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8. 6. 28. 07:30
, 작가 스미노 요루의 신작 소설 사람에게 새겨진 상처는 시간이 지나더라도 쉽게 아물지 않는다. 신체적 상처는 성형 수술을 통해서 감출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음에 입은 상처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상태로 계속 남아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는 없어진 게 아니다. 마음의 상처는 늘 우리와 함께 있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잘못된 방향으로 자신을 위로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강한 집착을 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데이트 폭력의 이유도 어쩌면 공부 하나만 강요하며 사랑을 주지 못한 탓인지도 모른다. 나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사실 마음이 아픈 사..
시사/학교와 교육 노지 2015. 1. 30. 07:30
부끄러움을 모를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라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시간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고, 어른들에게 성공을 강요 받으면서 오늘을 포기해야 내일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귀가 아플 정도로 듣고 있다. 해마다 청소년 자살률을 늘어만 가고, 입시 경쟁과 과도한 성적(결과) 집착 주의에 연연하는 어른에게 보이는 폭력과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끙끙 앓고 있다. 청소년은 다친 마음을 비행(非行)으로 보여주거나 눈물로 어른들에게 호소해보기도 하지만, 어른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내가 살 때는 그때보다 더 힘들었어.' 등의 말을 하면서 등을 토닥여 주기는커녕, 오..
시사/학교와 교육 노지 2014. 12. 2. 07:30
"이게 무슨 폭력이에요? 아니에요. 그냥 장난치면서 노는 거예요." 언론에 '한국 아이들은 놀 권리를 모른다.'이라는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놀 권리 그런 것도 있어?'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리고 이번 보도를 통해 한국의 아이들이 누리지 못하는 놀 권리를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문제집을 풀고, 영어 단어를 외워야만 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한국의 많은 어른은 아이들에게 '그 시절에는 공부를 해야 해!', '공부 안 하면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니?', '대학 안 나오면 아무것도 안 돼. 하고 싶은 것이 없어도 일단 대학은 가고 봐야 해.', '내가 너에게 투자한 돈이 얼마인지 아니?..
문화/문화와 방송 노지 2014. 11. 21. 07:30
, 노인정에도 '집단 따돌림'과 '막걸리 셔틀'이 있다. 얼마 전에 나는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드래그해서 내려보다 한 페이스북 친구가 공유한 기사에 눈이 우연히 갔다. 그 기사의 제목에는 '막걸리 셔틀 시키는 노인정 어르신, 왕따 문제 심각'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그 기사를 클릭해서 읽어보았다. 그리고 기사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음에도 충격적이었다. 그 기사는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 노인정의 문제를 보도한 것을 가지고 짧게 적은 기사였는데, 노인정에서 벌어지는 집단 따돌림은 거짓 학교에서 벌어지는 청소년의 집단 따돌림과 흡사했다. 노인들은 경제적 능력에 따라 서로 조금씩 차별하고, 외관으로 보기에 조금 초라해 보이면 무시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