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페스티벌은 정말 개최되어도 될까?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6. 11. 07:00
맥주 페스티벌, 치맥 페스티벌… 이런 축제는 정말 개최되어도 될까?
뜨거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많은 사람이 바다를 찾는 동시에 여러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찾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축제 중 하나로 맥주 페스티벌이 상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나는 이 축제가 심히 염려스럽다. 분명히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각종 사건·사고가 대량 발생할 수 있는 축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넥센의 한 야구 선수가 음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잡힌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건보다 더 작거나 더 큰 사선들이 이런 축제 기간에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애초에 나는 이 축제가 어떤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개최된다는 점이 상당히 의아스럽다. 지역 내에서 하는 대학 축제에서는 '축제 금주', '대학 금주' 같은 이야기를 들고 나오면서 '공부하는 대학생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어른들이 말하며 많은 사람이 금주를 주장했다. 그런데 왜 맥주 페스티벌, 치맥 페스티벌 같은 '술판'이 핵심이 되는 이런 축제에는 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금주를 해주세요.'라는 말이 왜 나오지 않는 걸까? 그동안 사회범죄를 운운하며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다 어디 간 걸까?
맥주 페스티벌, ⓒ인터넷 검색
누군가는 내게 "건전하게 즐기고자 하는 축제인데, 왜 자꾸 초를 치려고 하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풋. 코웃음이 절로 나온다. 술과 함께하는 축제가 어떻게 건전한 축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축제를 계획한 사람들이나 이 계획에 참여한 사람들은 '적절한 수준에서의 음주와 가무가 합쳐져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저 자신의 노림수를 속인 대의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축제라는 이름으로 음주를 부추겨서 그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수익을 노리고 있을 뿐이다. 애초에 이런 축제가 '건전함'을 가지고 계획될 수가 없다.
또한, 음주가 함께하는 축제는 절대 '건전한 축제'가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대학생이 벌이는 대학축제가 '건전한 축제'를 싫어서 성폭행, 성추행, 강도, 절도, 폭행, 집단구타, 자살, 살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는가? 대학생들도 대학축제를 '대학생의 건전한 축제'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웠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술판이 벌어지는 쓰레기였다. 이번 맥주 페스티벌도 그래서 난 '쓰레기 축제'라고 생각한다. 맥주 페스티벌 내내 치안은 약화가 될 것이며, 술 기운으로 인한 각종 성폭행, 성추행, 강도, 절도, 폭행, 집단구타, 집단 싸움, 자살, 살해, 교통사고… 등 여러 사건·사고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건이 안 일어난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혹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착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사람은 절대 그런 축제에서 모든 걸 건전하게 지나갈 수 없다.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주변에 있는 친구나 주변에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가 있다. 확률적으로 정확하게 지적할 수는 없겠지만, 3명이 술을 마시면 꼭 1명은 사고를 치는 법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맥주페스티벌을 통해 음주문화를 조성하면 얼마나 더 심해지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성추행, 성폭행, 살인, 강도, 폭행 등 여러 사건의 가해자들은 "술기운에 저도 모르게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 헛소리다. 단지 '술기운' 하나만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정말 개소리다. 술을 마셨으면 더 강력하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신 것도 범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술기운에 저도 모르게 그랬습니다."고 변명하는 범죄자들이 나오지 않을 수가 있다. 아마 이번 맥주 페스티벌 기간에서도 여러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사람들은 "술기운에 저도 모르게 그랬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자신의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소리소문없이 넘어가기만을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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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는 좋다. 하지만 과연 맥주 페스티벌을 긍정적인 축제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경제학적으로는 소비가 많이 발생하므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페스티벌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사고에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 과연 이런 시점에서 이 맥주 페스티벌이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맥주 페스티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만약 당신이 이런 축제를 즐기는 도중에 만취한 사람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하거나 약탈을 당하거나 겁탈을 당한다면 어떻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이런 축제에는 그런 일이 분명히 일어난다. 뉴스에 보도가 안 될지도 모르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축제에서 그런 사건·사고는 절대 빠질 수 없는 당연한 문제이니까.
어디까지나 내가 생각하는 '맥주 페스티벌'에 관한 의견이다. 대학생들에게는 '금주, 금주'를 외치면서 어른들은 '음주, 음주'를 외치는 문화 자체도 모순이며, 이런 맥주 페스티벌 같은 비상식적인 축제가 지역 계획으로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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