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맛집 거북이금고 흑돼지 등심 돈까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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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금고 가게 모습

 이번에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4회 부산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통칭 부일페를 관람하기 위해서 부산 해운대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고자 거북이금고를 찾았다. 처음부터 부산 해운대를 찾을 때 거북이금고를 찾을 계획이었던 건 아니었지만, 벡스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해운대 돈가스'를 검색해 보다 거북이금고를 발견했다.

 

 과거 '카츠헌터'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돈가스 맛집을 추천하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한 차례 소개했던 가게라 지도에 별 표시를 해두었는데, 이제야 그것을 떠올리고 나는 해운대 버스 터미널을 찾아야 하니 겸사겸사 거북이금고를 찾아 돈가스를 먹고자 했다. 돈가스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돈가스 맛집이라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거북이 금고 메뉴

 거북이금고 내부로 들어온다면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으로 꾸며진 가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늘날 MZ 세대가 말하는 '인스타그램 감성'에도 적합한 모습이라 사진을 찍기에 아주 좋았는데, 특히 해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바깥쪽 테이블에 앉으면 사진도 잘 나올 듯했다. 실제로 위에서 첨부한 사진만 보더라도 굉장히 빛이 좋았다.

 

 그리고 나는 SNS 채널에 민감한 젊은 손님들만 아니라 나이가 있으신 손님들도 적지 않게 테이블을 차지한 모습을 보면서 거북이금고가 찐 해운대 맛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거북이금고 메뉴의 가격을 본다면 연어 덮밥은 다소 가격이 있는 편이었는데, 돈가스는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등심 돈가스가 11,000원부터 출발하고 있었다.

 

 차돌박이 덮밥도 한 차례 먹어보고 싶었고, 등심과 안심 두 가지 돈가스를 모두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등심과 안심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민했다. 하지만 가격이 13,500원으로 다소 있는 편이었던 데다가 돈가스 맛집은 자고로 가장 기본이 되는 등심 돈가스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 등심 돈가스 하나만 주문했다.

 

거북이금고

 등심 돈가스를 주문하고 나서 가게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는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창가 좌석은 누가 보더라도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지 않을까 싶다. 위 사진 한 장이 해운대에 위치한 거북이금고가 어떤 분위기를 가진 가게인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레트로 감성의 선풍기 한 대가 창가에 있으니 분위기가 더 살아났다.

 

 그리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해당 좌석에서는 외국인 여성 손님 두 명과 한국인 손님 한 명이 앉았는데, 외국인 여성 손님이 너무 예뻐서 나는 순간적으로 넋을 놓고 말았다. 진짜 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혹은 이야기 속에서나 보았던 금발벽안의 완벽한 미녀가 눈앞에 있어 어쩔 줄 몰랐다. '말을 걸어보고 싶다….'라는 충동이 마구 치솟았다.

 

 내가 평소 외향적인 성격인 데다가 외모에 자신이 있는 인물이었다면 "Hi!"라면서 과감히 말을 걸었겠지만, 나는 그런 인물이 아니다 보니 좀처럼 말을 걸지 못해 전전긍긍 앓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나는 카카오톡으로 친구들에게 "맞은편이 너무 예쁜 사람이 앉았다. 가슴이 설레서 쳐다도 못 보겠다."라고 메시지를 보내며 들떠 있었다.

 

 혼자 들떠서 메시지를 주고받다 보니 내가 주문한 거북이금고의 등심 돈가스가 나왔다.

 

거북이금고 등심돈가스

 등심 돈가스를 처음 받았을 때는 "에? 이렇게 작아요?"라는 말이 무심코 나올 정도로 돈가스의 양이 너무 적어서 당황했다. 밥이랑 양배추 샐러드는 어느 돈가스 전문점이랑 같았지만, 돈가스 양이 솔직히 말해서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았을 때 너무 적었다. 진짜 순간적으로 메뉴를 하나 더 주문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돈가스보다 앞 테이블에 앉은 외국인 여성 손님에게 더 신경이 가 있다 보니 그냥 있는 그대로 먹기로 했다. 거북이금고의 등심 돈가스는 수제 소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우리가 돈가스 가게에서 맛볼 수 있는 소스와 맛이 달랐는데, 이 소스가 진짜 너무 맛있어서 소스랑 밥 한 공기를 그냥 비벼 먹어도 충분할 듯했다.

 

 거북이금고는 1인 1메뉴 주문 시 밥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밥을 더 받을 수 있는데, 천천히 돈가스를 먹으면서 밥을 먹다 보니 양이 또 크게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나는 이가 부정교합이 심해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잘 베어 먹지 못하는 편인데, 해당 돈가스는 고기가 조금 질긴 편이라 입으로 직접 돈가스를 베어 먹는 게 힘들었다.

 

거북이금고 등심 돈가스

 그래서 나는 한사코 칼로 잘라서 돈가스를 먹어야 했는데,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돈가스의 고기가 상당히 두툼하기 때문에 평소 두툼한 돈가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가스의 양은 사람마다 상대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한테 등심 돈가스는 양이 적은 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공기밥 하나 리필해서 남은 돈가스 소스랑 밥을 비벼 먹었으면 양이 딱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앞 테이블(맞은편 테이블이라고 해야 하나?)에 앉은 외국인 손님과 한국인 손님 테이블에 어떻게 말을 걸면 좋을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돈가스를 다 먹은 이후에도 양배추 샐러드를 조금씩 먹으면서 그 생각만 했다. (웃음)

 

 결국에는 말을 걸지 못했… 던 건 아니었고, 벡스코에서 일러스트 페어를 둘러본 이후 찾은 카페 위크에서 구매했던 약과 3개를 꺼내서 짧게 말을 걸면서 약과를 건네주는 데에 성공했다. 조금 더 길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나는 그런 숫기가 없어 긴장한 상태로 "너무 예쁘세요!"라는 말과 약과를 전하고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블로그 명함을 건네서 SNS 아이디라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당시 너무 긴장을 한 탓에 횡설수설을 길게 할 것 같아 그냥 가게를 나온 게 무척 아쉽다. 거북이금고에서 횡단보도 한 개를 지나친 이후 '아, 명함을 주러 다시 갈까? 말까?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10분이 넘게 주변을 서성이며 고민하다가 한숨을 내뱉으면서 터미널로 향했다.

 

거북이금고 등심돈가스

 이렇게 글로 쓴다면 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너무 어렵고 자신이 없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아, 진짜 완전 너무 이상형이었는데…! 그냥 카카오 지도에서 '해운대 돈가스'를 검색했다가 우연히 방문한 돈가스 맛집 거북이금고에서 맛있는 돈가스도 먹고, 잊을 수 없는 여름의 추억을 9월 마지막에 쌓았다고 생각한다.

 

 다소 정신이 없는 시간이었지만, 거북이금고에서 먹은 등심 돈가스는 확실히 맛있었고,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는 꼭 밥을 리필해서 돈가스 소스와 밥을 비벼 먹을 생각이다. 아, 이번에는 등심 돈가스를 먹었으니 다음에는 안심 돈가스를 먹는 게 좋을까? 아니면 차돌박이 덮밥? 벡스코는 자주 찾을 것 같으니 다음에 또 이곳을 이용하고 싶다.

 

 평소 해운대에서 분위기가 좋고 맛있는 돈가스 전문점을 찾는 사람에게 나는 제주 흑돼지 돈가스 전문점인 거북이금고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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