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뽑겠다는 친구, 이유를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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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만에 만난 고교 동창과 정치 이야기를 나눠보았더니…


 얼마 전에 블로그를 통해 고등학교 때의 친구가 연락이 왔었다. '제대하고, 일본여행 갔다 와서 연락하려고 하니… 전화번호를 몰랐었는데, 니 블로그 들어오니 아직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며…. 그렇게 그 친구와 연락이 닿아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다른 친구 한 명과도 연락이 되어 우리 세 명은 3년하고도 6개월 만에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렇게 만난 우리는 처음에는 '어떻게 지냈느냐?', '요즘도 계속 애니메이션 보느냐?' 등의 이야기를 하다가 사는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뭐, 정치 이야기는 내가 이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꺼낸 것인데, 꽤 그럴듯한 이야기와 어안이 벙벙해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어느 후보를 찍을 거냐? 당연히 문재인이나 안철수 지지하고 있지?"라고 물어보니, 친구 녀석이 아주 당돌하게 "나는 박근혜 찍을 건데?"라고 말하였다. 나는 순간 말을 잃었다가 도대체 왜 박근혜를 지지하냐고 물어보았다. 그 이야기를 포함하여 나와 친구 두 명이 나눈 정치 이야기를 아래에 대화체로 옮겨보았다.



나: 야, 너희는 누구 찍을 거냐? 당연히 문재인이나 안철수지?


친구A: 아니, 난 박근혜 찍을 건데?


친구B: (말이 없음)


나: (깜짝놀라며) 왜? 니 미쳤나? 도대체 왜 박근혜를 지지하는 건데!?


친구A: 그냥…. 박근혜가 되면 '나라가 망한다', '민주주의적 퇴보가 일어난다' 등의 말이 많아서…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나: 야, 투표가 장난이가!? 진짜 박근혜 되면, 우리나라 엉망 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데!

지금 이명박이 하는 꼴을 좀 봐라. 박근혜는 더 심하다고.


친구A: 알고 있다. 그래서 찍으려는 거다. 이명박 때도 내나 많은 사람이 '이명박이 되면 어떻게 할까?'는 생각으로 찍었잖아?

나는 이번에도 그래서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가 도대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설마하니 나라가 완전히 망하기는 하겠나?


나: 야, 그래도 그건 아니지. 니 나중에 먹고 살기 어려워져서 굶어 죽으려고 하냐?

투표는 최악을 피하고, 차선을 선택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그런 생각으로 투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


친구A: 에이, 그래도 나는 이번에 박근혜 찍어볼끼다.


나: 아이고― 참, 난 너 같은 사람들 때문에 걱정이다. 이번 대선에 박근혜가 될까 봐….


친구B: 아니, 근데 이번 대선후보들 보면― 난 잘 모르겠더라.

박근혜나 문재인이나 안철수나 하는 말이 다 비슷비슷해. 그리고 다 두루뭉술하다니까. 이야기하는 정책이.

지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한테 구체적으로 뭘 해줄 수 있는지, 실질적으로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매번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되면 어떻게 할 것이다.'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이야기만 하니까 난 믿을 수가 없다.

이전에 허경영 봐라. 걔가 조금 미치기는 했어도 정책은 완전히 구체적이었다 아이가?

그 녀석처럼 진짜 구체적으로 뭘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나: 하긴 그렇긴 그렇다. 나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은 별로 없네.


친구A: 그래서 나는 도대체 박근혜가 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찍으려는 거다.


나: 에라이- 그러다가 나라 말아먹는다. 이번에는 우리 같은 젊은 세대가 투표를 좀 해야 나라가 똑바로 될 텐데….


친구A,친구B: ㅋㅋㅋㅋㅋㅋ


(생략)



 나와 나의 친구들이 한 정치 이야기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이걸 포스팅으로 써봐야 되겠다. 다른 사람도 이렇게 생각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분명, 나의 친구A처럼 그저 '어떻게 될까?'는 호기심으로 박근혜나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어떤 이유로 대선 때 특정후보를 찍을 생각인가?"



문재인 블로그 간담회, ⓒ노지


 난 솔직히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가 "이 사람의 정책은 ~하므로, 우리에게 ~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꼭 ~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 그저 "그냥 ~ 후보가 되면, 어떻게 할까 궁금하다." 혹은 "이 사람이 되면 우리나라가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는 생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이 거쳐온 과정을 보면, 박근혜 후보보다 훨씬 더 우리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막연한 기대감은 단순히 호기심일지도 모르겠다.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된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나아질지 궁금하다'는 호기심. 그렇지 않을까?


 나의 친구A처럼 다른 사람도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난 아무리 호기심이라도 잘못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선거와 같은 것은 장난이 아니다. 우리의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런 일을 '그냥 장난삼아 호기심으로…'라는 마음가짐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인 현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민을 얼마나 힘들게 하였는가를 보면, '앞으로는 절대로 호기심으로 잘못된 후보를 뽑아서는 안 되겠다'는 학습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친구A에게 제대로 이 이야기를 해서 투표를 향하는 마음가짐을 바꿔놓아야겠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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