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기업 CEO 오진권이 말하는 식당 창업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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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오진권의 강연100℃, "바닥까지 경험하라"


 우리가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음식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음식점이 몇 년이고 오래가는 예는 잘 보지 못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자신이 늘 가던 거리에서 보던 음식점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다른 간판으로 바뀌어 있던 모습을 본 경험이 적어도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이것은 우리의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식당 창업으로 성공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자영업자로 식당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정년퇴임 혹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데 직장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예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전에 읽었던 '골목사장 분투기'와 '중산층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던 사실이다.) '골목사장 분투기'에는 이런 식의 창업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는 가뜩이나 나빠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장사가 안 되어 문만 열고 있거나, 아예 장사를 포기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숱한 이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 양상은 마치 알래스카의 레밍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알래스카 절벽 위에서 아애로 뛰어내려 집단 자살하는 레밍떼 말이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비유하자면, 영화에서 괴수에 쫓겨 막다른 절벽이나 난간에 이른 군중들 같기도 하다. 뒤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데, 퇴로가 막힌 군중들이 계속 밀어닥친다. 앞쪽에서 밀려드는 군중들의 미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 가장자리에 선 군중들은 버티다 못해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참혹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사회는 사람들이 지금 절벽 아래로 숱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나의 외가 친척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인수받아 장사하시는 분이 계시고, 어머니의 한 친구분도 프랜차이즈 T 빵집 한 지점을 받아 장사를 하고 계신다. 그러나 그분들은 모두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살 정도라고 한다. 빚이 없는 경우는 없다. 실제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빚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빚을 내지 않고서는 창업을 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먹고 사려면 창업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 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외식업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분은 '오진권'이라는 분이신데, 빚 없이 300만 원으로 시작한 식당창업으로― 지금 현재는 연 매출 500억 원을 꾸준히 올리고 계신 분이시다. 오진권 씨의 이야기를 통하여 식당 창업에 관하여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는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외식기업 CEO 오진권, ⓒKBS1 강연100℃


 오진권 씨는 38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오면서, 식당 창업에 관한 많은 문의를 받는다고 한다. 근데 식당 창업 문의를 해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식당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식당 하면 반은 남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는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그는 강연100도씨에서 이렇게 답하였다. 

"반이 남는다고요? 그건 옛날이야기입니다. '식당 하면 밥은 먹겠지…'라고 생각합니다. 네, 밥은 먹겠지요. 밥은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한 끼 식사가 얼마나 비싼 거였는지는 실패 후에야 알게 됩니다."


 오진권 씨가 식당 창업에 도전하게 된 것은 군대에서 사병 식당을 담당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잠시 그 이야기를 살펴보자.


 그의 집은 아버지의 영화사업 부도로 셋방을 전전하며 살며, 한 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당시에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닥치는 대로 일을 찾아 하였다가 현실도피를 하는 식으로 군대에 가게 되었었다. 군에서 월남전을 참전하였다가 살아 돌아왔을 때, 그는 사병식당을 맡으라는 상사의 명령을 받고 사병 식당을 맡았다. 그리고 그는 사병식당을 맡은 지 단 일주일 만에 사병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 노하우를 다른 거 필요없이 좋은 재료를 정량대로 정성껏 조리하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이라고 오진권 씨는 말했다. 


 그렇게 만족스럽게 사병식당이 돌아가자 다시 오진권 씨의 상사가 불러 간부 식당까지 맡기게 되었다. 그때부터 오진권 씨는 퇴근 후에 요리학원 다니며 요리를 배워 다음날 요리를 냈었다. (당시 직업군인.) 자신이 한 요리를 사병식당에 내놓았을 때, 그는 사병들이 짓는 표정에서 전해지는 맛의 평가를 보며 '아, 이거구나! 내가 식당 경영에 재미가 있구나! 흥미가 있구나!'라는 발견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거기서 그는 식당으로 성공하기로 결심하였었다.



 오진권 씨의 첫 창업은 네 평짜리 작은 분식집이었다. 그는 퇴근 후에 새벽까지 분식집 운영을 열심히 하며 1년 만에 30평짜리 칼국수 집으로 발전했고, 거기서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더욱 가게를 키우는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해서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그의 식당경영은 제대 후에 폭삭 망해버렸다. 그는 이것을 '과욕은 화를 부른다'는 옛말처럼 자신의 지나친 과욕이 화를 불렀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3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하며 재기를 꿈꿨다. 퇴직금과 조금씩 모은 300만 원을 가지고 다시 식당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자신이 의도했던 대로 장사가 잘되지 않아, 자신이 서울 택시 운전을 하면서 보았던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던 맛집을 찾아다녔다. 거기서 힌트를 얻어 그는 보쌈 메뉴를 개발해 장사를 시작하였다. 좋은 재료를 듬뿍 넣어서 정성껏 만들어 푸짐하게 내놓으니 손님들이 줄을 섰고, 그의 창업은 성공적으로 이뤄져 2년 만에 체인점을 확장하고 연이어 새로운 메뉴에서도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또 한 번의 실패를 겪게 된다. 바로 아내와의 이혼 때문에 생긴 재산분할과 법정소송을 겪으며 그는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의 절반을 잃었고, 자신이 운영을 맡고 있던 식당에서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에 그는 처음으로 자살을 생각하였지만, 그 생각도 잠시, 십수 년 전 그렇게 고생한 것을 떠올리며 '다시 시작하자'고 결심하고 노력했다. 남은 반을 가지고 열심히 살다 보니 지금 현재 500여 명의 직원과 연 매출 500억 원의 외식기업 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식당 창업 시 주의사항을 딱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첫 번째, 작게 하십시오.

내가 그래도 왕년에 누구인데 '이만한 가게 차려야지?' 그런 생각 하시면 안 됩니다. 1억 가지고 있으면 3~4억 꿈을 꾸시는데, 절대 안 됩니다. 폼 잡으시면 안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 그 전체 금액 중의 한 70%를 자본금으로 생각하시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하다 보면 다 들어갑니다. 특히 절대로 빚을 져서 해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내가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의 성공 식당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청국장집이든, 칼국수 집이든― 찾아서 취직을 하여야 합니다. 근데, '내가 돈 가지고 지배인 구하고, 좋은 주방장 데리고 경영하면 되지, 왜 내가 주방에 들어가야 해?'라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릅니다. 제가 수십 년 동안 그런 사람을 만났었는데, 그런 분 중에서 성공한 예를 보지 못했습니다. 잠깐이라도 식당이 운영되는 방식을 경험하여야 합니다.


세 번째, 나는 이제 다 배웠다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성공 노하우는 식당 주인의 머리와 가슴 속에 있습니다.

식당 주인을 통해 그 노하우를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어떻게 배우냐고요? 무릎을 꿇어서라도, 가장 불쌍한 모습으로 사정이라도 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적당히 사례를 드려서라도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식당 경영이요? 조리기술보다 장사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외식기업 CEO 오진권, ⓒKBS1 강연100℃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오진권 씨의 이야기를 통해 '그래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치도 않는 이야기다'고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저 사람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거기서 사람의 성공 여부는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오진권 씨가 이야기한 그의 경험담과 노하우는 손자병법에도 기술되어있던 방법이고, 전 세계적으로 빈손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이 공통으로 성공의 비결이라고 뽑는 것이다. 몇 개의 일을 하면서 누구는 계속 실패하고, 누구는 계속 성공하는 것에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오진권 씨는 그의 이야기를 마치며 이렇게 덧붙였다.


식당 성공율 0.6%라고 제가 주장합니다. 100개중 6개가 아니라 1000개 중 6개가 겨우 성공합니다. 그만큼 어렵습니다.

술집보다는 밥집을 하십시오. 삼겹살에 소주를 파는 집보다는 맛있는 백반을 하십시오.

이것이 요즘, 그리고 미래의 외식 트렌드입니다.

식당경영이요? 농사짓는 것과 똑같습니다.

혼이 담긴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장사는 Give&Take입니다.

여러분, 당당한 성공하시고, 당당한 부자 되십시오.


 오진권 씨가 말씀해주신 식당 창업 노하우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에 지켜야 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겉멋에 들여 제 그릇에 맞지도 않는 일을 벌이지 마라',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분야에서 배우려고 노력하라.', '실패(경험) 없는 성공은 없다.', '철저히 원칙을 지키는 선의후이 자세를 지켜라.' 등 단순해 보이는 노하우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단순한 노하우를 지키며 인생을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이 적은 것은 아닐까.


 나는 지금 식당 창업을 고려해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진권 씨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창업은 잘만 하면 먹고 살 수 있다. 그러나 잘못하면 빚만 가져오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니 신중히 선택해야 하며,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이야기가 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마지막으로 창업과 관련하여 추천하는 글 몇 가지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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