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8. 2. 12. 08:00
숨 가쁘게 사는 오늘, 문득 누군가가 떠오르는 책을 소개합니다. 한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는 이 질문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질문인지 알면서도 꼭 한 번 우리가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 비행기를 타고 낯선 나라에서 스쳐 지나가듯 만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내가 일본 기타큐슈에 갈 때는 검은색 롱코트를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하고, ‘KOREA’라는 이름이 붙은 가방을 든 한 그룹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사람들은 모두 ‘그녀’로 지칭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선두 그룹은 놀랄 정도로 키가 컸다. 겉모습만 보고 운동하는 사람들이라고 지레짐작해..
일상/일상 다반사 노지 2018. 1. 10. 10:33
김해에 흰 눈이 내려와, 지금껏 보지 못한 아침부터 갑작스레 내리는 눈 내가 사는 '김해'라는 도시는 눈 구경을 하기 어려운 도시 중 하나다. 부산과 맞닿아 있어 연중 기온이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고, 눈이 내리더라도 새벽에 내리기 시작해 아침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에 내린 첫눈은 아침부터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눈이었다. 블로그에 올린 김해 눈 사진을 검색해보니 2011년에 폭설이 내린 이후 거짓 6년 만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 같다. 덕분에 오늘 학교에서 있을 예정이던 일본 인턴 OT에 참가할 수 없다는 연락을 했는데, 부산에도 많은 눈이 내려 OT는 다음 주로 연기를 하기로 했다. 우스운 일은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눈이 빠른 속도로 녹기 시작해 일상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는..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10. 24. 07:30
엄마와 배낭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솔직하고 담백한 여행 에세이 여행이라는 단어는 항상 일상에 쫓기는 사람들에게 꿈만 같은 단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느긋이 흘러가는 시간을 보내는 일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기분이다. 지금 당장 가방을 메고 어디에 떠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들 대다수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늘 간접 경험을 찾는다. 방송으로 보는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연예인들의 일정을 통해 ‘와, 저런 환상적인 곳도 있구나. 정말 사람은 살면서 저런 곳에 한 번은 가봐야 해.’라며 들뜨기도 하고, 자유 여행을 떠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통해서 ‘다음에 저 나라에 가면 저 음식은 꼭 먹고 싶다’라며 셀 수 없이 다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여행이라는 단어는 무척 낯설다. 어떤 사람은 정..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1. 6. 07:30
2017년 정유년 새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에세이 2017년 정유년이 새롭게 시작했지만, 우리의 삶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이 일어나서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하면 다시 잠자리에 든다. 때때로 친구와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쓸데없는 이야기로 수다를 떨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우리는 작년과 똑같이 지낸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내가 달라지지 않고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길 바라고, 노력하지 않고도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마치 자신은 엄청 노력하고 있는데,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착각에 빠져 새해에는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공자의 논어를 읽어보면,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3. 22. 07:30
고수리 작가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에세이,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구나 특별해지고 싶어 한다. 한 사람의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사랑을 하고, 주변에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원한다. 특별함은 우리가 인생에서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우리가 지금 살아가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모두 각자 특별한 인생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 사회는 자신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특별함을 찾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좋은 시험 성적이 없으면 '못난 아이'로 취급받고,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면 '실패자'로 취급받기 때문에 우리는 늘 특별함에 목말라 있다. 우리는 언제나 평범한 수준에 그치고, 특별하다고 말할 수 없는 흘러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