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울음소리는 줄고, 청소년들의 울음소리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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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출산이 감소하는 한국, 그 이유에는 이혼과 폭력의 증가가 있을지도…


 지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아니, 세계에서 거의 최저에 달하는 출산율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 중 한 개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결혼율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맞다. 타당한 이유이다. 아마 많은 사람도 여기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지 않을까 싶다.


ⓒ구글 이미지 검색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그 이유와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특이한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도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인가… 그건 내가 보고 듣고 배운 세상을 통해 내가 찾을 수 있었던 하나의 결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다른 쪽에서 청소년들의 울음소리는 늘어만 가고 있다. 결혼율이 줄어서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이혼율이 늘어나면서 그 속에서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식으로 이혼 절차를 밟는 부부 이외 별거를 하거나 일방적으로 한쪽이 한쪽을 구타하는 가정은 그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을 텐데, 실질적으로 이런 고통 속에서 울부짖는 청소년들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글 이미지 검색 MBC


 이렇게 부모의 이혼과 불화를 겪는 청소년들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비행 청소년으로 전락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단순히 겉으로는 멀쩡한 척을 하고 다니더라도 속이 엉망인 청소년들까지 그 수에 포함한다면, 소리 없이 우는 청소년들의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숫자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결혼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부모가 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어릴 때 그런 아픔을 겪었는데, 자신의 아이 앞에서는 잘 해주지 않겠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건 절대 확신할 수 없다.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은 사랑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법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삶을 살다 보면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 상처를 받았는지 잊어버린다. 그저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 아픔을 자신의 자식에게 줄 확률이 높다. 최악의 순환고리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자인 앨리스 밀러는 『재능 있능 아이의 드라마』에서 아이에 대한 부모의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다루며 이렇게 확신한다. 어릴때부터 체감하는 능력을 제대로 계발하지 못하면 훗날 어른이 되어 자기 자식에게도 필요한 사랑과 보홀르 제공할 수가 없다고 말이다.

 "한 번도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부모들, 세상에 태어나 냉혹함과 무감각, 무관심, 무지에 부딪혔고,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내내 그런 분위기에서 보냈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사랑을 선물할 줄 모른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랑을 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그 아이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부모가 그랬듯 그들 역시 한때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 모든 고통도, 그 고통을 유발한 욕망도 억압해 버렸기 때문에, 다시 말해 의식에서 완전히 추방해 버렸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지 부모가 느낄 수 있으려면 자신이 과거 어린 시절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부터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이런 비극적인 과거에서 현재의 무심한 자신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냉당해진 영혼은 세대를 이어 답습된다.


(내가 아파보기 전에는 절대 몰랐을 것들, p38)


 지금 세대에서 결혼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건 이런 시선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무엇이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정말 짧은 시간이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맞춰서 문화 수준은 성장하지 못했다. 더딘 문화 수준 성장 속에 잘못된 교육과 가치관이 자리 잡고, 가정붕괴가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그 가정붕괴는 지금의 세대에서 결혼을 피하는 하나의 사회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이건 내 생각이다. 논리가 부족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 보았던 부모의 이혼과 불화를 보며 '나는 저런 부모는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결혼' 그 자체를 피하는 현상이 늘 수 있다는 것. 게다가 그 세대에서 오로지 '경쟁과 결과'만을 추구했던 가치관이 오늘날의 청소년 범죄를 만드는 가장 큰 기본이 되었다는 것.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문제들로 해석할 수 있다.



 내 결론은 그렇다. 결국, 하나의 잘못된 큰 순환고리가 지금의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 세계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혼과 가정불화, 그리고 그런 악순환의 반복이 되고 있을 것이다. 그 순환에서 가장 괴로운 건 청소년들이다. 올바른 가치가 자리 잡지 못하는 시대에서 가장 아픈 성장을 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이 가장 큰 피해자다. 


 결혼율이 줄어들고, 출산율도 줄어들고, 아기의 울음소리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혼율은 늘어나고, 청소년 범죄는 늘어나고, 청소년들의 소리 없는 울음소리는 오늘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발전해나가지 않는다면, 이런 사회문제는 앞으로도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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