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웹툰 작가 이종범이 말하는 슬럼프의 이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슬럼프는 '왜?'라는 질문의 유통기한 때문이다.


 사람이 어떤 일을 지속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동기다. 어떤 일을 시작한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으면, 우리는 그 일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확고해진다. 목표를 확고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분명한 이유와 목표가 가진 힘이다.


 만약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어떤 일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으면 오랫동안 그 일을 할 수 없다. 아무런 이유와 목표 없이 시작하더라도 그 일을 통해서 새로운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유를 찾지 못하면 이런저런 변명거리를 만들어 쉽게 포기한다.


 지난 수요일(28일) JTBC <말하는 대로> 연말 특별 시리즈에서 무대에 오른 만화가 이종범 씨는 슬럼프를 이야기의 화제로 꺼내며 '왜?'라는 질문을 가져왔다. 이종범 씨는 우리가 슬럼프에 빠지는 이유가 지쳐서 에너지를 잃어버린 것만 아니라 '이 일을 하는 이유'의 유통기한이 다 되었을 때라고 말했다.


 확실히 그렇다. 나 또한 종종 슬럼프를 겪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때는 정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1%도 남지 않은 채 완전히 방전되었거나 '도대체 내가 뭐 때문에 이 짓을 하는 거지?'라는 질문에 맞닥뜨렸을 때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비슷한 경험이 한두 번은 겪었을 것이다.


ⓒJTBC 말하는 대로


 만화가 이종범 씨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질문을 잘하지만, '왜?'라는 질문은 계속 빼놓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왜?'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일은 너무나 오래 걸리고, '왜?'라는 질문에 한 번 답을 찾은 이후에 또 다른 '왜?'라는 질문이 따라오기에 사람들이 외면한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잠시 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왜 이 일을 하는가?'는 질문을 하면 곧바로 '이 일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하고, '이 일을 하면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계속했었다. '왜' 다음에는 또 다른 '왜'가 항상 따라왔다.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는 이유를 따지기 전에 위에서 까라고 하면 까야 하는 사회 분위기를 아직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굉장히 부당한 일이라도 모두가 침묵하면 함께 침묵해야 한다. 이런 우리 한국 사회 내에서 과연 우리는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투자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지 못하고, 일단 누가 만들어놓은 목표와 이유를 가지고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고자 한다. 대학에 가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많은 시간과 돈을 쓴다. 하지만 대학에 간다는 목표가 이루어지면 그 이유의 유통기한이 끝나서 다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이유의 유통기한. 나는 만화가 이종범 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은 이 단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시작한 어떤 일은 항상 그 이유가 있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시들해져서 이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 일은 나와 안 맞는 것 같다.'는 문제를 겪으며 한숨을 내쉬는 건 바로 이 탓이 아닐까?


ⓒJTBC 말하는 대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통해 알았던 이유를 잃어버렸다면, 다시 '왜?'라는 질문을 하면서 유통기한이 끝나지 않은 이유를 찾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외면하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일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고 만화가 이종범 씨는 말했는데, 그는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말한다. (요약)


"우리는 진짜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베이스 캠프를 만듭니다. 하지만 산에 오르기 전에 베이스 캠프를 만드는 이유에 관해서 묻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도중에 이유를 찾아도 됩니다. 이유를 발견하기 위해서 계속 그 일을 해보는 거죠."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책이 떠올렸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를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불만스러워한다는 점이다. 주어진 일에 불평불만을 갖고 원망만 한다면, 그 일을 마주하는 것 자체에 짜증이 날 뿐 아니라 그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여겨진다. 그럴수록 자신을 더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아세운다. 왜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시험해보지도 않은 채 달아나려고만 하는가?


좋아하지 않는 일은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다.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겁이 나기도 할 것이다. 그 일이 너무 힘들고 따분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사소한 일을 해도 불만만 앞서도, 한 순간이라도 빨리 그 일에서 손을 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그 일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그 일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다. 그 일을 좋아하고 사랑할수록 전에는 보지 못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그 일에서 찾아낼 수 있다. (본문 57)


 윗글은 우리가 일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그저 불만스러워하는 것보다 그 일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책을 통해 한 말과 만화가 이종범 씨가 버스킹을 통해 한 말은 일맥상통한다. 즉, 우리는 일을 하는 도중에 이유를 찾아가도 되는 것이다. 


 이종범 씨는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는 질문을 맞닥뜨리는 것은 그 일의 유통기한이 다 되어간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그때 다시금 우리가 이유를 고민해보고, 그 일을 계기로 우리가 하는 일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혜민 스님이 말씀한 때때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그 일을 하다 보면 자기 이유가 생길지도 모른다.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통해서 멋진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인생은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고, 또 다른 이유가 오늘의 우리를 점점 채워가는 것이니까.


 마지막으로 이종범 씨의 버스킹과 이 글을 읽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글을 남긴다. 아래의 글이 '오늘, 이유'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왜?'라는 질문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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