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정의가 없을지도 모른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11. 28. 07:30
정치와 가치 충돌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대한민국, 어쩌면 정의가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안팎으로 정말 많은 문제로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역사 왜곡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를 부정하고 있고, 우리 대한민국 내에서는 대통령 불법 선거 여파로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나오는 시대적 배경인 '대해적시대'라도 이 정도로 많은 움직임이 한 번에 일어나면서 국가 자체를 흔들고 있는 건 볼 수 없었다. 허구보다 더 허구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우리는 이 대한민국에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우리 대한민국에서 지금의 충돌을 가장 크게 만든 건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이 밝혀졌음에도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은커녕 어떤 일말의 말조차 회피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와 인사들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권력에 위협을 가하고, 정당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종북 빨갱이'이라고 색깔을 칠하고 있다. 또한, 그들에게 붙어 있는 언론들은 열심히 '간첩 사건' '북한 찬양하는 종교' 등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글을 쓰다 보니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이란 두 국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도 이만큼 심각하지 않을까. 더 웃긴 일은 우리는 북한과 남한의 대립이 아니라 남한 대한민국 내에서 나라를 두 개로 나누는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두 각자 '내가 정의다.'라고 외치며 싸우고 있는 모습은 우리나라가 내에서 얼마나 심한 가치갈등, 정치갈등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언론에서 볼 수 있는 자극적인 기사들을 통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라는 놀라움에 눈을 동그랗게 뜨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갈등을 보면서 이마 주름살을 찌푸리며 한 번 생각해보았다. 크게 나누어 보수와 진보, 박근혜 정부를 인정하는 사람들과 박근혜 정부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는 이 갈등에서 과연 정의라는 것이 있을까. …라고.
아마 양측 어디라도 사람들은 '정의가 있다,'라고 목에 핏줄을 세우며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다. 자신에게 정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모두 그렇게 열심히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퇴임을 요구하며 이 추운 날씨에도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겨울 추위도 꼼짝 못 하게 할 뜨거운 정의감이 있기 때문에 추위를 버틸 수가 있고, 일편단심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어도 자신이 옳다는 정의가 있기 때문에 과감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믿고 있는 건 정말 정의일까. 어쩌면 그들은 '정의'이라는 겉보기 좋아 보이는 이유로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의 이 행동이 내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는 믿음이 정의로 왜곡된 건 아닐까. 많은 사람에게 '정의'라는 건 상관없다. 어느 쪽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항상 '이익'이 그 저울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명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정의'이라는 것이다.
ⓒ구글 이미지 검색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부정할지도 모른다. 자신은 정말 아무런 대가 없이 정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그런 사람은 정말 극소수이지 않을까.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모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당장 나도 박근혜 정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건 내가 약자에 해당하며 있기 때문이다.
아마 나만 아니라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많은 사람이 오로지 재벌 위주로만 돌아가는 정책을 인정할 수 없고, 갈수록 민생 경제를 개판으로 만들고 있는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거기에 '부정선거'이라는 건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의다.'라고 한 발 뺄 수 있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목에 힘을 주고 고함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엄청난 재벌의 자식이거나 기득권에서 큰 이익을 누리고 있는 처지였다면, 나는 지금과 전혀 다른 행동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전혀 다른 행동과 말을 했을 것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박근혜 시국선언에 찬동하는 움직임보다는, 그저 지켜보며 어느 쪽으로 더 투자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기회주의자, 변절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과 가치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물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란 무엇인가'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왜 도덕인가' 책에서 이야기한 여러 고민은 이런 인간이 구축한 사회에서 무엇이 올바른가를 찾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과 강연이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었던 건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마이클 샌델,
오늘도 많은 사람이 각자 자신이 정의라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지만, 사람들 속에는 '정의'이라는 단어보다 '이익'이라는 단어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자신의 본심을 숨길 수 있는 여러 사건을 통해 명분을 만들어 열심히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주장을 펴고 있을지도…. 그런 가치 갈등, 정치 갈등 속에서 어쩌면 정말,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정의가 없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