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자율로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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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여전히 강제적으로 시행되는 야간자율학습, 그 해결책은?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은 이름만 자율일 뿐이지, 사실상은 '강제 야간학습'이라고 말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자유롭게 잘 운영이 되었다면 야간자율학습이라는 명칭이 맞겠지마는, 많은 고등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교육청에서 지침이 내린 후에도 많은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강제 야간학습'을 고수하고 있다.

 야간자율학습을 강제로 시키는 학교와 선생님 측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키는 경우가 상당하다. 특히 담임 선생님께 '저, 야자 못하겠습니다.'라고 한 번이라도 말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러한 말을 하면 선생님은 '허튼 생각하지 말고 해라.'라고 말씀을 하시거나 혹은 '너 때문에 다른 애들의 기강마저 문란해져서야 되겠냐? 시끄럽다. 가서 공부나해라.'라고 말씀을 하신다.

 잠시 아래의 글을 보자. 아래의 글은 한 지역 교육신문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학생들 불만 고조
"잡아둔다고 공부하나… 미용학원 가려는데 야자 때문에 가지 못해"
"올해부터 자율적으로" 교육청 지침 학교 외면
 
"강제 야자(야간자율학습) 왜 시키는 겁니까? 학교에 남아서 떠들라고요? 되지도 않는 공부 잠만 퍼자라구요? 제 친구는 공부는 힘들어 미용 쪽으로 가려하는데 야자를 안 빼주네요. 방학 때 학원 다니며 몇백만원 들였는데 (개학 하니) 야자 안 빼줘 돈만 날아갑니다" "인천의 학력 수준이 전국 꼴찌인 이유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바로 야자 때문입니다. 야자를 하려면 한 반에 한 선생님을 배치해 질문을 받든가 관리를 해야지. 한 학년을 한두 선생님이, 그것도 한 시간에 한두 번 돌까말까. 자는 애들, 음악 듣는 애들, 떠드는 애들" "강제로 학교에 잡아두면 공부가 되나요? 늦게 집에 보낸다고 과연 학원에 안 갈까요? 제발 현실에 맞는 행정 좀 합시다. 학생들만 고달프게 하지 말고"….

이에 대해 각 학교에서는 "아직은 자기 통제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가 보내는 걸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학교만 시행하면 옆에 있는 학교들과 비교돼 문제가 된다"는 등의 해명을 하고 있다.

출처 : 링크

 아마 고등학교 시절에 야자를 체험한 사람은 대부분 위 학생들의 의견에 상당수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야자시간에 제대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드물고, 대부분의 아이가 밤늦게까지 지속되는 학원수업 때문에 부족한 수면을 취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혹은 그저 만화책 같은 것을 돌려보는 아이들이 상당수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녔던 시절에도 그나마 대부분의 아이가 공부를 하는 것은 학교 시험기간뿐이었으며, 소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족한 수면을 취하거나 잡담을 떨면서 시간을 낭비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는 공부를 하는 아이도 주위 아이들이 신경이 쓰이고,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도 공부를 하는 아이가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보다는 서로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위 신문에서 발췌한 부분에서 보듯이 이미 진로가 공부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 예체능 쪽으로 빠지는 아이들의 경우는 훨씬 더 손해만 보는 시간이 야자시간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반에도 미술과 미용을 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야자를 빼주지 않자 학원 시간이 있을 때마다 야자를 도망치곤 했었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아이가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협조를 해줘야 하는 곳이 학교인데, 아이의 배움의 길을 막아서고 아이가 자신의 꿈을 향해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을 멈춰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억압 속에서 행해지는 야간자율학습이 어떻게 하여 '자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학교에서는 '우리는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을 한단 말인가?   


 
 이것은 나의 추측일뿐이지만, 야자가 강제인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3년 동안 못해도 최소 1번은 야자를 도망친 적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특이하게 야자를 한 번도 빼먹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도 꼭 몇 명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못해도 최소 한 번은 야자를 도망친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황금연휴를 앞둔 날에는 학년 전체에서 단체로 야자를 도망치기 때문에 전교 인원수 357명 중에서 남아 있는 인원수가 30명도 안된 경우도 있었다.

 아이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시키기 때문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하게 한번 생각해보자. 
 "강제로 학교에 잡아두면 공부가 될까? 늦게 집에 보낸다고 과연 학원에 안 갈까?"

 정답은 '아니다.'라고 명백하게 나온다. 야자 시간 때문에 학원에서 귀가하는 시간은 더욱 늦어지고, 학생에게는 더 많은 피로감만 쌓이는 실정이다. 게다가, 그 야자 시간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나는 이 야간자율학습이 이렇게 반강제적으로 계속해서 운영되면, 무조건 폐지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참으로 이렇게 답답하고, 안타까울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야자를 자율적으로 하지 않을 수 있는가?'를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서론이 길었지만, 내가 이 글을 쓴 것은 고등학생 당사자나 고등학생을 둔 부모님께 '야자를 빼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이다.

 나의 경우에는 장문의 글을 써서 3학년 학기 초에 담임 선생님께 드리고, 개별적으로 약 30분 동안 대화를 한 뒤에 1년 동안 야자와 방학보충 수업을 면제받을 수가 있었다.

 그 방법은 담임 선생님과 학기 초에 담판을 짓는 것이다. 이 방법이 '교권침해다.' 혹은 '학생이 어디 선생님께 말대꾸를 해!?'라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주먹으로 한 대 쳐주고 싶다. 고등학생이라는 그 소중한 시간을 학교의 정규수업도 아닌, 본디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에서 강제적으로 발목을 잡혀서 학교에서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그 담판을 지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선생님과 대화를 할 때에는 결코 감정적이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결코 억눌리면 안 되고, 분명하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역시 안되나….'라는 생각보다는 '되게 만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선생님과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화에서 야간자율학습은 분명히 '자율'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생님께서 반박을 하시지 못하게 만들 수가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협상을 이끌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위 원칙은 협상에 앞서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야자를 빼주십시오. 못하겠습니다. 원래 야자라는 것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게 되면, 보통 선생님은 아래처럼 반박하시곤 한다.
"다른 아이들도 다 하는데, 그냥 해라. 너 하나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기강이 무너져서야 되겠냐?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다 하고 있는데, 니만 안 해서 되겠냐?"
그러면 이때는 이렇게 다시 반박하면 된다.
"다른 아이들도 다 강제적으로 하는 것이잖습니까?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분명히 할 수 있게 한번 해보시지요. 과반수가 '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할 것입니다. 저는 문제를 크게 만들기 싫습니다. 여기서 합의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표준을 따를 수밖에 없는 두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스스로 정한 표준을 따르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기 때문이다. 자신이 약속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둘째,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매우 중요한 존재인 제3자를 화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3자란, 표준의 준수를 책임지는 높은 자리의 사람을 뜻한다. 회사의 표준을 어기는 사람은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때문에 심한 경우 해고될 수도 있다.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p90

 이렇게 행동을 하면 선생님께 잘못 찍혀서 여러 가지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불법인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자율적으로 하지 않는 것으로 선생님은 아이에게 어떤 조치도 취할 수가 없다. 그 행동이 정당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선생님과 대화 중에 냉정하게 표준에 따라서 대화를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선생님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면서 말을 하지 않는 이상 선생님께서 한발 물러서서 허락을 해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화하는 도중에 결코 선생님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되고, 내가 야자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표준을 이용해서 명백하게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말이 되므로, 중요한 협상에서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의 결정은 '나'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아이들을 위한 직업이 아닙니까? 선생님께서 교육청에서 이미 시행 중인 원칙을 무시하시고, 제자들에게 불법 행동을 강요해서야 되겠습니까? 선생님의 입장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혼자서 조용히 이렇게 왔지 않습니까?

 제가 야자를 한다고 남아있어 봤자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차라리 제가 없는 것이 야간자율학습시간에 공부에 집중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선생님께서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결정해주십시오."

 위처럼 말하게 되면 정말 유별난 선생님이 아닌 이상은 야자를 하지 않는 것을 허락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 만약 한 번의 시도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했다면, 바로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재시도에서도 위에서 말한 것처럼 결코 감정적으로 이야기해서는 안 되며, 항상 냉정하고 '야자는 교육청에서도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라는 표준을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많은 고등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께서 꼭 학교에서 독단적으로 아이들에게 강제적으로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야간자율학습과 방학 자율보충학습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에서는 불법행위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는 곳이다는 표준을 가지고, 당당히 맞서서 권리를 쟁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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