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당신의 한글은 안녕하신가요?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10. 9. 07:30
한글날 되돌아보는 우리의 한글, 당신의 한글은 안녕하신가요?
오늘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23년 만인 올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는데, 한글날을 맞아 여러 곳에서 한글날 기념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한글날을 맞아 기념행사를 하는 것도 좋고, 10월 9일이 한글날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그런 행사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한글은 안녕한가?'라는 주제에 대해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일이다.
굳이 내가 여러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이 파괴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한글을 배우면서 긴 시간 동안 사용해오고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한글은 그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일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 한글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 교육 시스템과 사회 풍토는 한글보다 외국어를 더 중요시한다. 이미 어린 아이 중에서는 한글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는 아이들이 적잖고, 적잖은 20대들은 '한글' 보다 '영어' 같은 외국어가 더 멋이 있다며 순우리말을 외면한 채 외국어를 더 좋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이런 문제는 언어차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한글을 파괴하여 만든 아이들의 은어는 학교 폭력에서도 이용되며 한글 파괴가 아이들의 마음마저 파괴하는 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학교에 다녔던 시절, 아이들이 사용하는 알 수 없는 은어가 무슨 말인지 몰라 힘들어했던 적이 있지 않을까. 뭐, 친구가 거의 없었던 나이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 여러 말은 '이게 우리말이야? 도대체 무슨 뜻이야?'라는 의문이 드는 말이 상당히 많았다.
ⓒ구글 검색
아이들은 학교에서 '국어'이라는 과목을 배우고 있음에도 한글 파괴를 서슴지 않는다. 물론, 이런 문제가 아이들만의 잘못은 절대 아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언론이나 드라마, 예능, 연예인들 다수가 좋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특히 은어나 유행어 중에서는 좋지 않은 뜻을 가진 말이 많은데, 그런 언어를 아이들이 배워 사용하는 건 교육에 좋을 리가 만무하다.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학교 폭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은어가 얼마나 아이들 사이에서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세종대왕님께서 만든 한글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장 훌륭한 언어 중 한 개이다. 우리는 여기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순 우리 한글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영어 같은 외국어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깊은 뜻을 가진 순우리말은 정말 많다. 문학책을 읽어보면,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한글보다 영어를 중요시하는 풍토는 바뀌어야 하며, 부모님과 선생님도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바른 한글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은 더는 그 의미를 잃지 않고, 계속 빛나게 반짝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한글날에 연예인을 초청하여 무대를 꾸미고, 시의 예산으로 사람들이 한글날에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제공하는 일도 좋다. 그러나 난 그 어떤 행사보다 한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준비를 하였으면 한다. 한글이 가진 의의를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질수록, 한글은 그 가치가 더해지는 법이니까.
오늘은 한글날이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파괴된 한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마 우리 자신도 그런 파괴된 한글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블로그에 긴 시간 동안 글을 써오면서 나도 내 글을 읽으며 '이런 말보다 순우리말을 검색해서 알아보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를 한 적도 있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한글날, 당신의 한글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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