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여고생 자살, 왜 그래야만 했을까?
- 시사/학교와 교육
- 2011. 12. 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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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여고생 자살, 왜 그래야만 했을까?
어제 각 포털 사이트에 '대전 여고생 자살'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로 순위에 올랐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에 머물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 없는 사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사자를 자살로 내몰았던 사람들에게 그저 분노만이 느껴지는 사건이기도 하다.
4층을 누르고 뒤돌아 있던 여고생이 다시 14층 버튼을 누르는 모습(사진 오른쪽)
인터넷 기사에서 본 사건의 전말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이렇다.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기사의 내용을 발췌하여 참고하였으니, 아래의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지난 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의 한 여고생 사건이 인터넷상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유족들이 여고생의 억울한 사연을 올리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아울러 이 여고생이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하기 직전에 탔던 엘리베이터의 모습도 CCTV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여고생의 친척 오빠라고 밝힌 A 씨는 ‘대전 D여고 자살사건에 대해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자살한 여고생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이러한 사실을 교사에게 알리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교사는 “너희들의 문제는 너희들끼리 풀어야지 내가 개입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는 학우들의 따돌림과 교사의 무관심이 자살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동생을 따돌렸던 학생들의 진술서와 통화내역 등 증거물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족들에 따르면 왕따를 시켰던 친구들이 “죽어”라고 말하자 “좋아 내가 죽어줄게”라고 답했고, 이에 친구들은 또 “니가 죽을 수나 있을까”라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4층 버튼을 누르고 무언가 고민하는 듯 한바퀴를 돌더니 이내 14층 버튼을 재차 누르는 모습과 함께 거울을 보며 서 있다가 4층에서 문이 열리자 닫힘 버튼을 누른 후 14층에서 내린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 CCTV 영상은 여고생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이런 사건과 영상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이것은 자살이 아니라 엄연한 살인이다”고 분개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아무리 사회가 개인주의적으로 바뀌고 남에게 신경을 안쓴다고 하지만 교내 왕따 문제를 어떻게 교사가 모른 척 할 수 있느냐”면서 “사회적 문제를 지도하고 풀어주지는 못할 망정 지도를 하지 못했다면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이번 사건이 고위층 자녀의 자살이었다면 단순히 왕따 문제를 사회적 문제라고 치부하고 그냥 넘어갔을까”라고 비판해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트위터 상에서도 이번 ‘대전 여고생 자살’ 사건은 큰 화두가 됐다. 다수의 트위터리안들도 화를 참지 못하면서 격한 발언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명백하게 수사하고 철저히 조사해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단순 자살이 아니라 분명한 타살이다”고 말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한편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피해 여고생은 지난 3일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출입구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뛰어내린 것으로 보이는 14층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메모와 가방,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
이 사건의 가장 끔찍한 것은 바로 이 학생이 이러한 결심을 한 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선생님이나 급우들이라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학교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도 이 학생처럼 이러한 상황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내가 이때가지 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언급했었던 나의 과거 이야기이다.
아마 이 학생이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하고 했을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생님께 어중간하게 조력을 요청했다간, 오히려 더 큰 화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아이들이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그 문제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 다달아 있으며, 조속한 조취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사는 학생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이 당시에 그 학생의 가슴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집단구타를 당해서 학생부에서 경위서를 쓰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 달려와서 바로 그 자리에서 경위서를 찢어버리고 나에게 발길질을 하면서 "니 인생 하나만 망치면 되지. 다른 애들 인생까지 망치려고 그러냐?"라고 말했을 때,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사람이 다 나를 경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는 이렇게 살 수가 없다. 이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게 낫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아마도 이 여고생 또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 여고생에게 필요했던 것은 단순히 작은 도움의 손길이었을 텐데…. 자신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주변 사람이 미워지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자신도 미워져 그러한 불우한 결단을 내리지 않았나 싶다.
사람은 육체적인 고통을 어느정도의 선까지 참을 수가 있지만, 마음이 무너져버리면 사람은 끝없는 절망에 빠지게 되어버린다. 자신을 지탱해 줄 수 있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결국에는 '자살'이라는 불행한 결심을 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 여고생이 선생님께 조력을 요청한 것은 당장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지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선생님마저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이 들고, 급우들에게서는 "죽어"라는 말을 듣고, "좋아, 내가 죽어줄게!"라고 으름장을 놓더라도, "니가 죽을 수나 있을까?"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하나하나 정리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아이들이나 선생님께 반드시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말겠다는 그러한 결심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그 결심이 행동으로까지 옮겨져 버렸고,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버린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그 여고생의 심리를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나도 그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충동적으로 자살을 생각했던 때에 나도 이러한 상황에 처해져있었고, 비슷한 고통을 겪었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그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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