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휴학 연장을 고민하는 대학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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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휴학 연장 신청을 하며 고민하는 한 대학생의 사는 이야기


 지금은 대학 등록 시기이기에 많은 사람이 지난해 치렀던 수능 시험 결과로 합격한 대학교에 등록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대학교 휴학 신청 혹은 휴학 연장 신청과 복학이라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대학생(휴학생)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 않을까. 단순히 '1년 쉬고 싶어서 휴학한' 경우라면, 바로 복학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많은 학생이 이 예에 해당하기보다 '대학등록금 부담과 취업 부담'으로 휴학과 복학을 사이에 두고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오마이뉴스


 지난 대선의 가장 큰 공약 중 하나였던 '반값등록금'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학 등록금 반값을 위해 많은 대학생이 목소리를 높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목소리는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이 겹치면서 대학 신학기 등록을 앞두고, 대학교 등록금에 대한 이슈는 더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언제나 겉으로는 '해주겠다'고 말하지만, 절대로 약자의 편에 서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이 정부에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등록금 인하율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2012년 4.3%였던 전국 4년제 대학의 등록금 인하율이 2013년에는 10분의 1 수준인 0.46%로 떨어졌으며, 올해는 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학 등록금을 결정하는 등심위의 학생 참여가 여전히 미흡해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등심위 구성을 완료한 297개 대학의 학생 참여 비율은 평균 32%에 불과하다. 


이미 등록금을 확정한 대학의 등심위 개최 횟수도 평균 1.4회뿐이었다. 등심위를 한 번만 열고 등록금을 결정한 대학도 무려 112개 대학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학생들의 직접 참여를 보장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논의를 거쳐 등록금을 책정하기 위해 도입된 등심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하를 결정한 대학도 대부분 1% 미만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며 “이는 대학의 자율적 등록금 인하를 유도해 반값등록금 정책을 완성하겠다는 박근혜정부의 공약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가장학금 지원 정책이 대학 등록금 인하를 강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_아시아경제 [링크])


 줄어들지 않는 대학 등록금은 대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너무 심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래도 대학을 나오면, 그만큼의 가치를 하지 않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의 가치를 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이 말이다. '지방대에 다니는 주제에 대학교와 등록금에 대해 운운한다'고 누군가는 깎아내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아무리 좋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의 이름 있는 대학교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까?


 글쎄…, 나는 그런 학교에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모든 대학생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고, 휴학을 신청하는 학생의 52%가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휴학한다니 특정 대학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번 대학 등록 시기에 맞춰서 복학과 휴학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학생(휴학생)들도 그 이유에 '대학 등록금 부담'이라는 것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bs


 나는 얼마 전에 휴학 연장 신청을 마쳤다. 개인적으로는 '연장 신청'이 아니라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지만, 어머니께서 '무조건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계시기에 '연장 신청' 이외에는 어떤 선택지를 선택할 수가 없었다. (뭐, 거기에는 다른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내 현실에서 큰 문제는 역시 대학 등록금이다.) 복학과 휴학, 자퇴라는 이 세 가지 선택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다 비슷한 처지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지독하게 '대학교'라는 곳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대학교라는 것이 그렇게 가치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았을 때, '그렇다'고 100% 확신을 담아서 대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대부분 대학에 가는 이유는 '그냥 남들이 다 가니까'. '대학교에 안 가면, 취업하기 힘드니까' 등의 이유가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서'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유는 '남들이 다 가니까, 나도 가야만 해서.'라는 이유이다.


 남들이 하므로 나도 해야 한다. 어쩌면 단순한 논리이지만, 이것만으로 우리가 수천만 원의 비용과 긴 시간을 투자하며 대학에 다녀야 하는 이유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하나의 폐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옛날에는 분명히 대학을 나오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그래도 대학을 나와야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 같은 잘못이 거듭 반복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학교가 아무런 필요가 없다는 건 아니다. 대학교는 우리가 더 높이 뛰기 위해서 도움닫기를 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대학교에서 어떤 4년을 보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전반적인 인생 경로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대학에서 많은 사람이 도서관에 틀어박혀 토익을 비롯한 스펙쌓기와 고시 공부에만 연연하며 '안정적인 직업 혹은 높은 곳의 취업'만 목표로 하는 대학이 과연 올바른 도움닫기 발판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형일 수밖에 없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휴학과 복학, 자퇴 세 가지 선택지를 고민하는 많은 학생과 부모님은 그동안 대학교에 가기 위해 투자한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지 않을까. 하지만 경제학적으로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 손해를 보는 일을 계속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가 대학교에 다니면서 쏟아 부은 몇 천 만 원이라는 돈과 시간이라면, 다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자본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대학 진학이 아니라 도전을 했을 때, 우리는 조금 더 빨리 우리가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문화 이야기/방송과 행사] - 19살 대기업 연구원 김지효, 아직 내게 주어진 삶은 많다


 그냥 다 가기 때문에 그냥 가기에는 대학교에 쓰이는 비용이 너무 크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라도 내 삶의 질을 높여주지 않는다면, 꼭 대학교에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게 있고, 비록 아직 많은 돈을 벌거나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더라도… 최소한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해보자. 그 일을 하는 데에 '대학에서 배우는 전문적인 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당연히 대학교에 다녀야 한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배우는 전문적인 지식보다 현장에서 배우는 지식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면, 대학교에 다닐 필요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대학교 등록금으로 내는 수천만 원의 돈이면, 정말 많은 인생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냥 건물 안에서 책상 앞에 문제집을 풀고 있는 그 행동, 고등학교 때까지 반복했던 그 행동을 대학교에서 또 반복하기 위해서 소비하는 그 돈을… 좀 더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정말 많다. 누군가는 이런 현실 속에서 말도 안 되는 이상론을 펴지 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현실이 아닌, 내가 꿈꾸는 미래를 좇는 것이 진정으로 내 삶을 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이번에 휴학 연장 신청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더 나는 내 진로에 대해 고민해야만 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고, 어머니의 주장도 완강하시기에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휴학 연장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 등록금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혼자 벌어서 대학에라는 곳에 투자하며 내 미래를 위한 가치 투자의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대학 등록금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건 너무 어렵다. 참, 우리 대한민국은 청춘이 고민할 수밖에 없도록 하고, 망설일 수밖에 없도록 하고, 오로지 문제집만 쳐다보는 바보로 만드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하하.


ⓒ디 플래그


 음… 이렇게 긴 글을 쓰면서 나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문득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보니 그것도 잘 모르겠다. 대학교와 대학 등록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갈등과 고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듯하다. 당당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외치며 도전하고 싶은 것이 내 가슴 속에 있는 갈증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냥 남이 주는 정수기 물이나 떠 마시라고 하니…. 어휴, 앞으로 이 고민은 내가 대학교에 자퇴서를 내거나 아니면 졸업을 할 때까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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