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교생 사이버 폭력 중범죄 처벌이 보여준 것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10. 21. 07:30
점점 증가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 미국 고교생 사이버 폭력 중범죄 처벌이 보여준 것
한국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즘에는 상당히 조용하다. 하지만 학교 폭력이 사라져서 조용한 것이 아니라 이전 같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조용한 것이기에 이 일을 썩 좋다고 볼 수가 없다. 특히 이전처럼 겉으로 보이는 학교 폭력에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아이들 사이에서 학교 폭력은 보이는 폭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은따'라고 불리는 은근히 따돌리기나 인터넷 같은 가상 공간을 통한 사이버 폭력 등 새로운 유형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폭력은 신체적인 고통이 많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 폭력은 심적인 고통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 일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마 언어 폭력이 얼마나 아이에게 큰 상처를 주는지 적잖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보이지 않는 폭력은 스마트폰 대중화와 더불어 아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 잡으며 큰 피해가 커지고 있다. (원래 이런 폭력은 존재했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변하면서 이런 폭력은 더 많아졌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인터넷과 관련해 말이 많은 우리 한국이 이런 보이지 않는 폭력, 사이버 폭력은 우리가 상상 이상으로 더 심하지 않을까.
많은 선생님과 전문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번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학교 폭력 사건 몇 가지도 지속적인 신체 폭력만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한 언어 폭력과 사이버 폭력도 다수 있었다. 게다가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 읽을 수 있었던 10대 청소년의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성폭행 장면을 SNS를 통해 퍼뜨리기도 하고, 단순히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몹쓸 짓을 하는 청소년이 적잖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그런 보이지 않는 학교 폭력에 대해 언론을 통해 접해보았지 않았을까. 단지, 이전처럼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나는 얼마 전에 미국에서 한 소녀를 자살로 몰고 간 사이버 폭력을 저지른 고교생들에게 중범죄 처벌이 내려졌다는 사실을 인터넷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아무리 직접적으로 신체 폭력을 가하지 않더라도 정신적인 폭력을 가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보여주었다. 또한, 그런 일을 저질렀을 경우 중범죄로 대할 수 있다는 아주 일반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사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이런 처벌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신체 폭력도 단순히 아이들의 장난으로 취급하는 한국에서 보이지 않는 언어 폭력, 사이버 폭력이 중범죄 처벌을 받기를 기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전에 일어난 학교 폭력 사건을 통해 그 같은 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었음에도 여전히 현실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 한국에서 과연 미국에서 볼 수 있었던 고교생 사이버 폭력 중범죄 처벌이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에서도 사이버 폭력에 대해 중범죄 처벌을 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은, 특히, 보이지 않는 학교 폭력은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해결이 똑바로 이루어 지지 않을 테니까. 스마트 기기를 가진 아이들이 늘어남에도 그에 따른 윤리교육은 따라 가지 못한 채 겉으로 보이지 않는 폭력이 늘어나는 우리나라에서 '미국 고교생 사이버 폭력 중범죄 처벌'이 우리에게 보여준 건 더 이상 이런 보이지 않는 폭력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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