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덮어둔 책, 다시 펼쳐 읽어야 하는 이유

읽고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 꺼내어 읽어야 하는 이유

 지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스마트시대의 가속화로 사람들 손에 스마트기기가 널리 보급 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착각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자신이 책을 읽는다고 하여, 다른 사람도 꼭 책을 읽는 법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매달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하여 그것 역시 다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책을 다독하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로 많은 수의 책을 읽는다. 이 말은 당신을 비판하기 위한 말이 아니므로, 오해하지 말자.

 부끄럽지만, 나도 그렇게 다독(多讀)을 하지 못한다. 한 달에 약 4권의 책을 읽는 정도이니까. 우리나라의 성인 독서률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단순히 시간이 많아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서, 모두가 평등하게 시간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책을 읽는 데에 능숙한 가에 따라서 책을 얼마나 읽을 수 있는 지가 판가름 난다.

ⓒ빙과, 치탄다

 '많은 책을 읽으려면 자투리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든 더 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몸에 베여 있어야 하는 습관이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면, 언제나 인생의 레이스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다.

 나는 이것 말고 한 가지의 방법을 권하고 싶다. 다독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전에 자신이 읽었던 책을 규칙적으로 혹은 비규칙적으로 최소 한 번은 더 펼쳐서 읽어보라는 것이다.

 책을 읽는 재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읽었던 책을 또 왜 읽어?'라고 의아해할지도 모르지만, 책을 읽는 재미를 아는 사람들은 이 의미를 알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어느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다. 교과서 같은 책만 반복해서 읽은 사람들은 이해를 잘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책을 통해서 읽는 이야기는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진다. 게다가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음으로서, 자신이 지나쳤던 것을 재차 확인할 수도 있고, 그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를 배울 수가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읽음으로서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숙달'될 수가 있다. 소설의 경우에는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지 간략하게 추측을 할 수가 있으며, 인문학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즉, 한 마디로 말하면 독서(독해)능력이 향상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 같은 독서(독해)능력의 향상은 책을 읽는 행위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여러 생활에서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똑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다고 하여 결코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행동이 아니다.

글쓰기 공중부양과 김미경의 아트스피치, ⓒ노지

 위 책 두 권은 불규칙적으로 계속해서 꾸준히 반복해서 읽고 있는 책들이다. 왜 내가 이 책을 반복해서 읽느냐고? 

 나는 그 대답을 아주 단순명료하게 할 수 있다. 내가 위 책을 반복해서 읽는 이유는, 위 책들을 다시 한 번 더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내가 지금 무엇이 부족한지, 그리고 내가 지금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를 배워 고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상당한 양의 글을 집필하여 올리면서, 많은 사람의 평가를 받게 된다. 일부 사람들이 나더러 "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라는 말씀을 해주시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이게 글이냐? 너무 형편이 없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조금 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부족한 면을 배워 고쳐나가기 위해서 위 책 두 권을 꾸준히 반복해서 읽고 있다. 

 실제로 글이 너무 막막하고, 잘 안 써질 때 위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더 글쓰기에 대한 개요를 다잡으면서 글이 잘 써진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이것이 바로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읽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베스트 딱지가 안 붙고, 공감을 잘 사지 못하는 것 같아 다시 읽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정으로 다독을 할 줄 아는 독서의 고수들은 결코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하여 책꽂이에 내버려둔 채, 먼지가 쌓이도록 두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더 그 책을 펼쳐서 읽는다. 이전에 이충권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우리 제자들에게 아래와 같은 말씀을 해주셨었다.

 "게으른 선비 책장 넘기기. 들어봤냐? 꼭 공부 못하는 놈들이 항상 책 뒷 페이지를 보면서 ‘얼마나 남았지?’ 한다. 공부 잘하는 놈들은 전부 앞 페이지를 보면서 ‘뭘 배웠지? 잊은 것은 없나?’라며 재차 반복학습을 한다. 그게 차이다. 꼭 공부 못하는 놈들이 가방은 엄청 무겁고, 책도 많다. 왜냐고? 그냥 책 펼쳐서 냄새만 맡고 들고 다니거든. 공부 잘하는 애들은 책 얼마 없다. 그냥 그 책을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그냥 책장만 넘기면서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처음 읽었던 때보다 두 번째, 세 번째에 읽을 때는 책을 더욱 빨리 읽을 수가 있다. 그러니 읽는 시간은 더욱 줄어들지만, 더 많은 내용을 읽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지금, 자신의 책장에 단 한 번만 읽고 덮어둔 책이 있다면, 오늘은 다른 새 책을 찾아보지 말고, 그 책을 다시 한 번 더 펼쳐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이전에 읽었을 때와 사뭇 다르게 그 책이 자신에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글은 블로그 다독다독(http://www.dadoc.or.kr/474)에 발행되었던 글의 원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