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군대는 정녕 누구를 위한 군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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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들 "종북 쓰레기 몰아내자!" 복창, 그 종북이 설마 대한민국 국민은 아니겠지?


 얼마 전에 육군 한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들에게 "3대 세습 추종하는 종북 쓰레기 몰아내자!"라는 구호를 일반인들 앞에서 외치게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단순히 여기서 말하는 '종북 쓰레기'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세력이 분명하게 '북한 김정일'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으면 이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종북'이라는 단어는 지금 우리 한국에서 아주 민감한 단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 이 같은 일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 사건을 두고 큰 몸살을 앓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행동과 퇴임,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시국선언을 하고 나서는 국민들이 정말 많은데… 박근혜 정부와 그 인사들은 그 사람들을 가리켜 '종북세력'이라고 말하며 일체 그들이 말하는 모든 행위를 부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언론까지 이 왜곡에 나서면서 필요없는 쓰레기 보수주의자들도 한껏 어깨에 힘을 주고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찬양에 멈추지 않고, 시국선언을 지지하며 불법 선거 규탄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에게 '종북 빨갱이 새○들. 북한이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고 외치고 있다. 누구도 북한을 지지하지 않았고, 국민들이 원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행동임에도….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종북 쓰레기 몰아내자!'라는 구호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호이다.



종북 쓰레기 몰아내자 논란, ⓒ한겨례 신문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 이후 '이명박 정권'부터 시작되고 있던 여러 제재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 '부분적 언론 자유 국가'이라는 명칭을 세계에서 받을 정도로 언론에 대한 제재 강도가 강했는데,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더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많은 언론이 진실에서 등을 돌린 지가 오래되었고, 국민이 진실을 알 권리를 제한하는 정부는 점점 더 날이 갈수록 가관이 되고 있다. 또한,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군대 미화를 버젓이 일삼고 있다.


 마치 이런 사회의 흐름은 군사정부 시절로 돌아가려는 듯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에 많은 피를 희생한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사회·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많은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은 유신 시절로 역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MBC 진짜 사나이


 게다가 지금 우리나라 군대가 유지되고 있는 강제 입영 제도는 썩 좋은 제도가 아니다. 누군가는 '병역의 의무'이라는 의무를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병역의 의무를 짊어지는 건 돈과 권력이 없는 힘없는 사람들뿐이라는 사실은 지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치권과 함께 가장 부조리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집단으로 손꼽을 수 있는 곳이 '군대'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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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군대 요즘 괜찮네.' 혹은 '한국의 남자라면 당연히 저 정도는 해야지.'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 믿고 그 속도 좋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인데, 그야말로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이 노리고 있는 듯한 '군대 미화'이라는 목적이 아주 잘 달성되고 있는 듯하다.


- 요즘 군대하면, MBC <진짜 사나이>를 빼놓을 수 없잖아. 보면 어때? 군대를 안 간 가족이나 친구들 반응도 궁금한데.

윤 : 그거 절반쯤은 '뻥'이잖아.(웃음) 방송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가 말한 부조리나 폭력은 보여주지 않으니까. 거기 나오는 연예인들은 군필자가 많잖아. 확실히 그들은 '여유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스무 살짜리가 딱 자대배치 받았다고 생각해봐. 그런 여유 있는 모습이 안 나오지. 그나마 박형식이 하는 어리바리한 행동이 리얼리티에 가깝지. 


이 : 군필자 입장에선 <진짜 사나이> 출연진들이 "힘들다"고 하는 게 우습지. 사실 훈련보다 일상생활에서 선임들, 간부들 대하는 게 군대의 어려움인데, <진짜 사나이>에선 서로 존대말 쓰면서, 웃고 떠드니까. 여자 친구는 생각보다 재밌어 하더라고. <진짜 사나이>에서 전우애나, 남자들만의 끈끈함(?) 이런 걸 강조하잖아. 그걸 '멋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사실 카메라 뒤편에선 선임이 후임을 '갈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최 : 그래도 군대 가지 않은 사람들이 방송 보면서 군대를 이해하는 거 같더라고. 우리 어머니는 <진짜 사나이>에서 공병부대가 나왔을 때 "네가 군대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하시더라. 군대 부조리나 폭력이 방송에서 묘사되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슴 아파할 게 뻔한데 차라리 안 나오는 게 낫지.


이 : 방송 때문에 사람들에게 '군대문화'가 긍정적으로만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랫사람의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군대에서는 쉽게 묵살당하잖아. 구타나 가혹행위를 '마음의 편지' 같은 걸로 고발하면, 오히려 고발자가 따돌림 당하는 경우도 있고.


(출처_ 오마이뉴스)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라의 영토를 지키고, 나라의 큰 재해가 일어났을 경우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의 군대는 잘못된 사상을 주입하고, 멋도 모르는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와 '수직적 관계에 절대적인 복종과 정당성'이라는 시스템을 머릿속에 심어 놓고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그런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은 독도를, 중국은 이어도를… 그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영토는 이미 다른 외국으로부터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저 군대를 겉보기 좋은 식으로 미화시켜놓고, 가장 중요한 시기의 청년들을 강제로 데리고 와서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다시 밖으로 내보내는 필요없는 집단에 불과하다. 누군가는 군대를 통해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과연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건 사하라 사막에서 손톱보다 작은 사금을 찾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



ⓒ아이엠피터


 군대 내에는 여전히 구타문화가 심하고, 몸이 아픈 환자들도 강제로 입영시켜 두 번 다시는 멀쩡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없도록… 혹은 영영 세상을 다시는 볼 수 없도록 만든다. 어찌 이들에게 군인 정신을 논할 수 있겠으며, 군대의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절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런 일이 버젓이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옛날부터 그래 왔으니까….'라는 단순하면서도 멍청하기 그지없는 이유로 말이다.

 우리나라는 제일 첫 단추부터 이미 잘못 끼워져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점입가경으로 엉망이 되고 있으며,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일을 어찌 받아들여야만 할까. '모병제'로 바꿔 군대의 목적을 다시 만드는 일도 절대 일어나지 않고, 사람들만 강제로 희생시키고 있는 군대에서는 국민을 향해 '종북 쓰레기 몰아내자!'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군대는 정녕 누구를 위한 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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