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20. 4. 1. 09:14
내가 처음 클래식 음악을 접했던 건 솔직히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흐릿한 기억을 따라가 보면 중학교 시절에 수행평가로 클래식 공연을 들은 이후 감상평을 써내는 일이 있었고, 그때 지역 문화 회관에서 열리는 작은 클래식 공연을 들었던 때가 처음 클래식 음악을 만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클래식 음악은 나와 접점이 없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따분한 음악을 듣는 것보다 문장이 나열되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것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책을 읽으면서 만난 다양한 이야기가 나를 낯선 클래식 음악 세계로 이끌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문학과 음악 두 가지 모두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치 시 같은 음악’ 혹은 ‘마치 음악 같은 글’이라는 감탄이 종종 나오기도 한다. 그 정도로 문학과 ..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1. 21. 07:30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만난 일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피아노 전공은 아니지만,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서 피아노와 마주한 지 벌써 2년 하고도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매일 같이 피아노 연습을 하려고 했지만, 대학 시험이다 뭐다해서 종종 피아노 연습을 빼먹은 적이 있었다. 레슨을 통해 잘못된 습관을 수정받더라도 쉽게 고쳐지지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피아노가 질리는 일은 결코 없었다. 가끔 추억과 이벤트 때문에 접속하는 게임 는 10분만 들어가 있으면 질리지만, 피아노는 3시간 같은 곡을 연습하더라도 질리지 않았다. 단지, 내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1시간 정도 연습을 하면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게 문제이지만…. 최근에 나는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을 연습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OST를 연주..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1. 20. 07:30
양과 강철의 숲, 책을 읽으면서 오감의 상상을 자극받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는 일은 단순히 글을 읽는 일을 뛰어넘을 때가 많습니다. 어떤 책은 들릴 리가 없는 음악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책은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는 풍경을 그리게 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지금 앉은 자리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상상을 하도록 하는 책이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종종 그런 책을 만나곤 합니다. 우리가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영화를 통해 쉽게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는 좀 더 쉽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은 눈과 귀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르가 아닙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사람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어야 비로소 상상을 자극하죠. 은 책을 읽다 보면 정말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5. 11. 10. 07:30
피아노 연습은 부단히 실패를 마주하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었다. 어릴 때 나는 음악을 싫어했다. 학교에서 치는 수행 평가에서는 언제나 최하점을 맞았고, 지필 고사도 흥미가 없어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자연히 점수가 따라주지 않고, 매번 수업 시간마다 비판을 받았기에 자연스럽게 나는 '음악'이란 장르 자체를 싫어하게 되었다. 하지만 유독 음악이라는 전체 장르 중에서 싫어하지 않고, 항상 좋아했던 장르가 바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다. 피아노 건반을 통해서 나오는 따뜻한 멜로디, 그리고 바이올린의 잔잔한 멜로디는 항상 '언젠가 직접 연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품도록 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동경은 했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언젠가 배우고 싶다.'는 실체를 가지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