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5. 3. 07:30
우리는 온전히 혼자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대학에 복학하고 나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친구 한 명도 사귈 수가 없었다. 5년 만에 돌아온 대학은 캠퍼스 건물까지 이전하면서 모르는 것뿐이었고, 얼마 전에 친 대학 중간고사는 정작 5년 만에 맞이한 시험이었다. 모든 게 낯선 그곳에서 나는 항상 그랬듯이 혼자였다. 어머니는 종종 "그럼, 대학에서 말도 안 하고 지내느냐?"라고 물어보시는데, 나는 그때마다 "말할 필요가 없어. 말할 상대도 없고. 교수님과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말 안 하고 지내지."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시며 그래서 여자친구는 사귈 수 있겠냐고 나무라시지만, 나는 딱히 관심이 없다. 애초에 불필요하게 사람과 얽히는 일을 싫어하는 나는 온전히..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4. 7. 07:30
사장의 길을 걷는 것은 점점 거칠고, 외롭고, 단단해지는 일이다. 우리는 책임 지는 리더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사장님 소리를 듣는 직업을 가지고 싶어 한다. 매번 아래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보다 자신이 주인이 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어 한다. 우리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갖은 대우를 받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이유가 이렇지 않을까? 사장의 길을 걷는 건 대단히 부러운 일 같다. 한가하게 골프를 치고, 어디를 가더라도 좋은 차와 좋은 옷을 입고 다니고, 먹고 사는 일에 있어 걱정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아마 '사장'이라는 직업을 부러워하는 사람의 사장 기준은 연 소득 50억 이상을 버는 중기업 이상의 사장이 아닐까 싶다. 똑같이 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어도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5. 29. 07:30
고독의 힘, 나는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살면서 한 번도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거짓말일 것이다. 아무리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때때로 조절하지 못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 속에서 괴로워하다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바보 같은 짓을 벌여본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내가 그랬었다. 나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 나오는 소음을 들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싫어한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앉아 있을 때도 주변의 소음이 무척 싫었고, 도서관에서 들리는 소음도 싫었고, 길거리를 걸으면서 듣는 소음도 싫었고, 지하철에서 사람들 사이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도 싫었다. 그래서 나는 종종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아무도 없는 나만의 방에 들어가서 몇 시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