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자살,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지 못한 교육 때문
- 시사/학교와 교육
- 2011. 12. 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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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따돌림에 물고문까지 당한 중학생, 끝내 투신 자살해… 이것이 학교?
며칠 전에 대전에서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끝내 투신자살을 한 여고생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네티즌들을 슬프게 하고, 분노하게 했다. 그 문제는 지금 소송으로까지 번지려고 하여,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어제 또 하나의 슬픈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대구에 있는 한 중학생이 집단 괴롭힘을 참지 못하여 결국 투신 자살을 해버린 것이다. 이 학생의 집에서는 그간 집단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힌 A4용지 넉장 분량의 자필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학우 2명이 물로 고문하고 때리고 우리 가족을 욕한다", "전선을 내 목에 감아 끌고 다니며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라 모욕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고, 또한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보복을 받을까봐 너무 두려웠다"는 내용도 유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여학생들의 생활은 어떤지 몰라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지만, 남학교에서의 왕따는 정말 그 문제가 심각하다. 아이들이 단순히 '장난'으로 부르는 그 폭행이 가히 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전에 '생일빵이 단순히 장난이라는 아이들'이라는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었지만, 폭행을 일삼는 대부분의 남학생들에게는 자신들의 폭행이 병원에 실려가지 않으면 장난이고, 병원에 실려가면 폭행으로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은 정말 우리가 감히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난 과거에 내가 당했던 폭행은 그나마 조금 나았지 않나 싶다. 단순히 주먹질과 발길질, 언어폭행 수준에서 그쳤으니까 말이다. 위 사연의 중학생은 물고문부터 시작해서 '정말 이러한 것들을 아이들이 했단 말인가?'하고 의심이 들 정도의 잔인한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 적혀있었음.)
아이들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에 나는 그 원인을 오로지 성적위주로만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학부모와 선생님, 교육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인간의 됨됨이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거늘, 어찌하여 그 본질을 도외시 한 채, 오로지 높은 성적. 즉, 학업성취도만을 강조하는 것인지 그저 답답하기 그지 없다.
학업성취도가 높아서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인생을 좋은 사람으로서 살 수 있다고 누가 100% 보장 할 수가 있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풍토는 바뀔 낌새가 전혀 없다. 자신이 취직을 못하거나 자신이 행복한 인생을 좋은 사람으로서 살지 못한다면 '내가 중·고등학교때 공부를 잘 못해서, 대학을 안 좋은데에 나와서 이렇다.'라고 헛튼 생각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그렇게 어리석을 수가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과거에 전교 1,2등을 했던 아이는 지금 사회에서 1,2등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는가? 헌데, 알고보니 전부다 도서관이나 고시촌에 박혀서 되도 않는 토익공부를 하고 있거나 공무원 시험을 치르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가까스로 입에 풀칠하고 사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의 교육은 오랫동안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성적위주의 경쟁만을 강요해왔으며, 남을 배려하거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기보다는, 자신을 위해서라면 남을 짓밟거나 남을 배신해서라도, 위로 올라가라고 가르쳐왔다. 일부 사람들이 부정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이 바로 현 교육의 실태라고 나는 생각한다.
위 이야기는 '한국에서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에서도 자세히 했었는데, 아이들에게 지금을 즐길 수 있는 여유조차 주지 않고, 늘 오로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삶을 살도록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폭행을 비롯한 자신의 잘못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제대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자신의 친구에게 물고문을 하거나 불을 붙이려고 하거나 그러한 행동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인간의 됨됨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마음에 병이 들어버리고 만다. 폭행을 하는 가해자든, 당하는 피해자든 어느 쪽이든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나 폭행을 당하는 아이는 스스로 '난 못난 놈이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생각하며 늘 자신을 비관하면서 살거나 끝내는 자살이라는 최악의 수단을 골라버리고, 언제나 폭행을 하는 가해자에 해당하는 아이는 커서도 인간의 됨됨이를 제대로 배우지를 못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사회의 범죄자나 잠재적인 사회의 범죄자로서 살아갈 것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단순한 학업성취도만을 강조하는 교육이 아니라, 사람의 도리를 먼저 가르치는 교육으로 말이다.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먼저 가르치지 않고, 단순히 지식만을 주입시키고, 죽을때까지 남과 경쟁하도록 가르친다면, 그것은 '가르친다.'는 교육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환경에서는 과거 '히틀러' 못지 않는 악인이 나타나거나 마음의 병으로 인한 '김길태'와 같은 연쇄살인범이 나타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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