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e7,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문화/독서와 기록
- 2014. 1. 16. 07:30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지식e 시리즈 일곱번째
영화 변호인이 1,0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영화가 많은 사람 속에서 화제가 되면서 영화 속의 명대사도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인으로 법정에서 실제로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긴 송 변호인의 대사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알리하고 포먼하고 권투시합을 하는데 김일성이 알리 편을 들었을 때 피고인도 알리 편을 들었다면 그것도 이적 행위냐?", "대한민국 헌법 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두 대사는 나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차가운 가슴을 뜨겁게 해준 대사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민들이 정부를 향해 외치고 싶은 말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정부는 자신들의 성향아 반대되는 사람들을 가리켜 국보법 위반 내란죄로 처벌하려고 하고, 반값 등록금 시위를 했던 대학생들을 상대로 국보법을 들먹이며 협박을 하기도 했고, 민영화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향해 '종북 빨갱이'라고 소리치고 있다. 지금 이 대한민국을 가리켜 정말 2014년에 OECD 국가 중 한 국가인 민주주의가 중심인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언론에서는 왜곡된 진실을 진실인 마냥 보도하고, 박근혜 정부 인사들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를 두둔하며 '국정 교과서' 제도까지 들먹이고 있다. 이런 정부 인사들의 태도를 보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본 극우와 긴밀한 협조를 하는 것이 아니냐? 여기가 일본인지, 대한민국인지 모르겠다.' 혹은 심지어 '여기가 북한인지 남한인지 모르겠다'고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독립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의 역사에 똥칠하는 정부 인사들의 그런 태도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실격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이런 일은 절대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나라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많이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뒷걸음질이 더 빨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언론에서는 이를 미화하여 제대로 된 진실조차 보도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해외 언론에서 우리나라의 행보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국가가 제대로 망신살을 뻗치고 있다. 참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다.
나는 이 가짜 진실이 넘쳐나는 우리 사회에서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가 스스로 진실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객관적으로 진실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역사e》 시리즈와 《지식e》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들을 통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건 정말 알아야 하는 지식이지만, 교과서와 학교와 세상이 가르쳐주지 않는 지식이다. 이번에 읽었던 《지식e7》에서는 지금 우리가 꼭 읽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몇 가지를 읽어볼 수 있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하고자 한다.
지식e7, ⓒ노지
팟캐스트가 '정치적'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건 <나는 꼼수다>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출연하는 정치 토크쇼 <나는 꼼수다>는 2011년 4월 28일, 처음으로 방송을 업로드한 이래 6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전 세계 팟캐스트 1위를 차지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전후로 핵심전인 의제를 제기하는 주요 미디어로 부상했으며, "시정잡배들의 수다" "반 이명박 전선의 절대화" 같은 비판 속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의혹 등을 가장 먼저 제기하며 현실적 영향력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자유로운 개인 미디어라는 점에서 아마추어 무선국을 닮았으나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파 라디오의 성격을 띠기도 하는 팟캐스트에 대해 2011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뉴미디어 정보심의팀을 신설하고 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전담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는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정보'대상으로 하며, <나는 꼼수다>는 상시 게재되는 콘텐츠로 유통되는 정보기 때문에 심의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정부는 지난주 SNS에서 법률 위반 사례가 증가한다는 발표를 한 뒤 개인정보유출 방지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뉴미디어 정보심의팀'을 7일부터 가동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검열을 시작한다"며 "한국 헌법은 언론 자유를 보장함에도 실제로는 안보 등을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p68)
영리병원 찬성론자들은 병원이 돈벌이 수단이 된 지 이미 오래인데 조금 더 속물적으로 군다한들 어떠냐고 반문한다. 2011년 현직 의사 송윤희의 다큐멘터리 <하얀 정글>은 환자를 치료와 대상의 아닌 영리의 수단으로 대하는 한국의 병원 실태를 내부 고발하여 화제가 되었다. 영리병원이 경제특구, 특별자치구 같은 제한된 지역에서만 운영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미미할 거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영리병원이 의료비를 상승시키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응급실 같은 돈벌이가 되지 않는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거라며 일명 '뱀파이어 효과'에 주목한다. '질 좋은 의료 서비스'라는 본질이 전도되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영리병원의 높은 비용이 주변에도 영향을 미쳐 다른 병원들의 의료비를 덩달아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주대 의과대학 박형근 교수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좋은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경쟁력 있는 의사를 영입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병원 산업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이 오른다"고 지적했다.
한 남자가 손가락 두 개가 잘린 채 병원에 찾아온다. 봉합비용은 보험이 적용되는 손가락은 1만 2,000달러,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손가락은 6만 달러다. 돈이 없는 남자는 결국 손가락 하나만 봉합하기로 경정한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식코>의 유명한 에피소드다. '도시 괴담' 정도로 치부했던 <식코>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지 모른다. (p151)
위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책에서 읽어볼 수 있었던 언론 자유 제한과 의료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이 글을 읽는 독자도 알고 있겠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우리나라는 '부분적 언론자유국'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다. 그리고 지금도 언론에 대한 자유는 여전히 제한되어 있으며, 올해 초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신년인사회에서도 사전 질문을 통해 순서를 정해놓은 것에 대해 의심이 되고 있다. 어찌 이런 나라를 민주주의 헌법에 의해 모두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불성설이다.
또한, 의료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사탕발림으로 아무리 예쁘게 포장하려고 하지만 민영화는 민영화다. 이건 절대 실현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번에 철도 노조 파업을 지지하며 많은 사람이 의료 민영화를 반대한 이유도 그 고통이 우리 시민들에게 돌아오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민영화를 지지하는 사람 중에 상류층이 아닌 사람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점점 비싸지는 그 서비스를 도대체 어떻게 감수하려고 하는가. 명백히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으로 보지 못한 채, 색깔론에 눈멀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바로 알 필요가 있다.
지식e7, ⓒ노지
2010년 등록금 대출을 받은 후 이를 갚지 못한 연체자는 7만 명, 신용 불량자는 2만 5,000명으로 집계되었다. 2006년 670명에서 38배 늘어난 수치다. 휴학생의 52%가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휴학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위험도가 상당히 소위 '지옥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7월 4일, 경기도 일산의 이마트 탄현점에서 냉동기계를 점검하던 중 노동자 네 명이 질식해 사망했다. 이 가운데에는 서울시립대 학생 황승원 군도 포함되어 있었다.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에 입대한 황승원 군은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대하자마자 곧장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터였다.
취업난이나 등록금 문제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학생은 해마다 200~300명으로 집계되었다. 2011년 2월, 강릉에서 자살한 대학생은 학자금 대출 서류와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즉석복권 두 장을 유서 대신 남겼다. (p208)
2011년 봄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시위가 본격화되었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관으로 광화문, 청계천 등지에서 몇 개월간, 산발적으로 열린 반값등록금 시위는 김제동, 김여진, 권해효, 문성근 등이 공식적인 지지를 표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2011년 5월 29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정부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기습시위를 벌인 혐의로 대학생 73명을 강제 연행했다. 7월에는 등록금 시위에 참여한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를 검찰과 국정원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수사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반값등록금은 없다"고 확언한 가운데 7월 21일 한나라당은 하위 50%에 한해서 평균 B학점 이상의 학생들에게 소득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지급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모든 학생에게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보편적 복지'에서 소득과 등급에 따라 지원 대상을 구별하는 '선별적 복지'로 한걸음 후퇴한 것이다. 2011년 6월 20일 전국등록금네트워크는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여 반값등록금을 실현할 경우 연간 7조 원의 재원이 소요된다"면서 "부자감세에 90조 원, 4대강 사업에 23조 원을 쓸 예산은 있어도 등록금에 예산은 못 내놓겠다는 것이냐"며 정부의 박약한 의지를 비난했다. (p212)
이번 대선에서도 어느 정당이나 후보나 사용되었던 공약 중 하나가 '반값등록금 공약'이다. 박원순이 서울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서울시립대는 바로 반값등록금이 실현되어 대학생들이 등록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건 대학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반값은커녕 3-7% 등록금을 인하했다고 생색내며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리면서 조삼모사의 전형적인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도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감감무소식이다. 반값등록금을 해주지도 않을, 민생 정책을 펴지도 않은 정당과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을 향해 멍청하기 그지없다는 말이 저절로 입 밖으로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와 비슷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만들어 놓았던 부자 증세를 폐지하면서 친부자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나라를 말아먹으면서 서민들의 경제를 파탄 내고 있다는 소리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더는 구매할 능력을 갖춘 수요층이 없음에도 부동산값 떠받치기를 계속하며 시민들을 빚쟁이로 몰아가고 있다. 이 부동산 거품이 빠졌을 때 우리나라가 맞이할 위기는 대단히 위험하다. 한 치 앞도 볼 수 있는 이 시점에서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그리고 이 친부자 정책은 단순히 경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오로지 결과를 중시하는 그 환경 속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건 현대의 노비라고 말할 수 있는 서민층이고,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자살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도 해당한다. 지나친 경쟁주의와 성적 지상주의에 세상을 등지는 것 이외에 어떤 선택지도 선택할 수 없는 청춘들이 너무 안타깝다. 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어찌할 것인가.
2012년 1월, '왕따 폭력'에 시달리던 대구의 한 중학생이 자살했다. 전주지방교육청은 '학교폭력, 우리가 말한다'라는 주제의 고등학생 대상 토론회를 재빠르게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완산고등학교 서해완 군은 '학교폭력 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치열한 입시 경쟁교육, 경쟁우선주의"라면서 "헙력을 통해 배우는 성취감과 자존감을 경험하지 못하는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레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게 된다"고 진잔햇다. 전라고등학교 이호찬 군도 "1등부터 꼴등까지 서열을 나누고 강자와 약자가 있는 학교 현실이 학생 간 폭력을 부른다"고 강조했다. (p298)
지식e7, ⓒ노지
그 이외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잘못된 정책이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 유독 한 가지를 더 손에 꼽자면, 바로 원전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역사적으로 역행하고 있고, 시대적으로도 역행하며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설립 계획을 중단하는 나라가 대부분인데, 오직 우리나라만이 유독 원전을 아직도 고집하며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처럼 우리나라도 한 번 원전이 터져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지금도 원전은 불법 비리 납품과 함께 여러 문제가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말이다.
과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은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완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있던 전력회사가 원전 2기를 취소했으며 새로운 건설허가 신청도 없는 상태다. 이탈리아와 스위스도 원전 운영 중단을 논의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원전의 안정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하기로 했다. 태국은 일본이 건설하기로 한 원전 5기에 대해 사어 재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원전 21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은 2022년까지 국내에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12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202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p352)
지금도 여전히 무능한 정부가 사탕발림으로 시민을 유혹하며 바보로 만들고 있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 앞에서는 사탕을 들고 '우쭈쭈' 하면서 뒤에서는 칼을 갈면서 목숨을 가져가려고 하는 강도와 다름없다. 우리는 이 이상으로 우리 국민의 권리를 일부 소수 기득권을 대변하는 무능한 정치인들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기억하자.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하는 법이다.
부패하지 않는 정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정부, 환경이 현재와 미래의 세대에게 주는 혜택임을 이해하는 정부가 없다면 우리의 운동은 소용이 없다. (왕가리 마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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