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지금보다 후유증이 더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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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지금보다 후유증이 더 큰 문제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어디에서 학교폭력에 희생이 되고 있는 아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에게 가해지는 어떤 폭력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해지는 법이다. 우리가 빛이 많은 곳에서 일상생활을 해서 도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뿐, 빛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


 글의 시작이 조금 소설처럼 되었지만, 본론을 말하도록 하겠다. 오늘 내가 이 글을 쓴 것은 학교폭력이 남기는 후유증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다. 많은 사람이 학교폭력은 지금 당장 해결을 하면, 나중에 큰 문제 없이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학교폭력은 문제를 해결한 후가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아마 직접 교통사고를 당해보았거나 주위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통사고가 무서운 것은 지금 당장은 안 아프더라도 나중에 발생하는 후유증이다.'라는 말을. 실제로 나도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후유증이 나타나 지금까지 애를 먹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왜 학교폭력은 지금보다 후유증이 더 큰 문제일까


 우리는 바로 위 질문의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나는 지난번에 '피해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글을 통해서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애매한 처벌이 피해학생의 피해를 더욱 늘린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어느 폭력사건이라도 그 문제의 처리가 어중간하게 되면, 결국 피해보는 것은 피해자이다.


 특히 학교폭력 사건은 가해학생보다 피해학생이 사건 이후 학교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는 사건이다. 피해학생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그렇게 곱지 않기 때문에, 전학을 가거나 그런 시선을 참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 또한, 가해학생이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은 채 같은 학교에 계속 다니고 있다면, 그 가해학생들에 의하여 직간접적으로 2차 3차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 같은 육체적으로 당하는 고통은 피해학생이 '참자. 참자'라고 말하면서 참을 인(忍)을 마음에 새기면서 버틸 수 있다. 하지만 피해학생을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정신적인 고통'이다. 정신적인 고통은 누군가에게 쉽게 토로할 수가 없으며,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피해학생의 마음이 무너져버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릴 수도 있다.



학교폭력 후유증, ⓒ구글


 학교폭력에 희생된 아이들은 그런 폭력 때문에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않거나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며, 인간불신이나 인간증오에 빠질 수가 있다. 즉, 간단히 말해서 사람자체가 무섭거나 싫어진다는 말이다. 이 같은 정신적 문제는 차후 성인이 되어서도 큰 문제가 되곤한다. 학교폭력이 남기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그 치료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도 아직 누군가를 쉽게 믿지 못하는 인간불신을 가지고 있고, 사람과의 관계가 서툴뿐더러 마음 한 구석에 사람에 대한 증오심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고치기 위해서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워낙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자신을 때렸던 사람과 비슷한 분위기만 풍겨도 멀리하게 되거나 속으로 '나를 해코지 하려고 접근한 것일지도 몰라' 혹은 '나를 못살게 굴면 죽여버리거나 바로 신고해버린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곤 한다.


 이 같은 문제는 장기적으로 정신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남들에게 그렇게 썩 좋은 시선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학생 본인이나 학생의 부모님이 꺼려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문제는 바야흐로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암초기인데, 그대로 방치하여 암말기로 병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관련 뉴스보도 동영상 보기]



학교폭력의 후유증, ⓒ구글


 학교폭력이 남기는 후유증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윗 어른들로부터 당하는 폭행이 아닌, 또래 아이들로부터 당하는 폭행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라는 존재가 무섭게 각인되고, 곁에 있는 사람도 언젠가 돌변하여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언제나 맴돈다. 이것은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심리학 담당 의사가 아니면 잘 모를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현 교육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해결책이나 예방책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학교폭력 이후에 가해학생화 피해학생들에게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는 거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금 나오고 있는 해결책도 실질적으로 학교폭력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땜빵 떼우기 식이 대부분이다. 나는 이 같은 학교 폭력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도 많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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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은 지금 당장 아이들을 괴롭게 하는 큰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후에 도 계속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치명적인 문제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무너지게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너무도 슬픈 일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당신의 마음 속에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깊디깊은 악의가 잠재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악의가 이길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되겠지요."


-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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