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애플스토어를 즐거워할까?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9. 6. 07:30
짜릿한 감탄의 순간을 판매하는 애플스토어
어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어떤 상점에 들렸거나 어떤 제품에 하자가 생겨 고객 서비스 센터를 방문했을 때 도무지 친절함을 찾아볼 수도 없는 직원의 대응에 상당히 큰 불쾌감을 느꼈던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언제나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직원들의 대응이 조금만 늦더라도 짜증을 느낀다. 아울러 자신과 상담 중인 직원이 자신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한다고 느껴지면, 문을 박차고 나오면서 "내가 다시는 여기에 오나 봐라!"라며 온갖 욕을 퍼붓고 갈 때도 있다.
나도 그런 경험들이 있었다. 어떤 때에는 미안할 정도로 친절한 배려를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던 반면에, 어떤 때에는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짜증이 났을 때도 있었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 삼성 같은 대기업 스토어에서 그 같은 일을 겪었을 때는 '역시 이놈들은 사람보다 돈만 보는 놈들이야.'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깊게 박힐 수밖에 없었고, 특정한 일을 보기 위해 스토어를 방문할 때마다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너무 화가 나요. 10분 동안 만난 직원이 네 명인데 모두 자기 부서 소관이 아니라는 말만 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나더러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는 가버렸어요."
애플스토어에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포시즌즈 호텔에서도 마찬가지다. 애플과 포시즌즈는 친절하면서도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는 주인 정신을 가진 용감한 사람을 직원으로 고용한다. 이런 직원은 고객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겁쟁이 직원은 책임을 전가할 것이다. 용감한 직원은 해결 방법을 모르면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다. 고객과 브랜드의 만족스러운 관계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제거한다. (o71)
위 예에서 볼 수 있는 고객의 예는 우리에게 드문 일이 아니다. 한국 기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 기업의 고객센터는 대부분 다 저렇게 떠넘기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고객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초래한다. 그저 사람들이 이제 이런 일이 익숙해져서 '어쩔 수 없지.'라고 손을 놓고 있지만, 저런 식으로 고객에게 불편과 짜증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일이다. 애플스토어에서는 저런 일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애플스토어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감탄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매장을 둘러보다 항상 손에 애플 제품을 들고 나온다. 도대체 애플스토어에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있을까?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 ⓒ노지
바로 그 답을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는 이 책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의 비밀(링크)'이라는 책으로 유명세를 탄 카민 갤로인데, 우리는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는 이 책을 통해 애플스토어가 기진 매력을 자세히 읽어볼 수 있다. 단순히 매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애플스토어가 어떤 직원을 뽑는지, 왜 사람들은 애플스토어 직원과 대화하며 즐거워하는지, 왜 사람들이 애플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기분이 즐거운지를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책은 크게 세 파트 애플이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애플이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방법, 애플이 완벽하게 무대를 디자인하는 방법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파트마다 읽을 수 있는 각 장의 내용은 하나부터 열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내용이었다. 아마 그동안 한국의 불친절한 매장에서 느꼈던 그런 좋지 않은 기분이 더 심해질지도 모르겠지만, 애플스토어 같은 이런 매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책을 읽는 누구나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책에서 읽어볼 수 있는 다양한 예화와 '실천노트'라는 코너를 통해 읽어볼 수 있는 부분은 만약 독자가 어떤 기업이나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면… 바로 적용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톰슨에 의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근로 의욕도 설문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그에 대한 적절한 칭찬을 받지 못한다고 여기며 그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고 지쳐버린다. 톰슨은 말한다.
"하지만 일을 잘한 사람 혹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더라도 최선을 다한 사람을 주목하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열정을 불태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은 부족하지만 열정을 지닌 선수는 위대한 코치를 만나면 뛰어난 선수로 바뀔 수 있다. 마이클 조던도 필 잭슨과 만나기 전에는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결국 잭슨의 도움으로 챔피언이 되었고 무려 여섯 번이나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잭슨은 같은 방법으로 LA 레이커스를 도왔고 레이커스는 다섯 번 우승ㅇ했다. 잭슨이 제대로 해낸 것이다. 당신도 비즈니스 관게에서 스스로 이중 목표 코치라고 생각하라. 직원과 동료들이 업무 기술을 터득하도록 도우면서 그들이 사무실 안팎에서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라. 그것이 바로 애플의 방식이다. (p155)
직원: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데이브입니다. 애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어떻게 오셨나요? (고객이 비즈니스 전문가라고 확신하면 경험 많은 직원은 "오늘 최선을 다해 고객님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처럼 좀 더 격식을 차려 인사할 것이다.)
엄마(딸과 함께 왔다): 아이패드를 좀 보고 싶어요.
직원: 멋진 제품이죠. 혹시 다른 애플 제품을 써 보신 적이 있나요?
엄마: 아니요. 하지만 딸아이가 아이팟 터치를 가지고 있어요.직원: 시작이 아주 좋은데요. 아이팟 터치는 조작 방법, 외관, 느낌 등 많은 부분이 아이패드와 비슷하거든요.
직원(딸을 향해): 제인, 제가 설명을 드리기 전에 뭐 궁금한 점이 있나요?(스페셜리스트는 대화를 시작할 때 이름을 물어보며 디즈니가 '2차 고객'이라고 부르는 사람, 즉 1차 고객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을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제인: 아니요.
직원: 좋아요.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라도 질문하세요.
직원(엄마에게 자유 질문을 한다): 베티, 아이패드를 보여드리기 전에 아이패드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려고 하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애플 직원은 고객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에 앞서 허락을 구한다.)
엄마: 이메일을 보내거나 사진을 찍을 거예요.
직원: 좋습니다. 이 뉴 아이패드로 찍으면 사진이 기가 막힙니다. 사진 기능을 간단하게 보여드리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이 대화에는 따뜻한 환영 인사, 열린 질문과 닫힌 질문을 섞어 하는 방법,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허락을 구하는 방법의 사례가 담겨 있다. 애플스토어 직원은 판매, 수리, 교육 등 무엇을 하든 고객에게 허락을 구한다.
"고객님의 컴퓨터를 좀 만져 봐도 될까요?"
"이 기능을 살펴보시곘습니까?"
"저희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좀 더 들어보시겠습니까?"
조사하기 전에 허락을 구하면 고객은 따뜻한 편안함을 느끼고 신뢰하게 된다. 대화로 조사를 하면서 고객을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면 고객은 자신이 주도한다는 기분을 가질 수 있다. 판매원의 실적으로 취급받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고객은 직원이 자신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p174)
바로 윗글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을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 책을 통해 읽어볼 수 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예화는 작게 자른 부분으로 책에서는 조금 더 상세히 읽어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기를 바란다. 애플이 어떤 직원을 어떤 방식으로 뽑는지부터 시작해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방법 등은 누구에게라도 아주 매력적인 내용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사람이 가격이 비싸도 애플 제품을 찾고, 애플스토어 방문을 즐거워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이 애플스토어가 가지고 있는 그 매력들을 책을 읽는 당신의 매장, 기업, 가게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애플스토어가 절대적으로 가치를 두는 건 '판매실적'이 아니라 '사람'인데, 이 사람을 중요시하는 건 어떤 일을 하는 데에서도 절대 바뀌지 않는 요소 중 하나이니까.
Awesome (우수함) 직원이 귀를 기울이고, 안내하고, 가르쳐준다.
Pristine (청결함) 매장이 아주 깔끔하고 질서 정연하다.
Patience (인내심) 기꺼이 도와주는 친절한 직원이 고객과 시간을 보낸다.
Learned (해박함) 제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진 직원이 잘 가르쳐준다.
Energetic (활동적) 매장에 들어가면 바로 알아보고 인사하고 대응한다.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 책을 통해 자신의 태도를 되돌아볼 수도 있고, 자신이 가는 스토어의 직원들이 당신에게 대한 태도도 집어볼 수가 있다. 그리고 좋지 않은 부분을 매력으로 고쳐나갈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히 매력을 가진 사람… 매력있는 직원을 둔 매장의 사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스토어처럼 사람이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곳의 주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에도 애플스토어가 들어서 이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애플처럼 고객서비스가 뛰어난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고객이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객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질문하고, 경청하고, 즐겁게 대화하고, 자신감을 준다. 고객은 세상을 정복한 것 마냥 자부심을 느끼고 미소를 지으며 매장을 떠난다. 스티브 잡스는 다른 사람의 꿈을 좇으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말한 바 있다. 나는 그 말에 당신을 발전시키기보다는 퇴보하게 만드는 사람이나 브랜드와 엮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는 말을 더하고 싶다. 고객을 인정해주고, 감탄시키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배려한다면 그들은 충성으로 보답할 것이다. 이는 결혼생활은 물론 당신의 브랜드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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