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읽는 세상으로 읽는 특별한 소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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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 우리가 모르는 특별한 소리의 세계


 우리는 무엇을 할 때마다 항상 소리와 함께한다. 아침에 눈을 뜰 때에도 스마트폰의 알람이나 알림 시계의 알람이라는 소리로 눈을 뜨고, 학교와 직장에 가서도 소리와 함께 일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거실에서 들리는 TV 소리를 들으며 읽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컴퓨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읽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온종일 어디에 있든 우리는 항상 그렇게 소리와 함께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소리가 참 신기하다는 걸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어떤 소리는 그저 '소음'에 지나지 않지만, 어떤 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구세군 냄비의 종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해 우리의 걸음걸이를 멈추게 한다. 특정한 소리로 좀 더 품질이 좋은 채소를 재배한다거나 물의 흐름을 이용한 소리로 연주를 하는 등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저 햇볕을 쬐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하기만 했던 이 소리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교수님이 있다. 바로 배명진 교수님이다. 배명진 교수님은 '소리 공학'이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하였으며, 지금 우리 한국에서 '소리 공학' 분야의 최고라고 불리고 계신다. 얼마 전에 배명진 교수님께서 집필하신 '소리로 읽는 세상'이라는 책을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에 꽤 흥미가 생겨 책을 구매해 읽어보게 되었다.


소리로 읽는 세상, ⓒ노지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솔직히 '이 책을 괜히 산 건가?'라는 후회가 들 정도로 크게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저 배명진 교수님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나, 이렇게 잘난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배명진 교수님께서 어떻게 소리에 관심을 가졌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정말 내가 읽고 싶었던 소리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끝난 후 읽어볼 수 있었는데, 책 《소리로 읽는 세상》에서 읽을 수 있었던 소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실로 흥미로웠다.


 그 이야기 중에서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처음 알 수 있었던 한국말을 하는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 단 1초의 소리로 끔찍한 연쇄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잡은 이야기 등 나만 아니라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건 '백색 소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었다. 잠시 이 '백색 소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소음이란 듣는 사람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소리를 말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무리 좋은 소리라도 듣는 사람이 처한 환경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서 그 소리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애타게 보채고 있는 아기의 울음소리는 엄마나 아기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의미가 있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들릴 뿐이다.

물론 좋은 소음도 있다. 소음의 유형에는 특정 음높이를 유지하는 컬러소음과 넓은 음폭의 백색소음이 있다. 백색소음이란 용어는 백생광에서 유래되었다. 백생광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7가지 무지개 빛깔로 나누어지듯 다양한 음높이의 소리를 합하면 넓은 음폭의 백색소음이 된다. 이는 우리 주변의 자연과 생활환경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환경에 따라 주변의 소리가 다르듯이 백색소음도 다양한 음높이와 음폭을 갖는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좋은 소음이다.

대표적인 백색소음으로는 비오는 소리, 폭포수 소리, 파도치는 소리, 시냇물 소리, 나뭇가지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 등이 있다. 이들 소리는 우리가 평상시에 듣고 지내는 일상적인 자연의 소리이기 때문에 음향 심리적으로 별로 의식하지 않으면서 그 소리에 안정감을 느낀다. 또한 자연의 백색소음을 통해 우리가 우주의 한 구성원으로서 주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호감을 느끼게 되어 듣는 사람은 청각적으로 적막감까지 해소할 수 있다. (p214)


자연의 백색소음을 들려주었을 때 정말 집중력이 좋아지는지에 대해 우리는 다양하게 평가해보았다. 먼저 남녀 중학생을 대상으로 노원구 소재 한 보습학원에서 영어단어 암기력 테스트를 실시해보았다. 이 실험은 평소의 경우와 백색소음을 들려주는 두 가지 상황에서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영어단어를 주고 5분간 암기하게 한 후 테스트를 수행하여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평소에 비해 백색소음을 들려주었을 때 기억력이 35퍼센트나 향상되었다.

다음으로는 집중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실험은 책상 위에 있는 책상에 백색소음을 발생하는 장치를 부착한 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실험 도중에 옆 좌석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관심을 갖는 횟수를 시간 단위로 파악하여 평소와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집중력 테스트에서도 백색소음을 들려주었을 때 주변에 관심을 갖는 횟수가 22퍼센트 정도 감소하여 그만큼 공부에 집중을 더 하게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p66)


 내가 공부를 했던 시절에 '아임스퀘어(?)'라는 장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장치는 이 백색소음이라고 말하는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집중력을 높이고,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꽤 많이 유행했었다. 나는 MP3 플레이어에 자연의 소리인 시냇물 소리, 비 오는 소리, 새들의 소리 등을 다운 받아 공부를 할 때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다른 소리를 듣는 것보다 훨씬 더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 비 오는 소리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백색소음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안정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책 《소리로 읽는 세상》에서는 소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었다. 여기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뭐야? 이런 일이 실제로 있어?'라는 의문이 드는 이야기와 함께 소리에 대한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지식, 소리 공학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는 재미있게 적혀있다. 뭐, 사람마다 책을 보는 시선이 달라서 '별로 유익하지 않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늘 접하고 있는 소리에 대해 모르는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기에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방학을 맞아 아무런 책이나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만 하는 학생이 이 글을 읽는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소리'라는 주제로 책을 소개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리에 대한 비밀을 알 수 있어 분명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리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지적 호기심에 대한 충족은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기도 하니까.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좋은 목소리를 가지는 비결'을 남긴다.


좋은 목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목소리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라폰테인의 경우 성우 생활 40년 동안 지켜온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첫째, 노스트라디무스의 예언처럼 어설프고 허황된 내용을 설파하는 영화는 작업하지 않는다. 대중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포르노 영화는 작업하지 않는다. 차라리 연기를 하라면 하겠다고 했다나! 셋째, 앞에서 언급한 영화를 제외하고는 어떤 허접한 영화라도 요청이 들어오면 작업을 한다. 객관적으로는 수준이 떨어지는 영화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영화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소리를 지를 만한 곳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다섯째, 절대 금연한다. 여섯째, 절대 금주한다. 첫째부터 셋째까지는 직업에 관련된 원칙이라면 네 번째부터 여섯 번째까지는 목소리를 지키기 위한 생활규칙이라고 말할 수 있다.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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