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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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을 읽고


 난 블로그를 하며 책을 자주 읽을 기회가 상당히 많다. 물론, 어떤 블로그를 하느냐에 따라서 책을 접할 기회의 빈도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책 블로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은 기회를 갖고 있지 않을까. 인터넷 서점에서 하는 신간평가단, 각 출판사에서 하는 평가단, 위드블로그 같은 사이트에서의 도서 리뷰어, 개인적으로 책을 보내준다는 출판사들을 통해서…. 그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읽고 싶은 책을 사서 읽으니 다른 사람보다 다양한 책을 접할 기회가 상당히 많다.


 그렇게 많은 책을 접하다 보면 '지식·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과 어떤 결과를 요구하는 책, 가슴으로 무엇인가 느끼기를 바라는 책 등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다. 그래도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이 "어떤 책이 가장 좋은 책인가요?"라는 질문을 내게 하면, 머리가 상당히 아플 것이다. 어떤 종류의 책을 더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책의 가치도 달라지니까. 난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이 움직인 책이 가장 좋은 책입니다."라는 답변이 최고의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시대는 스펙을 요구하는 시대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지식·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을 선호한다. 물론, 그런 책을 읽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삭막한 시대에는 오로지 그런 책들만 아니라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책을 읽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독서가 아닐까 싶다. 최근 사람들의 독서율이 낮은 것은 스펙에 치중한 지식·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만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라. 읽는 것에 재미를 두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문서적을 읽으라고 한다면, 어느 누가 읽는 것에 재미를 둘 수 있겠는가? 많은 현대인이 너무 딱딱한 책만 읽다 보니 독서에 흥미를 두지 못하고, '독서는 재미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빠져 독서를 멀게 느낀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책을 읽게 한다면, 그 사람들은 '독서는 정말 내 감성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통해 독서를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나는 그런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책 중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작가 이외수 선생님께서 집필하신 '사랑외전'이라는 책이다. '사랑외전'은 누구라도 쉽게 읽으며, 글이 가진 맛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책이다.



이외수의 사랑법 사랑외전, ⓒ노지

 

 많은 사람에게 이외수 선생님께서는 깊은 뜻이 담겨있는 짧은 말을 잘하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외수 선생님께서 트위터에서 가끔 던지시는 촌철살인(寸鐵殺人: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뜻으로, 짧은 경구로도 사람을 크게 감동시킬 수 있음을 이르는 말) 같은 글들을 읽다 보면, '우와 도대체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하실 수 있을까?'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외수 선생님께서는 글은 씹을수록 맛이 있다고 하셨었는데, 이외수 선생님의 글이 정말 씹을수록 맛이 있는 글이다.


 이전에 이외수 선생님께서 '하악하악'이라는 제목으로 트위터에서 이야기하였던 짧은 글들을 모아 책을 출판하신 적이 계셨다. 이 책 '사랑외전'도 그 책과 상당히 비슷한 맥락의 책이다. '사랑'이라고 하여 남녀 관계에서 일어나는 불타는 사랑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을 곱씹고 있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지금 내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책을 읽게 되면 '도대체 이 작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지식·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도서를 읽을 때처럼 한 번에 빨리 읽는 것보다 천천히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평소 자신이 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틈틈이 휴식시간으로 이 책을 읽으며 천천히 맛을 음미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맛있는 홍차도 급하게 마시면 뜨겁기만 할 뿐이다. 천천히 맛을 음미할수록 홍차는 그 맛이 더해진다. 바로 이 책 '사랑외전'도 천천히 음미할수록 그 맛을 깊게 느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이외수 선생님의 책의 판매수위를 올려드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선생님의 책이 더 팔린다고 하여 내게 돌아오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난, 그저 너무 삭막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이런 책을 통하여 웃을 수 있으면 하고, 책을 피하는 많은 사람이 이런 책을 통하여 책을 좋아했으면… 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평소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맛을 즐기며 읽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사랑외전'에서 사회적 풍자가 담겨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부분과 상당히 곱씹는 맛이 있었던 부분을 남긴다. 머릿속에는 남지 않더라도 가슴 속에 남을 수 있는 글, 그런 글이 적힌 책이 바로 '사랑외전' 같은 책이다.


외모가 출중하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그런데 간혹 외모만 출중하고 속이 시커먼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써먹으라고 빚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개살구의 반대말은 참살구입니다. 그대는 어느 쪽에 해당되시는지요. (p60)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학벌이 좋은 사람이 반드시 성격까지 좋은 건 아니구나, 하는 꺠달음과, 벼슬 높은 사람이 반드시 인품까지 높은 건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그럼요, 옷이 명품이라고 몸이 명품일 리는 없겠지요. (p78)


대학 가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무슨 공부이며 취직하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무슨 공부인가. 결과적으로 지식의 무게와 고난의 무게가 반비례하거나 세월의 무게와 근심의 무게가 반비례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지금까지 골 싸매고 했던 공부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p103)


한사코 남의 단점이나 물고 늘어지는 역량 하나로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하시는 분들은 사실 대한민국을 위해서 그다지 쓸모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판에는 유난히 이런 분들이 많습니다. 드러낼 만한 자신의 장점이 없기 때문은 아니겠지요. (p136)


제가 비열한 넘들을 욕하면 반드시 발끈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본인이 비열한 분이시거나 비열한 분과 친하신 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면 인류애가 넘치시는 분이겠지요. 하지만 그분의 인류애에 저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얘긴데, 그럼 저는 뭥미. (p151)


대통령이 어느 정신병원을 방문했다. 모든 환자들이 열광적으로 대통령을 연호했다. 그런데 한 환자만 딴전을 피우고 있었다. 대통령이 의사에게 말했다. 저 환자는 중증 같은데. 병원장이 대답했다. 오늘 아침 제정신으로 돌아온 환자입니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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