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 투표 기권한 국민의힘은 한국의 냄비 근성에 걸었다
- 시사/사회와 정치
- 2024. 12. 9. 09:05
우리에게 지난 토요일(7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결과 함께 혹시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의 제2계엄령 선언을 앞두고 불안에 떨어야 했던 토요일이었다. 분명히 현대사에 기록될 하나의 장면이 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경호 원내 대표의 지침에 따라 본회의장을 벗어나며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되었다.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세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기는 했지만 정족수를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언하면서 많은 시민을 불안과 충격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한국이 위기를 맞이하게 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의를 지지 않기로 정했다.
그리고 토요일(7일) 윤석열 대통령의 2분 동안 진행된 사과 발표에는 "비상 계엄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한 마디가 국민에 대한 사과였고, 나머지는 모두 '우리 당'으로 가리키는 국민의힘을 향한 사과와 함께 일종의 거래를 나타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단축 포함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윤석열은 고개를 숙이는 일 없이 아주 떳떳하게 임기 포함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윤석열과 한동훈은 어떤 내부 거래를 했는지 알 수 없으나 국민의힘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 듯하다.
덕분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부 소수 의원을 제외한 채 모두가 하나되어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무시하며 탄핵 투표에 불참을 해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투표가 있기 전에 김건희 특검에서 일탈표가 나왔던 것을 보았을 때 국민의힘 중책들은 일탈표가 나올 것을 배제할 수가 없어 누구도 참여 못하게 했던 것 같다.
JTBC <오대영 라이브>에서 오대영 앵커는 이번 탄핵안 불성립 모습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역사에 남을 두 장면입니다. 불법 계엄에 맞선 시민들은 추위 속에서도 국회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반면, 국회 안 여당 의원들은 특검 요구를 끝내 외면했고, 탄핵안 표결 땐 자리를 박차고 떠났습니다. 가득 찬 국민과 텅 빈 국민의힘. 2024년 12월 7일 오늘의 역사에 상반된 이 장면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위법한 비상 계엄이 선언되었을 때도 우리는 생중계를 통해서 군인들이 국회를 짓밟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불성립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다. 현대사에서 있어서는 안 될 헌법을 유린하고, 시민들을 무시하는 국민의힘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마 국민의힘은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냄비 근성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거부하면서 시간을 유예할 뿐만 아니라 시간을 끌면서 짧으면 한 달, 길면 세 달이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한국 사회의 냄비 근성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지 않았을까?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국회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특수 임무를 도맡아 하는 707부대의 김현태 특임단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하면서 그때 있었던 일과 명령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위법한 지시가 적확하게 있었으며, 수시로 명령을 받으면서 국회 진입에 최선을 다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사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 다행일 뿐만 아니라 비상계엄이 해제 선언이 된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당시에 계엄이 선언되더라도 국회 활동이 보장된다는 것을 몰랐고,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었다."라고 밝히며 머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모든 책임은 지휘관인 자신에게 있다며 윤석열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상부에서 지속해서 내려왔던 국회의원을 끌어내고, 150명이 모이지 않도록 하라는 그 지시는 이번 비상계엄이 얼마나 위법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과 그 중진들을 지키기 위해 탄핵안 투표에 불참하면서 한국의 역사를 퇴행길로 접어들게 했다. 대단한 정당이다.
한국의 위법한 비상 계엄에 대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쏟아지는 반응도 모두 한결 같이 충격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 한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와 외교에 있어서도 배제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그대로 집권하는 이상 나라는 더 어려워질 것이 뻔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군사 독재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윤석열을 옹호했던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세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마나 윤석열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탄핵을 추구하는 집회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던 시기에 광화문에서는 자칭 보수 집회라고 말하는 극우 세력이 탄핵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국민의힘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믿고 지금과 같은 일을 벌일 수 있었다. 한국 시민 사회는 항상 뜨겁게 타오를 때는 확 타올랐다가 일상이 반복되면 금방 흐지부지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냄비 근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위험한 도박을 했다.
과연 그 도박에서 국민의힘은 승리하게 될까? 아니면, 크리스마스를 맞아 선물을 주겠다고 선언한 민주당과 야권이 승리를 하게 될까? 우리는 지금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비록 먹고사는 일이 바빠서 정치에 신경 쓸 일이 없다고 해도 이번 사태만큼은 우리 시민 모두가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이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도육내려고 했던 그 세력들과 그 세력들에 찬동한 국민의힘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아야만 한다. 그것이 오늘날 민주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자 의무였다. 권리는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국민의힘과 그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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