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일전 결승전 무산, 일본 이란에 2:1 역전패
- 문화/문화와 방송
- 2024. 2. 4. 09:23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나라는 세 나라가 있었다. 하나는 우리 한국이고, 하나는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이고, 하나는 중동의 강자 이란이다. 만약 한국이 조별 리그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한국은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 일본과 질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은 조별 리그 2위였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무려 3골이나 헌납하면서 일각에서 승부 조작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너지고 말았다. 비록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일기는 했어도 한국은 일본을 피한 이후 사우디와 호주를 꺾으면서 4강에 진출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같은 조였던 요르단과 리턴 매치의 결과만이 남았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조별리그 2위로 본선이 진출하기는 했지만,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옛날이야기라는 듯이 본선에서 승승장구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치러진 이란 전에서도 일본은 시종일관 이란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압박 속에서 일본은 선취점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후반전이 시작되고 10분 만에 모하마드 모헤비에게 실점을 하면서 동점이 되고 말았다. 다시 승기를 잡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공격을 하기 시작한 일본이었지만, 동점이 된 상황에서 이란이 보여주는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두 팀의 승부는 시합을 지켜보는 내내 흥미로운 장면이 여러 차례 펼쳐지면서 눈을 사로잡았다.
이 팽팽했던 승부의 추는 정규 시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장전으로 갈 듯한 분위기가 흐르면서 양 팀 진영에서는 연장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란은 "연장전은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는 듯이 후반전 추가 시간에 극적인 골이 나오게 된다. 그 골은 지난 한국과 호주 전의 추가 시간에 보았던 것과 같은 페널티킥 골이었다.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이란의 공격수를 막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던 일본의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려다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던 거다. 주어진 추가 시간 4분 중에서 2분에 일어난 이 끔찍한 일에 일본 선수와 팬들은 좌절했고, 이란 선수와 팬들은 승리를 확신한 듯 미소를 지었다. 이 극적인 패널티킥의 키커는 이란의 주장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패널티킥을 얻은 사람과 키커로 나선 사람이 달랐던 건데, 승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회이다 보니 가장 자신 있는 사람이 차는 것이 맞았다. 만약 일본 골키퍼가 선방을 날린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란의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크시는 차분하게 골을 넣으면서 시합의 스코어를 2:1로 뒤바꾸었다.
일본은 연장전을 대비해 준비하던 카드를 곧바로 사용하며 전원 공격 태세로 바꾸었고, 이란도 연장전을 대비해 준비하던 카드를 사용하며 전원 수비 태세로 바꾸었다. 누가 되더라도 딱 2분. 그 2분 안에 이 승부가 결정이 지어지기 때문에 누구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한국과 호주도 그랬지만, 일본과 이란도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었다.
그 치열했던 승부의 주인공은 이란이었다. 비록 남은 시간 동안 일본은 최선을 다해서 이란의 골문을 두드리고자 했지만, 이란의 철옹성 같은 수비 앞에 막히면서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번 아시안컵 본선에서 '멸망전'으로 불리기도 했던 우승 후보 이란과 일본의 격돌에서 일본이 이렇게 침몰하면서 한일전 결승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결승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랐었기 때문에 무척 아쉽다. 그래도 한국이 4강 전에서 만나는 요르단과의 승부 이후 만약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그 상대는 이란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정말 시합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승부의 추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합이 많아 힘들면서도 재미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의 결과에 아쉬워하면서도 이제 손흥민을 그냥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며 손흥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부디 아시아의 맹호는 한국이라는 것을 다음 4강 전과 결승전에서 한국이 증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4강 전은 오는 화요일 밤 12시(수요일 00시)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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