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철인 이준하, 마음의 장애를 넘어서라
- 문화/문화와 방송
- 2012. 12. 30. 07:30
의족 철인 이준하의 강연100℃, "마음의 장애를 넘어서라"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는 우리의 길을 막는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 장애물이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장애물일 수도 있고, 눈에는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장애물일 수도 있다. 현대인들은 '돈이 없는 것'을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고,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 가장 중요한 장애라고 생각한다. '돈만 있으면, 내가 이런 식으로 살지 않을 텐데…', '돈만 있으면 하루하루가 행복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많은 사람이 정말 문제는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삶에 의미와 활기가 없는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그 욕구를 생기게 하는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와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장애는 신체 일부가 없어야만 장애가 아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와 비전이 없는 것도 장애다. 신체 일부가 없더라도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삶을 아주 열정적으로,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세계에는 정말 많이 있다.
오늘, 나는 그러한 사람 중 한 명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의족으로 철인 경기를 하여 철인으로 인정받은 이준하 씨의 이야기이다. 이준하 씨의 강연 주제는 '마음의 장애를 넘어서라'인데, 그의 이야기를 통하여 누구나 마음의 장애를 마주 보고 넘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지금, 자신이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다면, 이준하 씨의 이야기를 통해 그 마음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의족 철인 이준하, ⓒ KBS1 강연100℃
이준하 씨는 평범한 농사꾼의 자녀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평범한 아이들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2학년 때에 교통사고를 당하여 그의 다리는 발 뒤꿈치와 아킬레스건이 모두 날아가는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었다. 다리를 고치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였으나 시일이 지날수록 그의 다리는 검게 변하면서 점점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고, 한밤중에 그의 아버지가 "세상 어디를 가도 네 다리를 고칠 수 없다고 한다. 수술이 늦어지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으니 오른쪽 다리 절단 수술을 받자"고 눈물을 흘리시면서 말씀하셨었다. 그렇게 그는 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4급 절단 장애인이 되었다.
그가 병원에서 두 달 동안 치료를 받고, 여섯 달 동안 의족을 차고 재활운동을 할 때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나가 학교에서 생활하게 되었을 때, 그는 '나는 장애인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교와 일상생활에서 자신 이외에는 모두가 정상인이었고, 자신은 100m도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장애인이었다. 그는 그 사실이 너무 부끄러워 학교에 다닐 때에는 하루 종일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종일 참았던 적도 있었다. 그의 꿈은 원래 공군사관생도였으나 다리의 장애로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전문대를 졸업하여 직장에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10년 동안 정말 무기력한 삶을 살기 시작했었다. 당시 그의 월급은 90만 원으로 그렇게 많은 월급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에게 그 정도의 월급은 적지도, 많지도 않은 월급이었다. 무기력하게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도 없었고, 이루고 싶은 꿈도 없이 그저 그렇게 인생을 살았다. 그래서 그에게 돈의 가치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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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철인 3종 경기를 하던 매형이 "나와 철인 경기를 하자"는 권유를 그에게 하였었다. 그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싫어 매형과 거리를 뒀고, 반항도 심하게 했었다. 하지만 그의 매형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그에게 철인을 권유하면서 "너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매형의 "구경만 해라"는 말을 듣고 철인 3종 경기를 구경하러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철인들이 펼치는 경기의 모습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며 그의 가슴 속에서는 큰 술렁거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수백 명의 선수가 수백 명의 슈퍼맨으로 보였고, '너무 멋지다'는 감탄과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열망이 그의 가슴속에서 불타기 시작했다. 무기력하기만 했던 그의 삶에 대한 계획이 생기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그는 철인 3종 경기 연습을 통해 부끄러움을 조금씩 이겨내기 시작했고, 정말 열심히 준비하여 2006년 5월에 첫 데뷔전을 치렀다. 그렇게 시작한 철인 3종 경기에서 잘하지는 못했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철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3시간 30분 안으로 들어와야 했었지만, 그가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는 4시간 20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였다. 1시간가량 빈 경기장을 홀로 뛰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승점에서는 많은 선수가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그를 응원해줬었다. 결승점을 통과할 때 그는 벅찬 감동과 함께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이 겹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2년간 열심히 해 그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 '무기력하기만 했던 삶이 마음을 돌리고 나니 세상이 밝아지기 시작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철인 3종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 성장하였지만, 가장 큰 배움 중 하나는 바로 '패배감'이었다. 평소 그는 자신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경기를 하면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러나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강해지려는 마음을 먹자 놀랍게 실력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4년 동안 사이클 대회에서 4연패를 하고 있고, 한국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작년에는 장애인 철인 한국 대표로 세계 대회에도 출전하였었다. 지금, 그는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당한 신체를 가진 한 명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의족 철인 이준하, ⓒ KBS1 강연100℃
이준하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한 명의 장애인이 열심히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에 절망하고, 삶에 무기력했던 한 명의 사람이, 하나의 계기를 통해 지금은 너무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삶을 전하는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내가 해봤자 뭐가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삶을 무기력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에게 이준하 씨의 이야기는 자신도 바뀔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준하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며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장애라는 것이 저처럼 선을 그어놓은 장애도 있겠지만, 해결되지 않거나 고민하는 것도 장애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비판하거나 스스로를 못나게 만드는 장애를…
10년라는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 알게 된 저처럼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굳이 운동을 통하지 않아도, 어떤 분야에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분야에서 철인이 되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하시든, 저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여러 어른으로부터 "넌 안 돼!", "공부도 못하는 놈이 뭘 한다는 말이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지나치게 약소 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자신이 사는 삶에 활기가 없고, 사는 이유도 모르겠고, 그저 모든 것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신이 스스로 정한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난 안 돼."라는….
변화는 빠르게 시작하여 빠르게 결과를 이뤄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빨리 깨닫는 것은 좋겠지만, 성급하게 자신을 바꾸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자신을 망칠 수 있다. 자신을 바꿔나가는 것은 천천히 해도 괜찮다. 그 속에서 자신이 찾은 확고한 비전이 있다면, 무기력했던 삶은 반짝이는 삶으로 바뀔 수 있으니까. 이준하 씨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마음에 장애를 만든 사람들이 그 마음의 장애를 넘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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