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프의 말, 십자가의 말은 어떻게 다른가?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3. 16. 07:00
십자가, 어쩌면 우리는 모두 십자가의 말을 등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왕따. 이 말은 정말 위험한 말이라고 난 생각한다. 어릴 때에 왕따를 당해 학교에 나가 아이들 속에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싫었던 내게 그 당시의 기억은 아직도 트라우마가 되어 나를 괴롭히고 있다. 가해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잘못을 잊고, 피해 학생에게 어떤 식으로 대하였는지도 잊겠지만… 나와 같은 피해 학생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나를 유독 지독하게 괴롭혔던 몇 놈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그들을 내 앞에 두고 '죽여도 어떤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을 죽일 정도다.
우리 한국 사회에서 지난 2012년에는 집단 따돌림인 왕따와 금품 갈취 청소년 범죄, 학교 폭력 등 갖가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렸던 해였다. 그 문제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남아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고용되었던 심리상담 교사 등의 비정규직원들은 올해 2013년도 개학과 동시에 모두 해고가 되었다. 우리 한국의 학교는 지난 2012년 그 잘못을 통해서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가 싶었더니 다시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오늘, 나는 이 학교 폭력, 그중에서도 왕따에 관하여 너무도 섬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의 제목은 '십자가'로 책을 읽는 누구라도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가슴 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한때 왕따였던 나는 정말 많은 생각을 교차하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십자가, ⓒ노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왕따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후지 슌의 사건을 놓고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후지 슌이 죽기 전에 작성했던 유서에 절친으로 남겨져 있던 사나다 유, 그리고 생일을 축하한다고 쓰여진 사유리,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끝까지 저주한단다고 쓰여진 미시마, 네모토. 우리는 이 유서를 가지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단순히 우리 감정을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아침 학급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후지슌의 자살 사건이 이미 교내에 퍼져 있었다. '집 마당에서 목을 맸다'는 사실이 '자기 방에서 목을 맸다'나 '욕실에서 손목을 그었다', '커버를 벗긴 전깃줄을 온 몸에 감아 감전사했다' 등 여러 가지로 바뀌었지만, 자살한 이유에 관해서는 모두 일치했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물론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결코 예상치 못한 불의의 습격은 아니었다. 누구의 마음 속에도 예감은 있었다. 이대로 왕따가 계속되면 언젠가……라고 다들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왕따를 말리지 않았다.
후지슌이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후지슌은 죽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도 없었다.
비극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무의식중에 되어 있었던 것이다. 9월5일 아침의 교실을 휘감은 것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당혹스러움이었을지도 모른다. (p26)
우리가 사는 현실도 똑같다. 누구나 왕따를 당하는 사람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한다. '저러다가 죽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말리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이 그 대신이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누구도 왕따를 당하는 사람이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죽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미친 사람도 없다. 만약 죽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미친 사람이 있었다면, 죽지 않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 부정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어떻게 이 정도로 섬세하게 심리를 잘 그려낼 수 있었는지 놀랐다. 방관은 간접살인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언제나 누군가가 죽는 것을 옆에 있는 사람들은 지켜보기만 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항상 '나라면 그렇게 안 한다'는 다짐을 한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눈앞에서 그런 사실을 직면하게 되면 모두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 말고는 하지 못한다. 그리고 모두가 간접살인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더욱이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 특히 아이들은 더 심하다.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도 읽을 수 있었는데, 나는 정말 많은 공감을 할 수가 있었다. 우리가 지난 2012년도에 본 가해 학생의 태도도 그랬었고, 그 가해 학생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나는 직접 내 눈으로 보았었다. '십자가' 이 책은 기자 다하라를 통해 아이들에게 반성하는 태도를 지니도록 하고, 우리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드디어 문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때였다. 취재진들 사이에서 중년 남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을 죽인 녀석과 죽게 내버려둔 녀석들의 반이군."
남자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일부러 큰소리로 말해서 우리의 반응을 살펴본 것이다. 남자는 태연하게 우리를 노려보더니, 주위가 떠나가라 고함을 질렀다.
"흥! 이 녀석들, 무릎꿇어!"
… (중간생략)
우리는 즉시 걸음을 내딛었을까? 잠시 그 자리에 멈추어 있었을까? 아니면 당황해서 허둥거렸을까? 얼어붙은 것처럼 입을 다물었을까? 남아즤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내 귀에 뚜렷이 남아 있고 도미오카 선생님과 그 남자가 말다툼하던 광경도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기억에서 휑하니 빠져 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남자는 나에게 말했다.
"가르쳐줄까? 너희들 전부 울 것 같았지. 겁먹은 얼굴이었어."
"하지만 내가 그때 그 말을 했기 때문에 너희는 겨우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 얼굴이 되었지."
우리가 정말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내가 너희에게 자격을 안겨준 거야. 고마워해"라고 말하며 웃을 때도, 그의 눈초리는 항상 찌르는 것처럼 날카로웠다,.
그는 우리를 끔찍하게 싫어했다. 언젠가 이런 말도 했었다.
"너희는 평생 눈을 빤히 뜨고 사람을 죽게 내버려둔 죄를 등에 지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 (p56)
"이제 와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내가 너희에게 꽤 큰 상처를 주었지."
정말이다. 이제 와서 새삼 그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어. 너희가 아니라 너희를 감싸려고 하는 어른들을."
그가 그런 말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월간 오피니언> 편집부도, 그 자신도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크게 보도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후지슌의 자살 원인이 왕따라고 밝혀진 직후, 학교 측의 이야기가 그를 화나게 만들었다.
담임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동요하지 말라'고 말해두었습니다…….
"지금 장난하냐고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상식에 벗어난 말은 아니다. 그도 "뭐 그런 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이라고 인정하면서 "그래서 더 화가 낫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해봐. 같은 반 학생이 죽었어. 더구나 자살이고, 더구나 왕따 때문이야. 그런데 동요하지 않을 리가 없고, 동요하지 않는 게 이상하잖아? 그렇게 생각 안 해? 그런 때는 동요해야 하는 거고, 동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안 그래? 인간은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동요하게 돼 있어. 충격을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그 고민과 괴로움을 가르쳐주는 게 학교가 아닐까? 그게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그는 힘주어 말하고 나서야 우리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깜짝 놀라운 시선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미안해"라고 말하고 나서 헛기침을 하며 숨을 가다듬었다.
"슌스케 사건만이 아니야. 조금 전 말했던 교통사고도 마찬가지지. 그때 구경꾼은 집에 간 다음에 다른 날과 똑같이 저녁을 먹었을까? 오늘 깜짝 놀란 일이 있었어, 라고 말하며 이야깃거리로 끝났을까? 한 사람의 죽음을 보거나 겪었는데, 그렇게 가볍게 끝나도 될까? 인간의 목숨은 그런 것일까?"
말투는 다시 뜨거워졌지만 목소리는 조금 전과 미묘하게 달랐다.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슬퍼하는 것이었다.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그 반 아이들은 또 다른 슌스케를 또 죽게 만들었을 거야." (p271)
위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학교와 어른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똑바로 알지 못하고 있다. 그들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를 이기적이고, 간접살인자로 키운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이…. 2012년에 볼 수 있었던 사건들은 모두 그렇게 종료가 되었다. 그런 우리 사회에서 올해 2013년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절대 없다. 나는 며칠 전에도 부산에서 여중생이 '다시 혼자가 되기 싫다'는 유서를 남기고 왕따 때문에 개학식 날에 자살하였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런 세상이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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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책을 통해 자살한 후지슌의 부모님 이야기를 읽으면서 왕따 사건 때문에 학교에 불러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내가 있는 바로 앞에서 "쓰레기에다가 정신병자라서 아이들에게 맞는다"고 말하며 나를 난도질 하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야 했던 어머니를 떠올렸었다. 그 당시에 나는 멍청했기에, 사람이 처음부터 싫었고, 담임 선생님은 처음부터 내 말은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기에 '역시…'하고 넘겼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도무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마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져 오고, 눈물이 참아지지 않는다. 나는 그때 너무 심한 불효를 하고 말았었다.
"슌스케는 우리를 겁쟁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때는 그게 슌스케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인 줄 알았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그 사람은 씁쓸하게 웃으며 덧붙엿다.
"슌스케 앞에서 녀석들을 때리고 무릎을 꿇게 하는 편이 더 좋았을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다.
"결국…… 미시마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지. 네모토도, 그리고 사카이란 녀석도…… 어차피 아무 생각이 없었을 거야."
입을 다물고 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 사람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렷다.
"사실은 죽이고 싶었어."
우리 반의 모든 아이들을…….
"슌스케를 괴롭힌 녀석들도, 모른 척하고 있던 녀석들도 전부 죽이고 싶었지."
즉, 나도…….
"결국 용기가 없었어."
이야기는 그곳에서 끊겼다. 앞 유리창에 부딪친 눈을 계속해서 와이퍼가 닦아냈다. 나는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말했다.
"저희 반성문을…… 왜 매스컴에 주셨어요?"
"나에게 준 거니까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잖아."
"……복수였나요?"
화를 낼지도 몰랐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렇다고도. 아니라고도 대답하지 않은 채 싸늘하게 말했다.
"거짓말이 쓰여 있었으니까."
"……어떤 거짓말이었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쓴 녀석이 몇 명이나 있었지."
후지슌을…….
우리가 후지슌에가 한 짓을…….
그때의 후회와 슬픔과 미안함을…….
"그건 거짓말이야."
언젠가는 잊는다…….
언젠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이 돌아온다…….
나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잊지 않도록 해준 거야."
졸업식 때 후지슌의 영정을 높이 치켜든 것도 똑같은 이유였으리라. (p229)
"부모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기 눈으로 볼 수 없잖아. 그래서 믿는 수밖에 없어. 내 자식이 잘 지내고 있다. 매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그래서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묻는 거야. 학교에서 어땠어. 오늘도 즐겁게 보냈니, 라고."
우리 부모님도 내가 어렸을 때는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학교생활에 대해서 물었다.
"한번 생각해봐. 자식은 부모에게 안 묻잖아. 아빠, 회사는 어땠어요? 엄마, 오늘도 즐겁게 보냈어요? 그렇게 묻는 자식은 어디에도 없고, 자식이게 그런 걸 묻게 하면 오히려 부모 자격이 없겠지."
"예……."
"걱정하는 건 부모의 일이야. 하지만 자식을 믿는 것도 부모의 일이지. 그래서 자식이 학교에서 매일 즐겁게 지냈다고 말하면 믿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면…….
그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다면……. (p261)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옛날 일이 떠올라 혼자 울기도 했었고, '우리 사회는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기도 했었지만, 책의 끝 부분에 다가갈수록 내 머릿속은 멍해져 갔다. 책을 읽고 몇 시간이나 지나 글을 쓰는 지금도 도대체 왜 그렇게 머릿속이 멍해졌는지 모르겠다. 단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내 몸을 지배한 느낌이었다….
'십자가'. 이 책을 나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분명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바뀌지 않는 학교와 여러 사회 현실에 관하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은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청소년 자살률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더구나 2012년에 조금 개선되리라 생각했던 학교 폭력 방지 대책들은 2013년이 되면서 모두 제자리로 되돌아오고 있다. 아니,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부디 이 책이 과연 그런 현상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해답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람을 비난하는 말에 두 가지가 있다고 가르쳐준 사람은 혼다 씨였다.
나이프의 말, 십자가의 말.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뿐, 마음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나이프의 말은 가슴에 박히지."
"예……."
"당연히 굉장히 아파.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그대로 치명상이 되는 일도 있어.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말을 끊고 나서 다시 이었다.
"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 때는 찔린 순간이야."
그러나 십자가의 말은 다르다고 했다.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 걷고 있는 한, 즉 살아 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어느 쪽이 더 낫냐고 묻지는 않았다. 물었다고 해도 대답할 수 없었으리라.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그 대신 그녀는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어느 쪽이야? 넌 나이프로 찔렸어? 아니면 십자가를 등에 졌어?"
나는 입을 다문 채 대꾸하지 못했다. 잠시 나를 쳐다보고 나서 그녀가 말했다.
"그래, 빙고."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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