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서경덕 대국민 100만 명 서명운동을 응원합니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13. 6. 4. 08:30
송일국 서명운동, 서경덕 교수와 함께 '한국사 필수과목'만든다, 왜?
요즘 뉴스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일베 사건'과 '뉴라이트 교과서 사건'을 보면, 정말 속이 타들어 가는 듯하다. 아마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큰 논란이 된 일베에서 터뜨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북한 괴뢰군이 개입한 5·18 항쟁이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정말 많은 공분을 샀었다. 또한, 이처럼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왜곡된 역사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 그동안 우리 조상이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으로부터 지켜온 역사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지켜보며 '이런 방식으로 더는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자각하고 있지만,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이 문제에 답을 찾아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면, 사태는 이만큼 악화하지 않았을 거다. 많은 사람이 정부 기관과 교육청에 '역사 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라'고 요구를 해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 같은 파문을 일으키며 오히려 혼란만 더 일으키는 꼴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지켜보다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배우 송일국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다. 이들은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선정을 위한 대국민 100만 명 서명운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 운동은 '한국사 지킴이 100만 대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오는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각 지역을 직접 다니면서 받을 예정이다.) 현 정부가 뉴라이트를 앞세워 역사 왜곡을 주도하는 이 형국에서 정말 대단한 일이 우리 국민의 손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송일국·서경덕, ⓒ다음뉴스 검색
서경덕 교수가 이 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건 역사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젊은 층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자국의 역사를 가장 먼저 공부한 뒤에 세계사를 배우는 방향으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입시 공부로 인해 너무 국영수 과목에만 치중되어 그 한계가 서서히 나타나는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누군가는 '그저 이름 한 번 뜨려고 쇼하는 거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는 사실을 누구라도 인정하리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일베'에서 볼 수 있었던 심각한 역사 왜곡만이 아니라 많은 중·고등학생의 역사의식이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다.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가진 뜻을 두고 아이들이 "그거 한국 사람이 지어낸 거 아니에요? 저는 그냥 예쁘기만 한데요?"라고 말하는 게 일상다반사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는 두고만 볼 수 있겠는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그저 핏대만 세우며 고래고래 소리치기만 하면 언젠가 일본에 빼앗길지도 모른다. 왜 독도가 우리 땅인지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면 나라의 힘은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우리는 일본 총리 아베의 말을 가리켜 "망언하지 마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자국 내에서 일어나는 역사 왜곡을 가리켜 "망언하지 마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물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역사 왜곡을 부추기는 사람도 적잖고, 그런 식으로 왜곡된 역사를 '옳은 역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잖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건 아직 우리나라에서 친일파가 여전히 활개치고 있고, 우리나라 시민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이 정치권력을 잡고 시민을 농락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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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얼마 가지 않아 자국의 역사를 모두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우리나라를 완벽히 멸하기 위해서 시행했던 '민족말살 정책'처럼 말이다. 너무 지나치게 생각한다고? 아니다. 절대 지나치지 않다. 이미 우리나라 안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심어놓았던 친일파들이 중심이 되어 오랫동안 꾸준히 그 민족말살 정책을 소리소문없이 진행해왔다. 그렇지 않나?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지금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일제강점기부터 정치권과 손잡고 국민을 기만하는 데에 앞장섰던 조·중·동이 침묵하던 기득권의 비리를 밝혀내고 있다. 그리고 송일국과 서경덕 같은 사람들이 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가장 먼저 앞장 서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명박 정부 때 부분적 언론자유국가가 되고, 박근혜 정부 들어 일베의 횡포가 더 심해졌어도 우리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해도 절대 가려지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 역사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100만 명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송일국과 그 계획을 추진하는 서경덕 교수를 정말 큰 응원을 보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글을 쓰고, 서명을 하는 작은 일이다. 비록 이 일이 작은 일이라도 충분히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내가 한다고 해도 뭐가 크게 달라지겠어?'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나의 작은 참여가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된다'는 생각으로 함께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 혹시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되면, 대입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건 말도 안 되는 반대이유다.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지 않고, 어떻게 좋은 인재가 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인성교육이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역사교육은 인성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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