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논의,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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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은 어디까지가 선이고, 어디까지가 악인가? 가장 위험한 착각


 현재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하여 함께 고민되고 있는 것이 바로 체벌과 관련된 문제이다. 일부 사람들이 선생님들로부터 아이를 '체벌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뺏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고, 일부 사람들은 그러한 '체벌을 할 수 있는 권한'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마 이 문제는 '폭력적이거나 상업적인 만화와 게임이 아이를 폭력적으로 변하게 했다.'라는 문제와 거의 동일하게 한 쪽으로 의견을 모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지 않다.'라고 전혀 부정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라고 완전하게 긍정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어느 쪽이든 전부 아이에게 긍정적이든 혹은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체벌논란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구 중학생 폭력 사건이나 그 이외의 학교폭력 사건을 토대로 교사에게 '체벌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이 체벌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체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나는 손바닥을 때리는 정도의 체벌은 인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벌의 존폐여부가 논란이 되었던 것은 체벌이 일부 선생님들에 의하여 너무 감정적으로 행해지면서 그것이 체벌이 아니라 '폭력'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옛날 교사의 권한이 막강했던 시절, 학교에서의 체벌은 그 상상을 뛰어넘었던 적이 많았다. (뭐, 불과 몇 년전에도 꽤 그런 경우가 있는듯 하지만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체벌은 무조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며 나의 이 작은 의견에도 큰 반발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곰곰이 한 번 생각해보자. 부모가 자식을 키우면서 어쩔 수 없이 한 번쯤은 올바른 가르침을 위해서 체벌이 필요할 때가 있다. 잠시 아래의 글을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래의 글은 체벌과 관련하여 정신과 전문 의사가 자신의 의견을 적은 글 중 일부분이다.

뉴질랜드는 2007년에 형법을 개정했다. 부모 혹은 양육자는 아동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경우 외엔 어떤 체벌도 사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 법 개정에 반대하는 일부 학자는 ‘합리적인 체벌’은 폭력, 손상, 학대와는 별개의 현상이라면서 가볍게 때리는 정도의 체벌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1979년 스웨덴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한 법률이 공포됐지만, 결국 일반 대중들의 태도를 바꾸지 못한 전례가 있다며 체벌을 전면 금지시키기보다 부모들에게 긍정적인 자녀 양육 방법을 가르치도록 지도 감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체벌은 과연 훈육의 한 방법으로 정당하며, 실제 효과도 있는 것일까?

아동기 체벌 경험은 분명 청소년기 체벌 수용과 상관관계가 있다. 체벌은 또한 많은 신체적, 정서적 후유증을 낳을 수 있고, 부모들의 양육 행동에도 다양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다수의 교육 전문가들이 훈육을 위한 체벌을 반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체벌이 결국 아동학대와 폭력적 양육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필자도 체벌이 폭력과 학대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다는 이들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들이 훈육을 위해 가급적 체벌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량한 많은 부모와 교사들이 진정 훈육 목적으로 시행하는 ‘합리적 체벌’까지 모두 폭력적, 학대적인 것으로 단정해 전면 금지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 문제를 법률에 의해 강제로 금지시킬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청소년의 훈육에서 체벌은 최후의 수단이다. 불가피한 경우 단 한 번만 사용해야 할 방법이다. 체벌은 반복해서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특히 분노와 같은 개인 감정이 개입돼서는 절대 안 된다. 체벌로 인해 신체적 손상을 입을 정도로 심하거나 위험한 부위에 체벌이 가해져도 안 된다.

소위 처벌적 훈육법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타이름, 질책, 경고와 같은 언어적 방법이 있는가 하면 특권 박탈, 반성문 쓰기 등과 같이 벌을 주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훈육법을 택하든 그 밑바탕에 아이에 대한 사랑과 신뢰, 그리고 기대가 없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나의 의견도 위와 같은 생각이다. 조금 더 넓게 생각하면 처벌적 훈육법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양에서는 체벌이 없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컴퓨터 시간을 제한하거나 혹은 화장실 청소를 시키거나 집의 청소를 시키는 등의 여러 가지 방안으로 아이의 가르침을 위한 방법이 있다. 우리도 그 정도로는 최소한 실행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의 의견이다.

 그러나 그렇게 시행이 되었을 때, 어떤 체벌을 하여야 하고, 어떤 체벌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가 여기서 관건이 된다. 그럴 때에는 체벌을 받는 입장에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을 할 수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체벌의 문제는, 아니,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는 그 교육과 체벌을 받는 학생의 입장에서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아래의 글은 '지식의 권유'라는 책에서 언급된 체벌과 관련된 글의 일부분이다. 아래의 글을 읽어보자.

 생각해보라. 체벌 문제를 논의할 때 우리는 학생을 '때려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고민한다. 두발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머리카락을 잘라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학생들이 '머리카락을 자르고 싶어하는지'를 논의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맞고 싶은 학생이 어디 있으며, 자신의 머리카락 길이를 규제받고 싶은 학생은 또 어디 있겠는가? 다시 말해서 학생을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애초부터 체벌이나 두발 단속은 논의거리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체벌과 두발 단속을 없애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노고를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를 온전히 주체의 자리에 두지 않고 진행되는 논의는, 선의에 입각한 것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당사자를 수동적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잘못을 범한다. 즉 체벌에서 벗어나고, 마음껏 머리를 기를 수 있게 되어도 그것이 학생들에 의해 내려진 결정이 아니라면, 다시 체벌을 하고 두발을 단속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학생들이 거기게 적극적으로 저항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자신들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로부터 주어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리면 맞고, 기르라면 기르고, 자르라면 자르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건 결코 '교육'이 될 수 없다. 아니 그것이야말로 가장 '비 교육적'인데 좀 심하게 말하면 학생을 '노예'로 기르는 것이다.

- 지식의 권유, ,P32

 위 글처럼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이 체벌이 과연 아이에게 옳은 것인가?'라는 결정을 손쉽게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전에 체벌의 한 대안으로 아주 긍정적으로 논의되었던 것이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아이들과 선생님, 부모님이 함께 체벌의 규정을 만드는 것이었다. 각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저항을 하지 않고 그 규칙을 순순히 따랐으며, 선생님이나 부모님도 아이의 행동을 과하게 제약하는 경우가 없었다. 각자의 입장에서 충분한 역할전환을 통해서 규칙이 정해졌기 때문에 큰 논란이 없어 선생님들이 행하는 부분적인 체벌이나 아이들의 자유행동에 큰 불만이 없었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히 '학업에 방해되고, 시간이 없다.'라는 이유만으로 뒤편으로 사라져버리게 되었다.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조금 이 글의 주제와 어긋난 말이지만, 일부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학업중시'의 교육풍토가 아이의 폭력을 부추기고, 선생님들의 감정적인 폭력을 부추겼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듯 하다.)


 따라서, 체벌의 존폐 여부는 무조건적으로 '있어야 한다.' 혹은 '없어져야 한다.'라는 어른의 입장에서만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했을 때만이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가 함께 규칙을 만들어 그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이런 저런 체벌을 받는다.'고 정해놓으면, 아이도 올바르게 행동을 하게 될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체벌도 올바르게 시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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