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자살충동마저 느끼게 하는 언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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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자살충동마저 느끼게 하는 언어폭력


 일반적으로 사람이 삶을 살다보면 남이 무심코 내 뱉은 말에 상처를 입었던 경험이 한 두 번쯤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우리가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말'이라는 것은 잘 쓰면 우리에게 득이 되지만, 잘못 쓰면 어떤 것보다 무서운 독이 되어 남에게 상처를 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본디, 사람이라는 것이 결코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쩌다가 한 번씩 말 실수로 남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다. 어쩌다가 사소한 실수로 말한 독이 된 말이 상처를 주었을 때는 사과를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작정하고 남을 헐뜯는 말을 할 때는 서로에게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된다. 


 우리는 위와 같은 경우를 '언어폭력'이라고 부른다. 이 언어폭력은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신체적 폭력보다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나 정서적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언어폭력은 성인들의 사이에서도 그 악영향이 크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언어폭력은 더욱 치명적이다. 특히, 아이들 간에 일어나는 학교폭력 중 상당한 비율이 이 같은 언어폭력이라고 한다. 게다가, 어떤 아이에게 이런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같은 또래 아이들로부터만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주위 어른들로부터의 비율도 상당히 높다는 것이 큰 문제거리이다.


지난 1년간 학생들이 가장 많이 당한 학교폭력은 협박이나 욕설 등 '언어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가 올 1~2월 전국 초·중·고교생 136만 6789명에게 제출받은 학교폭력 설문조사 응답지를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 경험이 있는 16만 7396명 중 39%가 "말로 하는 협막이나 욕설을 당헀다."고 답했다. 다음은 인터넷·휴대전화·이메일로 하는 욕설과 비방(13.9%), 집단 따돌림(13.3%), 돈 또는 물건을 빼앗기는 일(12.0%)이 가장 많았다.


 나는 지난번에 '부모의 어떤 말이 아이를 망치게 할까?'라는 글을 통해서 부모가 무심토 내뱉는 어떤 말이 아이를 망치게 하는지를 상세하게 이야기했었다. 겉으로 보기에 요즘 아이들이 성인처럼 단단하고 강해보일지라도, 실제로 아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손 쉽게 깨져버리는 쉬운 유리공예품이다. 이 유리공예품 같은 아이의 마음을 가장 손 쉽게 깨부수는 것이 무심코 내 뱉는 독이 든 말로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언어폭력'이다.



 일단, 아이들 간에 일어나는 언어폭력을 먼저 살펴보자. 

 학교폭력의 39%가 이 같은 언어폭력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아이들이 언어폭력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보통, 이 같은 지식은 도덕·윤리 교육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인데, 최근에 그런 교육이 아이들에게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해버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욕설을 비롯한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는 아이들은 그 말에 어떤 뜻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리고 그런 말을 무심코 친구에게 내뱉으면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서로 간에 다툼이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에게 독이 스며든 차가운 칼날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상처를 주고 받고 있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도 안타깝지 않은가?


 일부 학교 폭력 피해학생들은 신체적인 폭력보다 이 같은 언어폭력을 더욱 끔찍하게 느낀다고 한다. (나도 그랬었고.) 신체적인 폭력은 어떤 구체적인 형식이 있지만, 이 언어폭력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울 뿐더러, 가해학생을 처벌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언어폭력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아이와 부모, 주위 어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언어폭력이다.

 많은 부모나 어른들이 '자신은 결코 아이들에게 언어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라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 원인은 바로 부모님이나 주위 어른들로부터 가해진 언어폭력이 그 원인이 된다. 이것은 그렇게 드물지 않다.


 일반적으로 부모님이 무심코 아이들에게 자주 말하고 있는 '공부해라.', '성적은 올랐나?', '엄마친구 아들 B는 맨날 전교 3등안에 든다더라. 너는 뭐하노?', '그렇게 공부해서 뭐 될려고 하냐?' 등의 말들은 전부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하나의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특히 칭찬을 하지 않고 매번 험담만 하고, 비교를 하는 것은 최악.)


 일부 사람들은 '그런 말을 안 하는 부모가 세상에 어딨나? 저건 사랑과 관심의 표현이 아니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위와 같은 말을 아이들에게 하는 부모님들은 대개 다 저런 말이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표현 방식이 잘못되었다. 부모의 그런 말 때문에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져버린다. 그런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해서도 '난 안되.'라는 생각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단지 자신이 어릴 적 부모님의 늘상 자신에게 했던 말 한마디 때문에 말이다.



 신체적으로 가해진 폭력의 흔적은 시간이 흐르면 흔적이 사라지고, 아물게 되어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가해진 언어폭력으로 상처받은 마음은 언제 아물지 모른다. 오히려 심적으로 겪는 그 상처들은 아물기 보다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 하나의 응어리가 되어 성인이 되어도 큰 상처로 남아있는 경우가 더욱 많다.


 그래서 우리는 '말이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당하는 또래친구들로부터의 언어폭력, 부모님과 주위 어른들로부터의 언어폭력. 이 같은 언어폭력은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도덕·윤리교육과 함께 올바르고 아름다운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부모와 어른들도 함께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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