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뺄셈',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2. 25. 07:00
인생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덧셈이 아니라 뺄셈입니다.
우리 사람은 늘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 사람들은 늘 덧셈을 한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스펙을 쌓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벌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멋진 이성을 만나 결혼하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넓은 집에서 살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차를 가져야만 자신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그런 삶을 산다고 하여 정말 행복할까?
옛말에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항상 무엇이 더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진짜 행복은 계속해서 무엇을 더 쌓는 덧셈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은 버릴 줄 아는 뺄셈에 있다. 이 말에 조금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현대를 사는 많은 사람이 항상 어릴 때부터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아왔으니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잠시 아래의 글을 읽어보자.
사람의 불행은 내가 어떻게 변하고 싶어 하는지를 고민하도록 강요받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아이가 말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면, 어른들은 곧장 이런 질문을 던진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는 그런 질문을 받으며 생각한다. 자신이 반드시 '어떤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압박은 학교에 들어가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나의 꿈'이라는 글짓기 숙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사람'이 될 결심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엄마들은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지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결국 우리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목표를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끊임없이 훈련받는 셈이다.
그 이후로는 인생 자체가 덧셈의 연속이다. 의사가 되기를 선택했다면, 의사가 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남들보다 뛰어난 의사를 꿈꾸고, 이왕이면 가장 많은 돈을 벌며 명예까지 누리는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
아마 윗글에서 읽을 수 있는 예는 특정 소수의 예가 아니라 우리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삶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더해가면 우리는 반대로 많은 것을 잃는다. 때로는 힘을 얻는 대가로 양심을 잃기도 하고, 재산을 손에 쥐는 과정에서 우정과 신의를 버리기도 한다. 얼굴 가득 넘쳐 흐르던 순수한 웃음을 잃어버린 것이 가장 뼈아프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따뜻한 정이 점차 사라져가고, 차가운 사회가 되어가는 것은 바로 이런 덧셈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뺄셈 철학이다. 뺄셈 철학이란 소중한 것들을 잃기 전에, 필요치 않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버리는 삶의 방식이다. 우리는 필요 없는 것들을 자신의 의지로 비움으로써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뺄셈 철학은 세계관이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해서 바라보며, 많아서 넘치는 것들 틈에서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찾아낸다. 그래서 뺄셈 철학은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출발점이다.
오늘, 나는 뺄셈 철학을 통하여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의 이름은 바로 '오늘, 뺄셈'이다. 이 책은 눈으로 글을 읽는 책이 아니라 가슴으로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책이다. 지금은 내가 하는 말을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어보면 내가 지금 한 말이 어떤 의미인지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뺄셈', ⓒ노지
이 책 '오늘, 뺄셈'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특정한 자기계발서처럼 '이렇게 해라.' 는 식의 글이 아니다.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뺄셈의 미학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그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과거였거나 현재와 너무 같아 겹쳐 보이는 이야기가 있어 가슴에서 올라오는 어떤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그랬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몇 개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마주 볼 수 있었다. 특히 아래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장면에서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을 원망하며 한때는 사는 것조차 포기하려고 했던 나의 과거를 볼 수 있었고, 지금도 큰 문제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 고통을 주고 있어 마음 한구석에서 다시 자라난 그 부정적인 생각이 내 몸을 지배해가고 있는 나의 현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작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오늘, 뺄셈', ⓒ노지
청년은 자살의 명소에 이르는 동안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낯선 이의 수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휠체어를 밀어준 아저씨 '하나', '괜찮은지 물어봐준 아줌마 '둘', 전철에서 내릴 때 도와준 학생 '셋'.
그가 삶의 끝을 맞이할 장소에 이르자 그를 도왔던 사람의 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사람들은 자살의 명소에, 동행도 짐도 없이 휠체어 바퀴를 스스로 굴리며 나타난 청년의 속마음을 알아챈 것이다.
청년이 벼랑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서자, 눈여겨 본 관광객들이 하나둘 그를 따르기 시작해 인파가 수십 명으로 늘어났다. 그들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청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청년이 벼랑 앞에 서자,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아름답네요. 세상은 참 좋은 곳이죠."
다른 이가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요. 여기가 자살의 명소라지만, 나 같으면 내일 밤 드라마가 궁금해서라도 뛰어내리지 못할 것 같아요."
사람들은 청년이 들으라는 듯, 조심스럽게 살아가야 할 이유에 대해 한마디씩 늘어놓았다. 청년은 사람들의 깊은 배려에, 차마 휠체어 바퀴를 밀어낼 수 없었다. 그는 미동도 않고 자신을 진심으로 염려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얼굴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제야 자신에게 용기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를 내본 적도 없었다. 도움을 청하지도 않고 불평만 일삼으면서 습관적으로 남 탓만을 해온 것이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도와줄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을 잊은 채로 말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이렇게 눈으로 읽으면서 머리로 이해하는 책이 아닌, 가슴으로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람은 저마다 많은 상처가 있고, 저마다 '성공해야 한다'는 억압 속에서 삶에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잠시 멈춰보면, 자신의 주변에 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인생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덧셈'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뺄셈'을 통해 인생에서 행복해질 수 있다. 그 뺄셈의 행복을 이 책은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오늘, 뺄셈', ⓒ노지
나는 이 책 '오늘, 뺄셈'을 자신의 인생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덧셈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들만이 아니라 삶을 사는 지금 이 순간이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손에 이 책을 쥐여주고 싶다. 이 책을 통하여 그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사는 데에는 '덧셈'이 아니라 '뺄셈'이 더 알맞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서 차갑게 방치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뜨거워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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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번에 빠르게 읽기보다는 곁에 두고, 조금씩 읽으면서 천천히 읽어보기를 바란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자신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뒤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에게 소개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도 따뜻함이 전해지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한 대학교수의 이야기를 남긴다.
'이런 내용을 어떻게 책이랍시고 써놓을 수 있는 것이지? 뻔한 내용이잖아. A4 용지 한 장이면 충분할 것을, 왜 굳이 책으로 써서 종이를 낭비하고 시간을 뺏는거야?'
얼마 전 동료 교수의 책을 대충 넘겨보고 그가 내렸던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판단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의 인생 또한 다를 바 없다. '뻔하지 않은 내용'만 엄격하게 걸러내 사람들의 인생을 요약하는 데에는 A4용지 한 장도 아깝다. 한 줄이면 끝나니까.
'그는 태어나서 살다가 병들어 죽었다.'
정말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쩌면 삶이라는 과정을 채워가는 작은 일상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자기 인생을 '잘' 또는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일상의 소소한 풍경과 경험은 한마디로 단정할 수 없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러므로 아무리 정교하게 법칙을 만들어내도, 본질적으로 풀리지 않는 것이 우리 인생의 비밀이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읽어주는 동료 교수의 책 내용을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대학의 현실과 교수로서의 고뇌, 학문과 제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책의 주요 대목마다 곳곳에 배어 있었다. 자신 역시 이따금은 느꼈던 것들이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책을 받았을 때는 왜 그런 섬세한 면에 주목하지 못했던 것일까. 거창한 것만 찾아내려고, 혹은 질투심에 눈이 멀어 동료 교수의 실수를 찾아내려고 작은 것들을 외면했기 때문이 아닐까. 인생에서 시간과 정력 대부분을 쏟아 부을 만큼 '큰일'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혹시 우리가 '큰일'로 여겨 전전긍긍하는 일들 대부분은 결국 그런 작은 일상 가운데 일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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