적 유교 문화만이 아니라 남자들이 가는 군대 문화에서 사회 문화로 퍼졌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전 우리 한국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적었고, 남성의 사회 진출이 압도적으로 높았었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사회 중심에 있을 때 그들은 자신들만의 특징으로 구체적인 문화의 틀을 형성했는데, 그 중심에 바로 군대 문화가 있었다. 군대 문화는 철저히 서열을 중요히 여기고, 줄 세우기를 좋아하고, 윗사람에게 절대복종하는 그런 문화를 부추겼다. 특히 군부 독재 시절까지 겪으면서 우리 한국의 사회에서는 이 부패한 문화가 뿌리 깊게 내린 것이다.
우리는 이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심각하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상하가 분명해야 하는 명령체계가 필요한 군대는 어쩔 수 없다. 군대는 신속한 명령 수행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그런 관료주의적 체계가 필수적이니까. (뭐, 한국에서는 이미 이것도 부패하여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만.) 하지만 그것이 사회 활동의 거점이 되는 학교, 직장, 동아리 등 다양한 곳에서 그 의미가 심각히 퇴색되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렇지 않은가?
윗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건 당연한 행위라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물론, 일반적인 도덕으로 보더라도 그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존경과 존중이 힘을 이용해 강제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어찌 그것이 존경과 존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히 존경과 존중을 넘어 '복종'에 그 수준이 이르고, 윗사람의 아집으로 자리 잡고 있기에 이 문화가 악습이라는 거다. (존경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윗사람은 우리 한국 사회에 사막의 모래알만큼 있다.) 이 악습은 한국 사회를 다 오염시키고 있는 방사능 오염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군기강요, ⓒ전남일보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기사는 서열 중심 문화가 학교에서 어떤 형태로 와전되어 '악(惡)'이 되어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특히 체육계가 심하다. 안현수의 귀화 사건은 이 같은 서열 중심 문화와 연고주의의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들이 이런 짓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나는 소름이 돋다 못해 '도대체 저 학생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무엇을 배웠길래 저딴 식으로 살 수밖에 없는 거지? 주변에 있는 어른 누구 한 명이라도 똑바로 도덕을 가르친 적이 없는 건가?'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나라의 이 악습은 우리나라가 한층 더 성숙한 나라로 발전하지 못하도록 맞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로운 사고와 활동을 제약하는 이 같은 군기 잡는 문화… 서열 중심 문화, 연고주의를 고집하는 문화는 바뀌어야만 한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제 고집만 피우며 썩을 대로 썩어가고 있는 윗사람을 대우하는 게 우리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 같은 아집을 피우는 사람이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이처럼 획일화된 방식으로 아이를 가르치고, 대학생이 스스로 그 같은 서열 중심 문화 속에서 갇히게 하는 게 장차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계층이 다 그렇다.) 누군가는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 같은 악습이 어찌 사회생활의 기본 규범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차라리 일본의 방사능은 이제 위험이 없다고 말하는 게 더 낫겠다. 옳지 못한 건 옳지 못하다고 지적할 수 있어야 하고,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우리의 할 일이다.
우리가 군기를 강요하는 사회 악습― 서열 중심 문화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는 지겹도록 대통령부터 각종 유명 인사가 반복해서 말하는 '창조성'이라는 단어로 묘사할 수 있는 인재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와 마린보이 박태환은 우리나라의 썩은 관료주의 외에서 나타난 돌연변이, 일종의 혜성 같은 존재다.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이 같은 인재가 저절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큰 오산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앞으로 세계의 가장 큰, 가장 중심에 있을 가치는 '창조성'이다. 앞으로 이 '창조성'이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기반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극소수를 위한 서열 중심 문화 속에서 자유로운 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한, 우리는 '창조성'이라는 것을 절대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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