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의 선생님은 안녕하십니까?

지금, 학교의 선생님은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스승의 날로서 많은 이가 옛날 선생님을 찾아 뵙거나 혹은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감사와 예의를 표하는 날이다. 최근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학교의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졌지만, 여전히 학생들과 선생님 간에 최소한 예의는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전에 우리는 선생님이라고 하면, 언제나 존경의 대상으로 항상 선생님께 예의를 갖췄었다. 그렇게 존경을 받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주었으며, 언제나 아이들과 원활한 의사소통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면서 올바른 교육문화를 만들어나갔었다. 누군가는 옛날 어디가 올바른 교육문화였냐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선생님과 아이의 관계는 이전만큼 나았던 경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너무도 불미스러운 사건을 접하고 있다. 아이들 간에 이루어지는 학교폭력 사건만이 아니라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도 함께 말이다. 바로, 선생님이 아이들을 폭행하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아이들이 선생님을 폭행하기도 하는 사건들이 말이다. 선생님들과 아이들 사이에서 의(義)가 사라져버리고,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기 보다는 서로 불신하고, 서로를 헐뜯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우리나라 교육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나는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서 묻고 싶다. 과연 지금 학교의 선생님은 안녕하십니까?

막장 일진 여중생, ⓒ조선일보

  

 위 사건은 정말이지 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다. 옛날에는 일부 선생님들의 무분별한 폭력행사로 아이들의 인권이 위협을 받았다면, 요즘에는 아이들의 무분별한 폭력행사로 선생님들의 인권이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위와 같은 사건들이 요즘에 그렇게 드물지 않게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왜 학교의 상황이 이렇게 사람들이 말하는 '막장'으로 치닫게 되었을까? 도대체가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서 볼 수 있었던 예의나 관계들은 이제 공자의 논어 속에서나 찾아야 하는 옛 유물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나는 이전에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과 존경하는 것은 다르다.'라는 글을 통해서 진정으로 존경받는 선생님이 어떤 자화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했었다. 하지만 요즘 선생님들은 도대체가 어떻게 행동을 하고 있기에 이토록 아이들로부터 멸시를 받고, 한 명의 선생님, 아니, 한 명의 어른으로써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비단 이것이 선생님만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나는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잘못된 교육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예로부터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배워야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배워야 할 도리였다. 사람이 올바른 인성을 가지지 못하면, 결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그러한 사람으로서 배워야 할 마땅한 것들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교육환경 속에서 아이가 어찌 제대로 된 예(禮)를 배울 수가 있었겠는가? 아이들에게는 폭력과 같은 범죄도 그저 단순한 장난으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고, 선생님은 그저 칠판 앞에서 홀로 떠드는 사람에 불과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말 그 수가 적지 않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많은 사람이 위 사건들을 두고, '도대체 선생이 애를 어떻게 가르쳤으면 저래?'라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사람으로서의 마땅히 가져야 할 예의는 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다. 가정에서 기본적인 예의조차 가르치지 못한 채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부모로서의 해야 할 마땅한 의무를 져버린 것이다. 

 아이에게 여러 개의 학원을 보내서 선행학습을 가르치는 것보다 무엇을 더 중요시 가르쳐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부모가 상당히 많다. 그러곤 아이가 도덕적으로 심각히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주세요!'라면서 부모가 마땅히 가르쳤어야 할 도덕적 교육에 대한 책임을 학교에 전가해버리는 경우가 적잖다.

 또한, 요즘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를 하는 것도 요즘에는 상당히 어렵다.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에게 이래저래 가해지는 제약이 너무 많다. 특히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 보니, 아이에게 시간을 잘 투자하지 못하게 되고, 문제가 터져버리면 결국 '아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하지 못했다.'면서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많은 학교의 선생님이 '담임'이나 '학생부'의 직책을 맡는 것을 꺼려한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선생이 그러면 되냐!"라고 언성을 높일지도 모르겠지만, 선생님이기 이전에 그들도 한 명의 사람이다. 그들을 너무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 도대체 선생님이 뭘 어떻게 해야 학부모와 아이들은 선생님을 선생님답게 예의를 갖춰준단 말인가?

ⓒ조선일보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서 진짜 스승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과연 지금 우리학교의 선생님은 안녕한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전적으로 선생님만의 몫이 아니다. 주변 어른들의 몫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는 지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가정교육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안목은 마음을 키우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마음이 강한 사람이다. 부모는 자신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언제나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이것은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는 막대한 사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자는 스승을 존경해야하고, 스승은 제자를 위해야 한다. 그것이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