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를 통해 본 씁쓸한 한국 청소년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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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청소년 자살률 1위, 청소년 행복율 뒤에서 1위인 한국의 현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인 20대로 삶을 살고 있지만, 가끔 청소년 시기를 무의식적으로 돌이켜보면 '그렇게 학교가 싫을 수가 없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단순히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는 학교가 싫었던 것도 있지만, 학교 안팎으로 가해지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가정불화와 겹쳐 청소년기에 받았던 스트레스는 아득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아마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 많은 청소년 중에서도 적지 않은 청소년이 학업 스트레스, 가정불화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지 않을까.


 지난주 MBC에서 방송한 《아빠! 어디가?》에서는 뉴질랜드로 여행을 간 아빠와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뉴질랜드 홈스테이를 경험하면서 뉴질랜드 아이와 가족들을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과 아빠 모두 처음에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서먹서먹했지만, 곧 조금씩 함께 놀기 시작하면서 금방 친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 이외에도 TV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아빠! 어디가?》의 여러 장면은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MBC 아빠! 어디가?


 그런데 마냥 TV를 통해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즐겁게만 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뉴질랜드 아이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상당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아빠! 어디가?》 뉴질랜드 편을 통해서 영어캠프를 계획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학부모들에게 작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뉴질랜드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보며 학부모들은 '저기 가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면서 영어도 함께 배울 수 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뉴질랜드 영어캠프를 한 번 알아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그 모든 일이 아이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걸까. 아이의 기분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아이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오로지 학부모가 '이건 내 아이에게 분명히 좋은 일이야. 그러니 아이도 좋아할 거야.'라는 독단적인 생각에서 나온 고민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청소년들의 행복율이 꼴찌에 해당한다. 더욱이 OECD 국가 중에서 청소년들의 자살률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이 통계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얼마나 힘든 환경에 놓여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못지않게 학업에 대한 열기가 상당히 높은 일본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지는 이 행복지수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그만큼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OECD 공식 발표 자료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학업 수준은 세계에서 TOP 수준이지만, 그 이외에는 모든 것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사실은 우리나라는 공부를 제일 재미없는 방식으로 오랫동안하고,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오로지 수능 한 개만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학부모가 무의식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가하는 압박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남들이 모두 다 하니까'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매섭게 아이를 채찍질만 하고 있다. 더욱이 그 채찍질은 보이는 폭력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보이지 않는 폭력이기 때문에 학부모는 자신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하고, 아이는 그것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 끙끙 앓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순환고리가 이렇게 만들어지면서 극단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아이를 몰고 가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때에는 정말 많은 것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공부도 재미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학교에 다니면서 배우는 건 오로지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수업, 대학교와 취업할 때 요긴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스펙을 쌓기 위한 수업이다. 어찌 이런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을 감히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교육 방식을 놓고 싸우는 부모님들, 다른 아이의 성적과 비교하며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사람들. 그 모두가 지금의 많은 청소년이 방황하고, 슬퍼하는 문제를 만든 사람들이다. 아이는 내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한 도구도 아니고, 아이는 돈을 벌거나 성공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도 아니다. 아이는 존중해줘야 하는, 배려해줘야 하는 그런 존재다. 학교가 아이를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학교 순위를 올리는 데에 이용한다면… 그건 이미 학교로서 기능을 상실한 학교다. 부모나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많은 청소년이 보이지 않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들은 언제까지 외면하며 '이게 맞다.'고 고집을 피울 것인가. 


 그래도 희망은 있다. 왜냐하면, 요즘 뜨고 있는 스칸디맘과 스칸디대디는 이런 문제를 직시하며 자신의 아이는 행복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금 당장 모든 교육 환경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천천히 그들이 보여주는 진짜 교육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즐거워야 하는 그 시기에 가장 비참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다시 즐겁게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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