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칼부림 사건, 누가 그의 손에 칼을 쥐여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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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부림 사건, 누가 그의 손에 칼을 쥐여주었나?


 어제 아침, 나는 충격적인 한 사건을 뉴스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여의도에서 한 남성이 옛 직장동료에게 칼부림을 한 사건이었다. 그 남성은 전 직장동료 두 명에게 칼을 휘둘려 중상을 입힌 뒤, 도망치다 만난 일반 시민에게도 칼을 휘둘러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한다. 정말이지 '헉!'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이 같은 묻지마 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아마 여기에는 많은 답이 존재하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이런 묻지마 범죄가 증가한 이유를 우리 사회가 너무 삭막해져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저렇게 칼부림을 하는 사람이 '정신병자'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위 두 가지 이유 중에서, 아니, 꼭 위 두 가지 이유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당신은 이런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게 된 원인이 도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들은 손에 칼을 쥐고,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오늘, 나는 그 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금껏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사회경험을 토대로 그 답을 추출해낸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감을 사지 못하거나 그 이야기가 붕 뜬 느낌일 수도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내용에 관하여 반감이 들더라도, 끝까지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의도 칼부림 사건, ⓒ서울신문

 

 나는 이런 묻지마 범행을 하고 마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의 가장 큰 원인은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느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람답게 대우를 받지 못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좀처럼 사람답게 살 수 없게 되어있는 바로 지금의 사회적 환경이 바로 그런 사람들을 낳은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는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혼자 죽으려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며 "범행 한 두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또한, 함께 일했던 12명의 직원 중 자신에게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뭐하냐, 부팀장이면서 월급만 많이 받아간다"고 험담하며 비호의적이었던 6명을 죽이기로 결심했었다고도 했다.


 김씨의 말이 그저 평범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람 찔려놓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김씨처럼 정말이지 너무도 불평등하고, 억울한 입장에 한 번이라도 처해 본 사람이라면, '나도 한때는 그 정도로 사람이 미웠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 방법은 옳지 못했다.'고 생각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그랬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아무리 가해자가 악랄하고 나쁜 놈이라도 자신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세력만 있다면, 그 가해자는 결코 피해를 보는 일이 없다. 그 가해자에게 당하기만 하는 피해자가 정말 이를 악물고, 그 가해자에게 보복행위를 가하게 된다면… 오히려 피해자가 가장 나쁜 놈이 되어 사회적 질타를 맞기가 다반사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사회의 진짜 모습이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다. 여태껏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도 바로 그와 같은 예에 해당하며, 학교폭력의 주된 원인이 되는 왕따와 집단따돌림은 학교만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직장 내에서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즉, 사람들 간에 너무도 큰 이질감이 생겨있고, 보이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폭력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이번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도 어쩌면 그런 사회적 폭력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 중 한 명일지도 모른다.



 나의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소설쓰냐?'라고 비아냥대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니, 한 명의 평범한 사람으로서 생각해본다면, 나와 같은 생각을 통하여 같은 결론에 누구라도 쉽게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어릴 때부터 다수(사회)의 폭력 앞에 피해자가 힘없이 당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아왔고, 내가 직접 겪어보기도 했었다. 나도 그 당시에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처럼 '그냥 칼을 들고 가서 모두 다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누군가는 '네가 이상한 것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정말 자신이 가진 인생을 포기하고서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은 정말 폭력의 수준이 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아마 이번 여의도 칼부림 사건 뉴스를 언론을 통해 전달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미X 놈을 봤나? 저건 사형시켜야 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가 잘한 행동은 아니다. 마땅히 그런 행동은 비난을 받아야만 마땅하다. 하지만 그의 손에 그렇게 칼을 쥐여주고, 그렇게 그가 그 같은 칼부림을 통해 사회적 불만을 표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과연 그렇게 쉽게 일방적으로 그 피의자를 비난만 할 수 있을까?


 나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그의 손에 칼을 쥘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손에 쥔 그 칼을 가지고 사람을 찌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 이유를 안겨준 것은 바로 사람에게 무심하고,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주지 않은 우리의 잘못이며, 지금과 같은 잘못된 사회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의 잘못이다.


 나는 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준 이번 '여의도 칼부림 사건'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에 관심을 두고… '지금의 삭막한 사회를 조금씩 바꿀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모여 결국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에 난 그런 작은 희망을 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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