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8. 9. 13. 07:30
10년 전의 나는 10년 후의 나에게 어떤 편지를 썼을까?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10년 후의 내 모습, 혹은 2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보라는 과제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 나는 도저히 10년 후의 내 모습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중학교 시절에 다시 받은 그 과제에서 나는 20년 후의 내 모습을 묘지 하나로 그려서 제출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던 중학교 초기 시절에 나는 20년 후의 내 모습을 다른 의미로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때까지 살아있을 확신도 없었고, 살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다. 만약 그 전에 내가 불치병에 걸려서 죽는다면 “얏호!”라고 소리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죽을 자신도 있었다. 옛날의 나는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다고 여길 수도 있..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6. 8. 07:30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 6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베테랑 작가의 이야기 오늘 하루도 우리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더라도 흘러가고 있다. 대학 시험 기간을 맞아 공부를 하지 않고 책을 읽어도 하루는 지나가고, 시험 기간을 맞아 공부를 하더라도 하루는 지나간다. 늘 그렇듯이 지나가 버릴 이 하루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즐겁고, 좀 더 유익하게 우리는 보낼 수 있을까? 우리는 내일이라는 시간이 항상 있다고 믿는다. 오늘 밤에 바닥에 이불을 깔고, 깊은 잠이 들고, 다시 눈을 뜨면 내일 아침 해를 맞이하며 당연한 일상이 온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심신 건강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그런 당연한 일상을 보낸다. 만약 우리에게 그 내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4. 28. 07:30
일본 독자가 읽고 싶은 책 1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그녀와 나는 벚꽃 휘날리는 4월에 만났다 이른 새벽 아침부터 봄비인지 여름비인지 알 수 없는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날, 아주 희한한 이름이 붙은 소설 한 권을 읽었다. 2016년 일본 서점 대상 2위의 작품이자 독서미터에서 조사한 결과 '일본 독자가 읽고 싶은 책' 분야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라는 소설이었다. 당초 대학 중간고사가 아니었다면 좀 더 이 작품을 일찍 읽었겠지만,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지금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험이 끝난 이후 다시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와 잘 나오지 못한 성적, 하고 싶은 글쓰기, 읽고 싶은 책을 마주하는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 는 책의 제목부터 묘한 흥미를 가지게..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6. 3. 24. 08:07
꽃날이 흩날리는 봄, 다시 읽고 싶은 그때 그 소설 춘분이 지났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로, 이날 이후 길이가 다시 길어지면서 겨울이 이제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날이다. 벌써 내가 사는 김해는 곳곳에 매화가 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본격적으로 4월이 되면 벚나무 아래에서 김밥을 먹는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다시 피는 꽃 때문일까? 4월은 커플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고, 사람이 감성적으로 변해가는 시기라고도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 이라는 작품도 봄이 오는 4월을 배경으로 하여 다시 피는 꽃처럼 만나고, 지는 청춘의 구슬픈 사랑을 담은 이야기다. 벚꽃색 같은 삶은 내가 다니는 대학 캠퍼스에도 곳곳에서 피어나지 않을까 싶다. 대학 캠퍼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