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팔리는가,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 행동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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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왜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을까? 마케터와 기획자가 알아야 할 '감정의 뇌'


 우리가 평소 하는 소비 중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소비가 우리가 치밀하게 준비했던 대로 이뤄지는 소비일까? 우리는 매번 쇼핑할 때마다… 한 달 지출 계획을 세울 때마다 '꼭 이번만큼은 아껴써야지.'이라고 결심한다. 그러나 그 결심을 마치 세상이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의 지출은 늘 그 계획을 초과해버린다. 물론, 정말 절제를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사람이 늘 자신이 예측했던 것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돈을 벌어도 돈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한 번 함께 생각해보자. 우리는 아껴서 알뜰하게 잘 소비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를 한 것일까? 왜 통장에는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일까?



왜 팔리는가(WHY THEY BUY?), ⓒ노지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책, '왜 팔리는가'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 '왜 팔리는가'는 뇌과학을 통해 우리 소비자가 어떤 식으로 소비를 하는지, 우리 소비자가 착각하며 조금씩 손해를 보는 소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읽어볼 수 있는 다양한 소비 사례는 우리에게 낯선 것이 아니라 아주 친숙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소비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마케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가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것도 책을 읽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큰 장점이다.


 더 비싼 것을 더 싸다고 생각한다


순간유혹의 달인인 홈쇼핑 채널이 사용하는 가격전략이 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끝자리 900원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 바로 홈쇼핑 채널로 돌려보라. 등산화 5만 9900원, 여성 내의 4만 9000원, 남성 아웃도어 7만 9000원 등 가격전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2012~2013년 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청호나이스 쁘띠, 육미본가 알뜰정육세트 등 전체 상품의 90% 이상이 900원으로 끝나는 판매 가격이었다. 홈쇼핑에서 특히 많이 책정되는 가격은 5만 9900원인데, 이는 물건을 보지 않고 구매해야 하는 위험을 최소화시켜주는 가격이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홈쇼핑은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하고 구매해야 하는데,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기꺼이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 바로 5만 원대다. 5만 원짜리 지폐가 생기고 1인당 GDP가 2만 2000불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은 5만 원 가격대라면 이제 부담 없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굳이 900원으로 맞추는 이유는 거의 같은 금액이라도 5만 9900원과 6만 원은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5만 원 대이고, 하나는 6만 원대이다. 불과 100원으로 1만 원의 차이를 내는 이러한 기법은 소비자에게도 이미 익숙한 마케팅이다. 끝자리 900원은 거의 모든 상품 카테고리에서 사용된다. 마트에 가면 990원이 즐비하며 가전 매장에서는 99만 원, 메뉴판에서도 2900원짜리 가격이 흔히 등장한다.

이러한 '끝자리 9자 마케팅'의 효과는 광력하다.

미국의 한 통신 판매회사는 소비자가 어떤 가격일 때 가장 많이 구매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원가 39달러짜리 의류를 34달러, 39달러, 40달러로 표기해 판매했다. 어느 가격으로 표기된 옷이 가장 많이 팔렸을까? 일반 소비자라면 상식적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매긴 34달러짜리 옷이 가장 잘 팔렸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팔린 옷은 의외로 39달러짜리 옷이었다. 상품 원가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39달러 옷은 40달러 이상 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한다고 생각한 반면, 34달러 옷은 40달러 제품보다 못한 제품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소비자는 같은 상품이었지만 39달러는 싸다고 생각한 반면, 34달러는 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 직관적인 판단을 하는 소비자


2009년 맥카페 광고는 이러한 오류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소비자에게 가장 맛있는 커피를 고르게 하는 실험을 광고화 한 것인데 내용은 이렇다. 두 잔의 커피가 있고 하나는 2000원 다른 하나는 4000원짜리다. 물론, 두 커피는 2000원짜리 동일한 맥카페 커피다. 이 실험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는 4000원짜리 커피가 더 맛있다고 했으며, 그중 몇몇은 맛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실험 속 소비자들은 사실 가격이 더 비싼 커피가 더 맛있을 거라고 이미 직관적으로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위에서 읽을 수 있는 글처럼 우리에게 절대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녀서 '왜 팔리는가'에 대한 이유, 아니, 그 이전에 '왜 우리는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단순히 장황하게 마케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과 달리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이야기와 사진, 무엇보다 우리가 지금도 일상에서 하는 소비가 예로 나와 있기 때문에… 글의 앞에서 질문한 '우리는 아껴서 알뜰하게 소비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를 한 것일까?'에 대한 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소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절대 지루하지 않은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이래서 비합리적인 소비를 합리적이라고 착각하고 소비하고 있구나!'이라고 알 수 있을 것이고, 마케터와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접근해야 소비자들의 감정의 뇌를 공략할 수 있구나'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의 행동을 적은 '왜 팔리는가'.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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