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2는 심오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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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

 지난 금요일(13일)을 맞아서 영화 <베테랑2>가 정식으로 막을 올렸다. 영화 <베테랑>이 워낙 많은 호평을 받았던 터라 <베테랑2>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뜨거웠는데, 이상하게도 영화 <베테랑2>는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과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조금 나누어지는 듯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무척 재미있게 영화를 보았다.

 

 영화 <베테랑2>의 시작은 이 작품에서 개그 캐릭터 역할을 하는 장윤주가 강남 주부 도박단에 들어간 모습이다. 거기서 그녀가 주부 도박단 사업을 하는 포주를 잡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모습도 재밌었지만, 황정민이 포주를 잡기 위해서 여러 위험한 모험을 하는 모습은 진지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편하게 웃으며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사고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끌어들인 이후 영화 <베테랑2>의 메인 사건의 떡밥을 조금씩 뿌려나간다. 그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 지난 <베테랑>에서 황정민 일행에게 한 차례 체포가 되었던 정만식으로, 그는 다른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산 이후 출소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영화 베테랑

 그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대단한 범죄를 저지른 희대의 악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고, 현재 용산에 앉아서 대통령 노릇을 하는 영부인도 똑같은 인물이지만, 그가 주목을 받은 건 사이버레커들의 표적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베테랑2>에서 다루어진 사건은 사이버레커들에 의한 개인 신상 정보 털이와 함께 폭로,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대신 악으로 지목된 녀석들에게 사적인 복수를 가하는 '해치'라는 인물이었다. 법이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악인을 '해치'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 그가 저지른 범죄와 같은 형태로 사적인 복수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악인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일이다. 우스운 점은 그렇게 악인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악인'이 섞여 있다는 점인데, 그들은 자신이 행동이 그렇게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재미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베테랑2

 현재 한국에서는 유튜버 쯔양을 협박한 대표적인 사이버레커 구제역을 중심으로 여러 BJ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스스로를 가리켜 정의라고 말하면서도 누구보다도 탁하게 오염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남들을 기만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를 통해 돈을 버는 인간들은 절대 똑바로 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베테랑2>에서는 그 사이버레커를 기자 출신 BJ 캐릭터를 맡은 신승환이 아주 잘 소화했고, 어긋난 가치관을 지닌 새로운 캐릭터를 맡은 정해인이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 <베테랑2>를 이끌어 나간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이런 점이 <베테랑2>가 가진 매력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본다면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찌감치 범인을 특정해 놓고 그와 관련된 사건을 풀어나가는 건 나쁘지 않았지만, 영화 <베테랑2>에서 황정민이 개인적으로 겪는 그의 아들이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된 사건은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황정민을 더 자세히 묘사했다면 몰라도… 이 장면은 필요했었던 걸까?

 

ⓒ베테랑2

 영화 <베테랑2>를 보고 나서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도 나는 그 장면이 영화에서 가진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아들이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되어 제대로 된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아버지가 강력계 형사임에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10대 청소년들이 계속해서 황정민의 아들을 괴롭히는 일은 굉장히 모순적이었다.

 

 차라리 자신의 아들과 관련되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고, 자살 상담 센터에 전화해 고민할 정도로 아들을 과거만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괴롭히는 녀석들에게 사적인 복수를 하거나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그 장면은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렇게 되었다면 영화 <베테랑2>의 빌런으로 등장한 해치도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화 <베테랑2>에서는 그런 고찰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빌런 해치를 잡는 과정에서 황정민을 압박하는 요소 하나로 아들을 그렸기 때문에 아쉬웠다. 조금 더 정의로운 일과 정의롭지 못한 일에 대한 고찰을 담으면서 황정민이 형사로서 아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해치를 잡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그 점이 살짝 아쉽기는 해도 영화 <베테랑2>는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막 초조하게 가슴이 뛰는 그런 장면이 많이 없기는 했지만,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오는 추석을 맞아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혼자서 영화관을 찾아서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건 직접 영화 <베테랑2>를 볼 수 있도록 하자. 깊은 고찰이 없기에 어쩌면 한국 사람들이 더 좋아할 수 있는 영화가 <베테랑2>일지도 모른다. 음, 그렇기에는 좀 더 박진감이 넘쳐야 했는데…(웃음).

 

 
베테랑2
가족들도 못 챙기고 밤낮없이 범죄들과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  어느 날, 한 교수의 죽음이 이전에 발생했던 살인 사건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전국은 연쇄살인범으로 인해 떠들썩해진다. 이에 단서를 추적하며 수사를 시작한 형사들. 하지만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쇄살인범은 다음 살인 대상을 지목하는 예고편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또 한 번 전 국민을 흔들어 놓는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서도철의 눈에 든 정의감 넘치는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를 투입한다. 그리고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데...
평점
8.3 (2024.09.13 개봉)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정해인, 장윤주, 진경, 정만식, 신승환, 오달수, 오대환, 김시후, 안보현, 권해효, 변홍준, 조관우, 허준호, 김재화, 김가을, 박준면, 박경혜, 주보비, 신민재, 우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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