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8. 9. 13. 07:30
10년 전의 나는 10년 후의 나에게 어떤 편지를 썼을까?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10년 후의 내 모습, 혹은 2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보라는 과제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 나는 도저히 10년 후의 내 모습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중학교 시절에 다시 받은 그 과제에서 나는 20년 후의 내 모습을 묘지 하나로 그려서 제출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던 중학교 초기 시절에 나는 20년 후의 내 모습을 다른 의미로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 살아있을 확신도 없었고, 살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다. 만약 그 전에 내가 불치병에 걸려서 죽는다면 “얏호!”라고 소리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죽을 자신도 있었다. 옛날의 나는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다고 여길 수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