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에서 본 아르바이트로만 사는 이야기
- 문화/문화와 방송
- 2014. 6. 30. 07:30
인간의 조건 '아르바이트로만 살기'편에서 볼 수 있었던 사람 사는 이야기
우리가 평범히 하루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많은 사람이 남보다 더 이른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아침에 현관문을 열었을 때 도착해 있는 아침 신문을 배달하는 신문배달원이 그렇고, 우유 주머니에 들어있는 신선한 아침 우유가 그렇다. 그 이외에도 정말 많은 사람이 남들이 눈을 붙이는 새벽부터 일하고 있다.
그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아침에 신문을 읽으며 우유를 마실 수 있는 거다. 그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가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거리로 나갔을 때 거리가 청소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거다. 그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지하철 혹은 버스틀 타고 출근을 할 수 있고, 그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아는 사람과 만나 '안녕'이라는 인사를 하며 웃을 수 있는 거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을 우리가 모두 인정하고, '당신은 최고입니다.'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우지는 않는다. 어떤 때에는 배우지 못한 한 대학생이 "이런 일을 하면서 감히 누구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라며 청소부 아주머니를 막 대하는 모습이 뉴스를 타기도 했고, 지나가다 먼지가 내게 왔다며 청소부 아저씨께 험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 모든 시민이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나라라는 기업을 운영해야 하는 정치가 중에는 그런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이익과 힘을 만들어 준 건 잔인할 정도로 힘없는 그런 약한 사람을 혹사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험한 일을 하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그저 돈으로 산 노예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렇게 사는 거다.
ⓒKBS2 인간의 조건
얼마 전에 내가 토요일마다 밤에 자지 않고 눈이 떠 있으면 '가끔' 챙겨보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르바이트로만 살기'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출연진이 아르바이트로만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월(月) 단위가 아니라 일(日) 단위로 일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직을 찾아 헤매며 고된 일을 하는 출연진의 모습은 TV 앞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간의 조건》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웃기기 위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적인 어떤 의미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이번 《인간의 조건》 '아르바이트' 편에서 볼 수 있었던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일용직으로 일한다는 건 그 고충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을 거다. 나도 그런 경험이 없어서 정말 고생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 고생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에서 보여준 아르바이트이자 시간제 일자리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고생은 하지만, 정말 그들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인간의 조건》은 멤버들이 직접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며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 모습에 그치지 않고…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무시하는 그 사람들이 정말 굵은 땀을 흘리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거다. 김신영이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말했던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회를 들여다본 것 같아요."라는 말처럼 말이다.
남들이 조금 무시할 수도 있고, 남들이 좋지 않게 볼 수도 있고, 남들이 피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모두가 제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기에 우리나라는 힘든 경제난 속에서도 잘 돌아갈 수가 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르는 많은 사람이, 특히 '그런 것에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득권이 그런 사람이 살 길을 막아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못해 욕이 입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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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2015년 최저임금이 최종결정이 되었는데, 그 최저임금은 겨우 5,580원에 불과했다. 올해보다 더 올라간 가격 선에서 책정된 건 다행이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사람이 좀 더 숨 쉬면서 사는 데에는 부족한 임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생산 능력이 비해 최저임금 수준은 너무 낮다. 좀 더 올라갈 필요가 있지만, 상향 곡선을 그리는 데에 항상 큰 마찰이 뒤따른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저임금 계층이 가장 많고, 임금 불평등(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 격차)은 멕시코 다음으로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가 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고용률 70% 정책의 핵심인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를 늘리려고만 하지, 그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어느 수준의 최저임금을 받으며 생활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매번 생색내기 개선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인간의 조건》멤버처럼 1주일 동안 최저임금으로만 살기를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이 정말 하루에 최저임금만을 받으면서 일을 한다면,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제약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가만히 있어도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보다 수십, 아니, 수천 배나 더 많은 돈을 받는 그들이 어찌 그 고충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조건》에서 본 아르바이트로만 사는 이야기는 그렇게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멤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흘리는 굵은 땀방울은, 정말 열심히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멋진 모습이었다. 정말 손뼉을 쳐주고 싶은 꿈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무시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손가락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분명히 그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되어 언젠가 가슴 속에 있는 꿈을 실현할 수 있기를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일을 평생 직업으로 일할 사람들이 앞으로 웃을 수 있는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이 있기에 좀 더 힘내서 앞으로 갈 수 있으니까. 모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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