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귀환, 대안적 삶을 꿈꾸는 도시공동체 현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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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이 담은 대안적 삶을 꿈꾸즌 도시공동체 현장


 마을. 국어사전에서 마을은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한데 모여 사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낱말이다. 나와 같은 20대에게 마을은 외할머니 집 같은 시골에 내려가야만 볼 수 있는 곳이고,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은 도시라고 불린다. 도시는 국어사전에서 많은 인구가 모여 살며 일정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 두 낱말은 다른 뜻이 있지만, 어느 낱말이나 '사람이 사는 곳'을 의미한다는 건 똑같다.


 그러나 우리는 '도시'보다 '마을'이라는 단어에서 좀 더 정겨움을 느낄 수가 있다. 왜냐하면, 도시에서는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소박한 일상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차가운 금속처럼 서로에게 차갑기 그지없다. 누군가는 '난 그렇지 않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도시에서 사는 우리는 모두 먹고살기에 바쁘다는 이유로 주변에 너무 관심을 두지 않는다. 또한,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거나 남이 내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알고 있다. 그래서 도시는 그저 차갑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마을은 다르다. 마을 하면, 왠지 소박한 정이 자신도 모르게 느껴지고 잔치와 공동체 같은 여러 낱말이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한다. 마을은 도시와 다르게 봄에 쬐는 따뜻한 햇볕 같은 느낌을 주는 낱말이다. 그 때문에 도시에 사는 사람 중 일부는 마을을 그리워하며 현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공동체 삶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렇게 너무 차가운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은 '도시에서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과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마음과 생각은 어떻게 보면 그저 우습게만 보이지만, 실제로 마을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 같은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룬 예가 적잖게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래에서 읽을 수 있는 책 '마을의 귀환'은 바로 그런 사례를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마을의 귀환, ⓒ노지


 도시에서는 많은 사람이 서로 얼굴도 잘 보지 않으면서 숨 막히게 삶을 살아간다.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자주 보며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간다. 최근에 화제가 된 영화 '숨바꼭질'은 어쩌면 도시라는 우리가 사는 곳의 어두운 면을 잘 보여준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도시에서 사람들은 지쳐가기 마련인데,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아니, 않았다.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는 도시에서 마을을 형성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주 따뜻했다.


 '마을'이라고 해서 정말 옛날 시골에 살았던 마을에 귀농해서 삶을 산다는 그런 뜻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좀 더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나도록 사는 그런 공동체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꿈꾸셨던 '사람 사는 세상'말이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책의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위에서 볼 수 있는 한 사진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의 귀환, ⓒ노지


"한 번은 애들이 집에서 밖을 내다보다가 3층 아저씨가 보이니까 '토끼이~!' 하고 소리쳤나 봐요. 그런데 자긴 줄 몰라서 한참 있다가 두리번거렸대요."

"나도 길가다가 우연히 남편을 봤는데 이렇게 저렇게 불러도 뒤를 안 돌아봐서 나중에는 '맥가이버!' 라고 불렀어요."

다람쥐와 호호가 깔깔거리며 얘기한다. 어린이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성미산마을' 아이들은 아저씨, 아줌마, 선생님 같은 호칭 대신 별명을 부른다. 존댓말도 쓰지 않는다. 아이와 교사의 평등한 관계를 위해 시작한 일이다. 처음에 별명을 짓는 일조차 어색해하던 어른들도 이제는 "익숙해지니까 정말 좋다"고 입을 모은다. 별명은 부모와 아이뿐 아니라 마을 주민끼리도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는 마법을 부렸다.

나이와 직업에 거리까지 사라진 공동주택 사람들의 관계는 한층 더 깊다. 아이들은 심심하면 속옷 바람으로 이 집 저 집 기웃거린다. 아침밥이 급할 때면 다른 집에 후다닥 달려가 밥을 얻어 오는 일도 흔하다. 이웃 이상으로 가까운 모습이다. 뚝은 "동료 배우들도 공동주택 생활을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신데렐라도 공동주택에 사는 만족감을 표했다. (p34-35)


 '마을의 귀환'을 통해 읽을 수 있는 공동체로 사는 방법, 소통법,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등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큰 감명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으나 나로서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옮겨야 할지 알 수 없어 이야기를 길게 하지 않았다. 그저 책을 읽어보면 정말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에게 마을이라는 것이 너무 낡게 느껴지고, 공동체라는 것이 불편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는 분명히 책을 읽는 독자에게 크게 다가오리라고 확신한다.


:: '마을에서 살고 싶기는 한데, 나랑은 멀게 느껴진다', '딴 사람들 얘기 같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 일이 아니면 멀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먼 일을 가깝게 만드는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뿐이죠. 아주 단순한 일부터 시작해보세요. 예를 들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나 몇호에 사는 누군데요. 좋은 과일이 들어왔어요. 과일 파티 할까요? 오실 때 맛있는 것도 가져오시면 좋고요'라고 붙여놓으면 누군가 마실 것 한 잔이라도 가져오지 않을까요? 문턱 하나를 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넘어버리면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어요. 남녀 간에 손 한 번 잡으면 그다음부터는 쉬운 것처럼 말이죠.(웃음)


(인터뷰. 박원순 서울시장_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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