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8. 1. 07:30
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은 대세 세계사로 세계 역사 여행을 떠나보자 나는 어릴 때부터 역사 공부를 좋아했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쉬웠던 과목이기도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시대와 나라에서 벌어진 일을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나라의 이야기를 접하는 즐거움이 역사 공부에도 영향을 미쳐 지루함을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절대 그 과정 자체가 가벼웠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역사 교과서와 참고서 내용을 달달 암기하여 빈칸 채우기 시험을 치르며 악착같이 공부하기도 했다. 학원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면 오답 노트를 작성해야 했고, 학교에서는 시험 평균 점수가 떨어졌다. 역사 공부를 싫어할 만한 이유가 충분했음에도 내가 역사에 대한 흥미..
문화/문화와 방송 노지 2016. 5. 16. 07:30
설현과 지민의 역사 무지에 대한 비판, 정당하지만 안타까운 이유 한국 사회는 '무엇을 모른다=부끄러운 일'이라는 수식이 성립하는 사회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는 행동이 부끄러운 것인데도 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른다고 말하는 게 가장 부끄러운 일이고, 질문하는 일은 자신의 미숙한 모습을 보이는 행동이라 피한다. 질문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교육 현장은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이 워낙 널리 퍼져 있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게 되면 '너 이것도 공부 안 하고 뭐 했어?'이라는 핀잔을 듣고, 대학 특강 시간에는 '일찍 마칠 수 있는데, 뭐하는 거야!'이라며 때때로 욕까지 들을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엇을 모를 때 쉽게 손을 들어서 질문하지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5. 1. 13. 07:30
[도서 서평] 역사e3, "나라의 근본은 무릇 백성이다. (정도전)" 나는 어릴 때 국사 과목을 상당히 좋아했었다. 역사에 관심과 흥미가 있던 바람직한 학생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교과서를 달달 외우면 좋은 시험 성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치러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명백한 암기 과목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국사 과목은 바로 그 암기 과목을 대표하는 '암기만 하면 되는' 과목이었다. 이런 모습은 예나 요즘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과 평가 방식은 여전히 암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암기만 잘하면, 그 응용력이 없더라도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과목이 상당히 많다. 중학교 시절에 종종 100점을 받았던 사회 과목, 과학 과목, 도덕 과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