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방학보충수업이 필요없는 현실적인 이유

반응형

이름만 '자율'인 학교 방학보충수업


 지금 이 시기면 많은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만끽하고 있어야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학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의 방학보충수업에 나가거나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학원에서 운영되는 '방학 특별프로그램'에 따라서 방학을 하기전과 똑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중학교 시절 방학을 하게 되면, 언제나 학원에서 실행하는 방학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원에서 내내 강의를 들어야만 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의 방학 때에는 늘 가던 시간에 학교에 가서 '방학보충수업'이라는 명목으로 오후1시 정도까지 수업을 들었으며, 마치면 곧장 학원으로 가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가만히 위 상황을 보면 웃기지 않은가? 정말 아이들에게 방학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돈을 더 쓰게 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곰곰이 한번 생각을 해보자.

 방학 때에 고등학교에서는 '보충수업을 하면 사교육비가 감소한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에는 바로 학원으로 가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다. 게다가, 일부는 학원을 가는 이유로 신청해놓았던 방학보충수업을 무단결석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

 여기서 생각을 해보면, 학교에서 하는 방학보충수업이 현실적으로 도무지 필요성이 없어보인다. 애초에 방학보충수업 그 자체가 모순점 투성이다. 명분은 '자율 방학보충수업'이지만, 사실상은 반강제나 다름없는 수업이다. 왜냐하면, 처음 방학보충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희망/불희망'으로 사전 조사를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담임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희망'으로 체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희망'을 체크하는 경우가 생기면 담임 선생님은 그 학생을 따로 불려서 야단을 치면서 당장 '희망'으로 바꾸라고 하신다. 정말이지 이름만 '자율'이지 실제로는 반강제나 다름없는 학교 방학보충수업이다.

 이처럼 진행되는 방학보충수업의 질이 높으면 아이들이 학원을 가지 않고 만족을 할 지 모르나, 대부분은 다 기대이하의 수업이고 수업방식은 평범한 학교수업과 전혀 다른게 없다. 오히려 사적으로 보충교재로 쓸 문제집을 더 사오라고 하면서,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에게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돈의 지출을 더 늘리고 있다.


방학 보충학습 교재, ⓒ 민중의 소리

  
 나의 경우에는 1학년과 2학년 때에는 반강제적으로 그러한 방학보충수업을 하였었지만, 3학년 때에는 결코 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정말 나 스스로도 '이것은 시간낭비다.'라는 것을 체감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2학년 2학기 부터는 3학년 때에 야자(야간자율학습 - 이것도 말만 자율.)와 방학 보충수업을 전부 다 뺐었다. 어느 것 하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나에게 이(利)가 되기보다는 해(害)가 되었기 때문이다. 

 '방학 보충수업'의 명분은 '사교육비를 줄인다.' 혹은 '아이들의 공부습관을 방학 때에도 유지시켜준다.' 등의 긍정적인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득이 거의 없는 것이 방학보충수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불필요한 것을 하지 않기 위해서 선생님께 이유를 적은 장문의 글과 함께 약 1시간에 걸쳐서 대화를 했었다. 이것은 내가 선생님께 대든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선택을 했어야만 했다. 그 시절 나의 친구 한 명은 '나의 이후 성적부진에 대해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라고 각서까지 썼었다. (그 친구는 집안사정이 안좋아 고려대는 가지 못하고 서울시립대를 갔다. 성적이 아주 뛰어났음.)
 

 방학 보충수업이 성적에 반영 되는 것도 아니고, 학생기록부에 남는 것도 없으니 가지 않아도 아무상관없다. 경험자들은 알겠지만, 방학 보충수업의 첫 주는 제법 아이들이 있지만, 2주차로 접어들수록 그 인원 수는 계속해서 1/3씩 감소하다가 마지막 날에는 오는 아이가 거의 드물다.

 
그러므로 나는 '방학 보충수업'에 가서 돈과 시간 낭비만 하는 학생들에게 "그냥 가지 마!"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다. 차라리 그 시간과 비용을 써서 여행을 한 번 가보거나 문학책을 한 권 더 읽거나 등의 건전한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